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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비 Feb 01. 2019

피니시-마무리의 아름다움

존 에이커프의 피니시를 읽고 주체적인 사유의 기록(8)

 이 글은 존 에이커프의 FINISH에 담긴 통찰과 나의 경험과 생각을 담았다. 이 글이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나 완벽주의가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사람에게 작은 영감이 되기를 바란다. 더 많은 사람이 완벽주의에서 벗어나 하고자 하는 일을 시도하며 주체적인 삶에 가까워지기를 바란다.


 이번 글은 이 시리즈의 마지막이다. 드디어 과정을 마무리하는 아름다움을 보일 때가 왔다. 사실 나는 끝까지 마무리 하는게 힘들다.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지고 의욕이 떨어진다. 다른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어느샌가 그것에 몰입하고 있는 나를 마주한다. 지금까지의 과정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내가 원하던 것과는 사뭇 다르고,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제한 조건 모두 야속하다. 이런 식으로 나는 자주 '내가 원하지 않던 결과물'을 마주한다. 힘든 과정들을 모두 거치고 결승선 앞에 서서 마지막 한 걸음을 남겨두고 망설인다.


끝에 관한 세 가지 두려움
앞으로 벌어질 일, 완벽하지 않은 결과, 앞으로 무엇을 하지

 존 에이커프는 피니시에서 '끝'에 관한 세 가지 두려움을 제시한다.

 첫 번째 두려움은 이후에 벌어질 일에 대한 두려움이다. 소설가 존 스타인벡의 '통조림 공장 골목'의 선박 건조 장인 헨리는 수년 동안 배가 완성되기 직전에 배를 부숴버리는 탓에 한 척의 배도 완성하지 못했다. 그의 한 친구는 헨리가 물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배를 완성하지 못한다고 한다. "헨리가 배는 좋아하지만 바다를 무서워하지..."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 헨리는 배를 완성한 후 배를 타고 물에 오르는 것이 두려웠다. 이와 같이 사람들은 마무리한 뒤에 일어날 일들을 상상하고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걱정하며 어려워한다.

 두 번째 두려움은 결과물이 완벽하지 않을까 봐 느끼는 두려움이다. 작가는 결말이 자신의 상상만큼 멋지지 않을까봐 해리포터를 7.9권까지 읽었다고 한다.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완벽함의 기준이 다르고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준들이 있다. 내가 아무런 실수 없이 완벽한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낸 결과물도 절대로 완벽하지 않다.

 세 번째 두려움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는 완전히 새로운 목표를 찾는 과정에 대한 두려움이다. 특히 목표 자체가 한 사람의 정체성이 되어버린 상황이라면 더욱 두려움을 느낀다. 이런 경우 목표가 달성되고 마무리 된다는 것은 정체성의 종결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는 시작하는 것에 비해 마무리를 맺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생각해보면 시작한 것을 마무리한 경험이 적다. 스스로 시작하고 정한 약속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포기한 경험이 목표를 달성한 경험보다 많아 내가 이런 경향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닐까? 결국 마무리한 경험이 쌓여야 마무리를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앞서 살펴본 사유와 생각들을 잘 적용하여 마무리하는 경험을 쌓아가는 것, 그 아름다움을 알게되는 것이 이제 남은 숙제는 아닐까? "끝까지 가기 전까지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당신은 절대 깨닫지 못할 것이다."라는 존 에이커프의 말 처럼 목표 달성은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지금까지의 글이 누군가의 목표 달성에 영감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


 피니시에 대한 글을 써내려가며 소감을 간단히 적어보자면, 사실 뒤로 갈수록 내가 하고 싶은 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누군가의 생각이 정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그 사람이 말하는 메시지를 내 생각을 담아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었다. 글을 쓰다보면 이 글의 주제와 다른 맥락처럼 보이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 또 다르고 새로운 이야기를 적어야 한다는 생각도 나를 어렵게 했다. 나만의 시선과 사유를 보여야한다. 너무 뻔하고 사람들에게 아무런 영감을 주지 못하는 글을 쓰고 있는건 아닐까?


 앞으로의 글은 이번처럼 시리즈로 책의 모든 내용을 다 적으려 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이야기해보고 싶은 부분을 짚어 내거나 요약해서 정리하고 내 생각을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작성할 것이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만 전달할 것이다. 이번에는 모든 내용을 모두 전달하겠다는 나의 목표에 갇혔다. 그러다보니 자꾸 같은 말을 다르게 하고 있는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또 적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른 이야기를 해야만 할 것 같았다. 근거를 제시하고 내 생각을 뒷받침하고 끝까지 적어내야할 것 같았다. 그러다보니 별에 별 이야기를 다 적었다. 사회 시스템부터 인간의 본성, 기술의 발전, 4차 산업혁명 등 적다가 지워버린 내용이 많다. 앞으로는 영감이 생기는 부분을 적어보려한다. 분명 부족한 글이고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목표한 바를 마무리하는 즐거운 아름다움 만끽할 수 있었다.




 우리 모두가 완벽주의를 넘어 목표 달성에 다가가길 바라며.

 각각의 성취 경험들이 모여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0. 프롤로그 - 무슨 글을 어떻게 왜 쓰지?

 1. 그건 다 완벽주의 때문이야.

 2. 절반으로 줄여라.

 3. 모두 다 할 수는 없어

 4. 즐겨라! 그거면 된다.

 5. 몰입이 깨지는 순간 찾아오는 방해꾼

 6. 무의식 속의 혐오

 7. 성과의 빙산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이터

 8. 마무리의 아름다움


참조.

1. FINISH(피니시), 존 에이커프, 다산북스, 2017

2. unsplash.com, 사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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