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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비 Jan 04. 2019

피니시-무슨 글을 어떻게 왜 쓰지?

막상 글을 쓰려니 막막함에 마주했다.

 이 글은 브런치 작가가 되고 글을 쓰려다보니 잘 쓰고 싶어서 완벽한 글을 쓰고 싶어서 막상 글을 쓰지 못한 경험과 사유를 적어보려한다. 글을 쓰려고보니 부족한 지식과 형편없는 글 솜씨를 마주했다. 그런데 처음부터 완벽한 구성을 가진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을 떨쳐내기로 생각한 과정과 사유를 담아보려 한다.



 앞의 두 글을 작성하고 혼자서 들여다보고 고치기를 반복하다 12월 22일 토요일에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 분명히 될거라고 생각하면서 결과가 언제나오나하며 한시간에 한번씩정도는 휴대폰을 들어 확인했다. 그리고 월요일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라는 알림을 받았다. 예전부터 해야겠다고 다짐하던 일 중 하나를 달성했다. 물론 앞으로 꾸준히 쓰는게 더 중요하겠지만 작은 성취감을 마주했다. 그리고 써놓았던 첫 번째글을 발행했다. 아니, 몇번을 고치고 또 고치고나서야 발행했다. 사실 발행하고도 재차 글을 고쳤다.


 두 번째 글은 그걸 고치고 있는 내가 싫어서 그냥 발행했다. 그런데 글을 읽어보니 "그래서?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은거야?" 의문이 들었고 답답했다. 제주 생활이 힘들었다고 푸념 하는거야? 당시 나의 수동적인 모습을 이해했으면 하는거야? 욕망의 힌트를 얻었는데 그래서 타인에게 그게 무슨의미야? 수 많은 의문들과 마주했다. 기획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하며 다음부턴 글을 기획하고 써야겠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고 일주일간 글을 써보려 했지만 시작도 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오늘 마음 먹고 카페에 앉아 글쓰기를 기획했다. 목적, 대상 독자, 글의 구성, 일정 등을 구체화했다. 연초답게 이 글들을 모아서 2019년에 책을 발행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도 적어두었다. 오늘의 기획을 짧게 정리해서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0. 왜 브런치에 글을 쓰는가?

 사람들과 주체성에 대한 작은 영감과 통찰을 공유하고 소통한다. 함께 사유하고 주체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 즉, 주체적인 삶의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행위이다.

 주체성에 대한 고민들을 지속적으로 담아냄으로서 나를 브랜드화하고 알린다. 즉, 내가 살아가며 전하고자 하는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에게 나를 알림으로서 사회적 자본을 연결하고 형성한다.

 작성한 글들을 모아 책을 출판해보고 싶다.

 

1. 누구를 위한 글인가?

 나는 회사에 취업해서 살아가고 있는 나의 친구들을 생각하며 글을 써보려고 한다. 내가 그들에게 주체적인 삶을 살자고 설득할 생각은 없다. 누군가를 가르칠 생각은 더더욱 없다. 단지 각자의 삶 속에서 주체성에 대해 함께 고민해기를 제안하고 싶을 뿐이다. 내가 쓰는 글이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영감을 준다면 그보다 기쁜일은 없을 것이다.

 더 나아가 나는 주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 나의 좁은 식견이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이 모여 더 넓어질 것을 믿는다. 또 주체성의 가치를 가진 사람들을 많이 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혼자  함께 할 때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2. 어떤 글을 쓸 것인가?

 글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서론

    2. 주체성이란 무엇인가?

    3. 왜 주체적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 시대의 흐름

        - 우리는 왜 사는가?

        - 행복이란 무엇인가?

        - 자기다운 삶과 변화

    4. 어떻게 우리는 주체적으로 살아갈 것인가?

        - 왜 지금 우리는 주체적으로 살아가지 못하는가?

        - 자유로부터의 도피 : 자유와 불안 그리고 선택과 책임

        - 나는 누구인가? 그는 누구인가? : 자아와 타자에 대한 이해

        - 이래라 저래라 하는 사회 : 다양성의 존중

        - 평가하고 판단하는 교육 : 좌뇌와 우뇌 그리고 존중

        - 문제 해결 능력을 뺏어간 사회 : 디자인적 사고와 혁신

        - 사회적 자본의 평가 절하 : 커뮤니티와 공동체 그리고 시너지

        - 결과 중심의 모순 : 불안을 뛰어넘는 기록과 과정

    5. 현재를 뛰어넘는 주체적인 삶의 가능성

    6. 무엇으로 주체적인 삶을 시작할 것인가?

        - 자유를 다루는 방법

        - 나다움과 다양성의 나침반

        - 혁신을 만드는 디자인 관점

        - 소통과 질문의 힘

        - 시너지를 만드는 존중의 공동체

        - 나를 담은 휴먼브랜드

    7. 결론


3.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

 '기획 및 자료조사 - 초안 작성 - 퇴고 - 피드백 - 발행'의 과정으로 글을 작성한다.

