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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옐로 Sep 17. 2019

[뮤지컬 리뷰] 이토록 보통의

사고 1년 후, 진짜 여자친구가 나타났다

(원본 출처 : https://twitter.com/normallikethis)


 이 뮤지컬은 캐롯의 웹툰 '이토록 보통의'의 두 번째 에피소드인 '어느 밤 그녀가 우주에서'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입니다. 최근에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드라마, 뮤지컬, 연극 등이 많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인기 웹툰은 이미 대중성이나 작품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것이라 볼 수 있고, 인지도가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뮤지컬을 보기 전에 '어느 밤 그녀가 우주에서'를 제외한 다른 에피소드를 보았는데, 따뜻한 감성이 가득했습니다. 특히 작가님 특유의 그림체가 큰 몫을 합니다.


 제가 뮤지컬을 보기 전에 해당 에피소드를 보지 않은 것은 웹툰을 보지 않고 뮤지컬을 보는 관객의 시선에서 공연을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뮤지컬을 보기 전에 웹툰을 볼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을 위해 제가 깔끔하게 정리를 해드리겠습니다.


1. 스토리 전개를 미리 알고 싶지 않은 경우,

 웹툰의 해당 에피소드를 미리 보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미리 원작을 보지 않아도 극 전개를 따라가는 데에 전혀 어려움은 없습니다. 다만 저는 이해가 안 된 부분이 일부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과거 장면 또는 '만약 이랬다면?'하고 상상하는 장면이 뚜렷한 구분 없이 갑작스럽게 나온 것 등이 있습니다. 이후에 웹툰을 보고 나서야, '아, 이걸 표현하려고 했던 것이었구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2. 스토리 전개를 미리 알아도 상관없는 경우,

 웹툰의 해당 에피소드를 공연 전에 보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스토리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그리고 웹툰 속 장면이 어떻게 무대에 옮겨졌을지 상상하고 비교해보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시놉시스 및 캐릭터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제이와 그녀를 사랑하는 은기.
제이는 자신의 꿈을 위해 1년간 우주비행을 떠나려 한다.
은기는 그 긴 시간을 받아들일 수 없다.
상처를 안은 채 돌아선 은기는 사고를 당하고
제이는 우주 비행을 포기한 채 그의 곁에 머물게 된다.
1년 후 어느 날, 진짜 제이가 우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오게 되면서
자신의 옆에 머물렀던 것이 복제된 제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은기.
자신이 진짜 사랑했던 것이 누구인지 혼란스러워하는데...


- 제이 : 우주 항공국 직원으로 어린 시절부터 꿈꿔오던 우주 탐사의 기회를 얻게 된 제이

- 은기 : 제이와 보통의 하루를 함께 보내는 꿈을 꾸는 은기




관람 포인트 1 :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주제

 이 뮤지컬에서는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은 "진짜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밤하늘을 보며 '저기 별이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따지자면 우리는 별이 오래전에 뿜어낸 빛을 보는 것일 뿐입니다. 빛이 지구에 도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구에 그 빛이 도달했을 때 그 별은 이미 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별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알기 전까지 우리는 단지 '별이 있다!'라고 믿을 뿐입니다.


 작품 속에서 은기는 복제된 제이의 존재를 알기 전까지 적어도 그는 진짜 제이와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진짜 제이가 아닌 복제된 제이였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이제 눈앞에 보이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만약 여러분이 은기였다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관람 포인트 2 : 여백과 여운 가득한 무대

 무대는 빈 곳이 많고 무채색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무대 위에는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상자가 여러 개가 있고, 이 상자는 배치에 따라 의자, 탁자, 벤치 등으로 쓰입니다. 여백의 미를 표현하기 위해, 여운을 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렇게 꾸민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배경보다 인물 표현이 주가 되는 웹툰의 감성을 그대로 가져옴으로써 관객이 인물 사이의 감정 흐름에 더 집중할 수도 있죠. 하지만 저는 무대가 덜 채워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신에 무대 뒷벽을 스크린으로 넓게 활용하여 곳곳에 영상을 넣은 것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관람 포인트 3 : 원작 웹툰과 비교하는 재미

 원작 웹툰이 있기 때문에 원작을 얼마나 잘 살려냈는지도 중요하지만, 뮤지컬 장르에 맞춰 어떻게 각색을 했는지 또한 중요합니다. 우선 웹툰에서는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 'P'였으나, 뮤지컬에서는 '제이'라는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아마도 이름을 직접 불러야 하는 상황에서 'P'가 꽤 어색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뮤지컬에서 은기는 제이와 니스 여행을 다녀오고, 그녀와 많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원작 웹툰에서는 은기의 오랜 꿈이긴 하지만 여행을 가진 못한 것으로 그렸습니다.


 사실 원작과 비교했을 때, 뮤지컬만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원작과 가장 큰 차이점이지만, 동시에 원작의 따뜻한 감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대표곡 '이토록 보통의'는 공연 맨 처음 나오는 노래입니다. 은기가 제이와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있는 노래입니다. 마치 자장가처럼 감미롭고 부드럽고 따뜻합니다.


이토록 보통의 하루를
함께 나누고 싶어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원작 웹툰을 재밌게 보았거나, 따뜻한 감성의 뮤지컬을 좋아하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또한 2인극 소극장 뮤지컬이므로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한다면 배우의 연기를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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