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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ny Jan 10. 2023

뉴욕 레스토랑 리뷰: 미쉘린 2 스타 저렴하게 경험하기

누가틴 엣 장조지(Nougatine at Jean-Georges)

여유로운 평일 점심. 황량한 겨울이어도, 따뜻한 햇살 덕분에 마음이 풍성해집니다.

여유로운 평일 점심, 센트럴 파크를 바라보며 햇살을 즐기면서 과하지 않게 약간의 사치를 부리고 싶은 곳이 있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요.


미국, 일본, 중국 등 여러 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 셰프 장조지 (Jean Georges)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연 (그가 가장 아끼는) 미쉘린 2 스타 레스토랑(Jean-Goerges)이 늘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면, 오늘은 늘 그 그늘에 가려져 왔던 바로 옆 시스터 레스토랑 ‘누가틴 엣 장조지’ (Nougatine at Jean-Georges)에 대해 이야기할까 합니다.


두 레스토랑은 모두 뉴욕 맨해튼 센트럴 파크 초입인 콜럼버스 서클 (Columbus Circle)에 위치해 있습니다.


출입구는 하나에, 두 레스토랑이 딱 붙어 있어, 장조지로 향하는 손님들은 반드시 누가틴을 가로질러 가야 하는 반면, 누가틴 손님은 열려있는 입구 틈 사이로 장조지를 바라볼 수밖에 없답니다.

마치 비행기 일등석을 지나가는 이코노미석 손님의 심정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놀랍게도 누가틴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 있는 활기찬 캐주얼 고급 다이닝이었습니다.


사람도 어떤 사람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가가 중요하듯, 늘 장조지와 붙어있는 누가틴도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좋은 식재료, 좋은 서비스, 좋은 셰프들이 설마 장조지에만 있을리가요.


분명히 분리된 공간이지만, 두 레스토랑은 일부를 공유하고 같이 움직임으로써, 더욱 각자의 독자적인 존재성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이 앤드 파인 다이닝은 장조지, 캐주얼 업 스케일 다이닝은 누가틴.


누가틴의 일부 메뉴는 장조지 메뉴를 캐주얼하게 변형시킨 것도 있어, 메뉴를 잘만 선택한다면 충분히 저렴한 가격으로 장조지의 일부를 경험해 볼 수도 있답니다. 여기에 코스를 억지로 시키지 않고, 메뉴 하나만 주문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 특별하지만 가볍게 런치로 즐기기에는 누가틴은 훌륭한 선택인 것 같네요.




단품으로 주문하는 방법을 알라 카르트 (à la carte)라고 부르는데요.

평일 점심이기 때문에 코스 대신 단품으로 주문했습니다.

트러플 치즈 튀김과 트러플 마요

주문 후 나오는 첫 번째 디쉬는 아뮤제 부쉬(Amuse bouche)입니다.

'바이트 사이즈 애피타이저로 모든 손님이 받는 셰프의 작은 선물'이라고 할 수 있는 아뮤제 부쉬는 레스토랑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요. 캐주얼 다이닝답게 파마산 치즈와 트러플 파테를 넣은 반죽을 동그랗게 튀겨 나온 이 음식은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반죽에 물기가 많고, 기름 온도가 높았는지 색이 먹음직스럽게 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송어 스시, 간장 글레이스, 치폴레 마요, 스시 라이스 튀김


주문한  개의 애피타이저  하나입니다. 익힌 스시 라이스를 틀에 맞게 자른 , 주문이 들어오면 따끈하게 튀겨서 나가, 치폴레 마요네즈와 송어 스시를   올립니다.  위에 달콤한 간장 글레이즈를 바른 , 작은 시소  하나 올려줍니다. 스시의 맛은 유지하되 조리 방법과, 소스를 변형시킨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송어 회의 질이 살짝 아쉬웠습니다.


참치 타르타르, 아보카도와 무 슬라이스, 진저 마리네이드 (추천)


다음 애피타이저로 나온  음식은 누가틴이 아닌 장조지의 시그니처 애피타이저인 튜나 리본(Yellow Fin Tuna Ribbons) 디쉬의 캐주얼한 버전입니다. 가장  차이는 당연히 재료의 퀄리티이겠지만, 무엇보다도 장조지의 튜나 리본은 참치회를 길게 잘라 국수처럼 가지런히   면처럼 말아 올렸다면, 누가틴은 참치를 잘게 썰어 틀에 성형해 올렸습니다. 결정적 차이가 있기는 해도, 기본적인 구성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장조지 메뉴의 맛보기 버전이라고 생각할  있을  같습니다.


참치와 아보카도는 누구나 다 아는 맛이겠지만, 결정적으로 진저 마리네이드가 동양적인 느낌을 주면서, 부드럽기만 한 두 식감에 날카로운 맛을 더해서 밸런스를 잘 맞춘 디쉬였습니다.

농어구이, 컬리플라워, 슈페젤, 버터밀크 포피 씨드 드레싱 (추천)

애피타이저 다음으로 시킨  가지 앙트레  하나는 농어구이 (Black Sea Bass)였는데요. 앞선 음식들이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  음식은 전형적인 서양 음식의 구성을 갖추었습니다. 흡사 올챙이국수와 비슷한 슈페젤 (spätzle)이라는 독일식 파스타를 아래에 깔고, 서양식으로 씨어링 (searing - 단면을  불에 구워 구움색이 나게 하는 방법)  버터로 마무리한 농어구이를 살짝 시큼한 버터밀크 포피씨드 드레싱으로 마무리해 느끼함을 잡아주었습니다. 드레싱에 신맛이 강하게 나는 점이 아쉬웠지만, 앞서 줄줄이 이어진 동양스러운 음식과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과, 신선한 농어를 바삭하고 부드럽게  조리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파마산 치즈를 얹어 구운 유기농 치킨, 아티초크, 레몬 버터, 바질

마지막 앙트레는 치킨 요리인데요. 닭가슴살  ,  허벅지살   나왔습니다.  요리의 핵심은 육즙이  안에 그대로 보존되어 촉촉한가입니다. 조리를 잘못하면 육즙이  빠져나와 특히 닭가슴살이 굉장히 질겨질  있는데, 기대한 것보다 훨씬  촉촉해서 놀랐습니다. 파마산 치즈를 얹어 구워 그런지 자칫 심심할  있는 닭고기에 풍미가 더해졌고, 안전한 선택이라고   있는 레몬 버터에 바질이었지만 전체적으로 조리와  밸런스가  맞는 음식이었습니다.


따뜻한 초콜릿 케이크 (Warm Chocolate Cake), 바닐라 아이스크림 (추천)

단품으로 시킨 앙트레가 양이 상당히 많아서 디저트가 고민이 되었지만, 따뜻한 초콜릿 케이크는 초콜릿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시키시길 바랍니다.

왼쪽에 있는 초콜릿 빵은 드라이한 케이크가 아닌, 안에 초콜릿이 흐르는 몰튼 라바 (molten lava) 케이크 형태여서 따뜻할  아니라 바닐라빈 아이스크림과 더욱  어울립니다.


 디저트 역시 장조지에서 비슷한 메뉴가 있는데요. 플레이팅 방법과 재료의 차이가 살짝 있지만, 구성면에서는 상당히 유사하니, 간접 경험을 원하신다면 한번 도전해 보시면 좋을  같습니다.



뉴욕에 방문하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특별한 평일 점심으로 누가틴 엣 장조지는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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