 하루 1시간 30분씩 4일 정도의 시간이 하나의 콘텐츠당 필요하다. 1주일에 글 2개를 발행할 수 있다.

 브런치에 글을 작성하고 페이스북에 공유하여 노출시킨다.



 대략 이렇게 기획을 하고 주체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헤겔, 라캉, 니체, 들뢰즈 등 많은 철학자들의 주체성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졌다. 여기서 문제에 직면했다. 철학적으로 접근할 때, 내가 현재 아는게 부족하다. 그들의 통찰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주체성에 대해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또한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한 글솜씨도 부족하다. 지금의 나는 완벽한 글을 쓰기 위해 준비해야할 것이 너무 많았다. 이 사실에 직면하니 글쓰기가 다시 막막하게 느껴졌다.


 생각의 끝에서 많은 질문과 마주했다. 나는 왜 저 구성 순서대로 써야한다고 생각했을까? 왜 그것이 완벽하다고 생각했을까? 일단 주체성이라는게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사람마다 주체성에 대한 정의가 다르고 이것이 다른 경우에 서로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현재 내가 가진 주체성에 대한 생각과 정의가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느낌적으로 이해는 되지만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생각이나 의식들을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언어로 포착해야 한다. 내 생각들을 언어로 온전히 포착하여 완벽하게 공유하고 싶다.


 사람마다 똑같은 주체성에 대한 정의를 가지고 있어야하나? 다양하게 해석하여 소통하는 가능성을 원하고 있는건 아닌가? 왜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부분을 타인에게 완벽하게 공유해야하는가? 완벽함이란 무엇인가? 완벽하게 공유하는게 가능한가? 완벽하게 공유한다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그 사람이 나의 생각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를 기대하는 건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나의 생각을 완벽하게 공유하는 욕망을 가진게 아니다. 지금 내 생각 자체가 완벽하지않다. 한 없이 부족하다. 그 생각을 완벽하게 공유하는건 아무 의미가 없다. 내 삶은 주체성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죽을때까지 '이것이 진리다!'고 자신하는 답을 내놓을 수는 없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꾸밀 필요는 없지 않을까? 노력해서 만들내야하는건 아니다. 그냥 지금 상태를 인정하고 내가 관심이 가고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을 써내려가다보면 더 많은 부분들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글로 적어도 괜찮다. 그러니 단지 지금 적고 싶은 것을 적으면 된다. 막막해 할 필요도 압박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따라서 나는 주체성에 관한 글지금 적고 싶은 영감을, 일상 속의 사유와 행위를, 나의 관심이 미치는 정보에 대해 적을 것이다. 왜냐하면 주체성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록하고 싶기 때문이다. 기록들은 나에게 사회적 자본과 기회를 줄 것이다. 나와 타인에게 글을 매체로 소통하며 작은 영감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이 글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때때로 시도하고 실행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완벽함에 대한 것이다. 나를 포함한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게 완벽함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완벽함은 결국 실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 결과에 대한 압박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내가 겪은 사회는 과정과 상관없이 결과가 안 좋으면 그것을 가치 없다하는 경우가 많았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과정을 예상하고 통제해서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야만 했다. 중,고등학교에서 오랜기간 열심히 공부하더라도 수능 시험보는 단 하루에 그 기간의 가치가 매겨지는 것처럼 노력의 과정이 존중받기 위해서는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야만 했다. 


 결과 중심의 사회에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은 너무 불안하고 고통스럽다.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지옥이다. 이것이 우리를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나에게 막막함이 찾아와 한 문장의 글을 쓰지 못하게 했던 것처럼 말이다. 과정을 하나씩 쌓아가지 못한다면 결과물은 만들어질 수 없다. 좋은 결과물을 위해서 방향성을 유지하며 각각의 과정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필요한건 아닐까? 혹시 우리가 지금 완벽한 결과물을 추구하며 소중한 과정들을 놓치는건 아닐까? 


다음 글 : 그건 다 완벽주의 때문이야.



 우리 모두가 완벽주의를 넘어 목표 달성에 다가가길 바라며.

 각각의 성취 경험들이 모여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0. 프롤로그 - 무슨 글을 어떻게 왜 쓰지?

 1. 그건 다 완벽주의 때문이야.

 2. 절반으로 줄여라.

 3. 모두 다 할 수는 없어

 4. 즐겨라! 그거면 된다.

 5. 몰입이 깨지는 순간 찾아오는 방해꾼

 6. 무의식 속의 혐오

 7. 성과의 빙산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이터

 8. 마무리의 아름다움


참조.

1. FINISH(피니시), 존 에이커프, 다산북스, 2017

2. unsplash.com, 사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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