이토록 사소한_취향

by 김소연


어떤 색을 젤 좋아하냐는 나의 물음에 너는 주황이라고 답했어. 내가 좋아하는 색이 노랑이니까 너는 빨간색을 좋아하면 되겠다고 했지. 아니야. 아니야. 너는 방금 주황색을 좋아한다고 말했었잖아. 너는 피식 웃었지.


_주황색은 참 묘하지 않아? 빨간색이 많이 섞인 주황색도, 노란색이 많이 섞인 주황색도 모두 그냥 주황색이잖아. 무지개색 중에 두 가지 색 이름을 쓰는 건 주황색뿐이야. 참 기특하지. 다른 색을 품고도 여전히 제 이름을 간직하는 거. 그래서 난 주황색이 좋아. 섞여도 본연의 것을 잃지 않잖아. 검붉은 색이라든지 연노랑색이라든지 그런 것처럼 연하게 또 진하게 바꿀 때 다른 색을 섞지 않아도 되고. 주황색은 모두 주황색이야. 조금 진하고 싶을 땐 빨간색을, 연하게 바꾸고 싶을 땐 노란색을 더 넣어서 둘 중에 어떤 색이 더 돋보이더라도 색 이름이 바뀌지 않는 거야. 그렇게 상황에 맞게 잘 어울리는 더 예쁜 색이 되는 거지. 서로 섞이더라도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잘 어울리는 한쌍, 우리처럼 말이야.


난 정말 네가 어떤 색을 좋아하는지 궁금했던 게 아니야. 그저 일상적인 대화를 하려던 것뿐. 네게 어떤 말이라도 하려고, 너의 침묵이 너무 길었거든. 근데 넌 마치 오랫동안 내 질문에 답을 하려고 준비한 것 같았어. 내가 그걸 묻지 않았다면 꽤 서운했을 만큼 너의 눈이 반짝이는 걸 봤어. 그저 아주 잠깐 마음에 스치는 사소한 취향일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그래. 어쩌면 우리가 헤어져 그 빛이 바래도 우린 여전히 주황색일 거야. 그리고 당당히 서로의 무지개색 안에 자리하겠지. 그러면 점점 잊혀져도 괜찮을 거야. 내 안에 너의 빨강이 조금 흐려지더라도 우린 영원히 주황색으로 기억될 테니까.

keyword
화, 금 연재
이전 02화이토록 사소한_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