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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옐로 Apr 24. 2019

[뮤지컬 추천] 번지 점프를 하다

영화를 무대에 그대로 재현하다

(원본 출처 :  http://www.sejongpac.or.kr/performance/view_real.asp?performIdx=28513)

 이 뮤지컬은 이병헌, 이은주가 출연한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영화 속 애절한 로맨스가 무대 위에 그대로 재현되었습니다. 이 뮤지컬은 무엇보다도 노래에 대한 평이 굉장히 좋은 뮤지컬입니다. 저 또한 노래 전곡을 다 외울 정도였고, 5년의 기다림 끝에 2018년 삼연 공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노래는 기대 이상이었고, 듣는 내내 흡족했습니다. 훌륭한 노래 덕분에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은 사소한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래도 이 글을 읽고 이 뮤지컬을 보러 갈지 결정할 분들을 위해 자세한 추천 리뷰 남기겠습니다.


관전 포인트 1 :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노래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 뮤지컬은 뛰어난 노래로 유명합니다. 이미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윌앤휴 콤비(작사 박천휴 & 작곡가 Will Aronson)'의 첫 작품이죠. 이 둘은 뉴욕대에서 만나 취향이 비슷해 금방 친구가 되었다고 합니다. Will Aronson이 이 뮤지컬의 작곡을 의뢰받았고, 작사가로 친구인 박천휴를 추천하면서 이 콤비가 탄생했습니다. 이들의 두 번째 작품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도 성공적으로 재연까지 올리면서 그야말로 믿고 듣는 콤비가 되었습니다. 두 작품 모두 Will Aronson의 스타일대로 피아노와 현악 6중주로 노래를 꾸몄습니다. 둘의 취향이 담긴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노래 중에서 대표곡 몇 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그대인가요’는 두 남녀 주인공의 영화 같은 첫 만남 이후에 나오는 노래입니다. 인우(남주인공)는 비 오는 날 우산 속으로 뛰어 들어온 태희(여주인공)에게 첫눈에 반하고 그녀를 운명의 상대라고 생각합니다. 멜로디와 함께 가사를 귀 기울여 들어보면 굉장히 간지러우면서도 설렘이 가득합니다.


"모든 게 정지해 버린 듯한 찰나의 순간.
혹시 그대인가요?"


그런가봐’는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사랑을 발랄하게 표현한 노래입니다. 학생들답게 때론 장난기 가득하지만,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진지해지는 모습을 노래에 굉장히 잘 담고 있습니다. 노래가 part 1과 2로 나뉘는데, 현재(2001년)에서 과거(1983년)로 순식간에 장면이 전환됩니다. 고등학생이었던 앙상블이 순식간에 의상을 갈아입고 엠티를 간 대학생이 됩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저는 무대 뒤에서 급하게 의상 체인지를 하고 있을 앙상블을 상상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영화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뮤지컬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우의 입대를 앞두고 두 주인공은 마지막 밤을 함께 하게 됩니다. 이때 함께 부르는 노래가 ‘그게 나의 전부란 걸’입니다. 남녀 듀엣곡으로도 유명한 곡으로 이 뮤지컬의 가장 대표곡입니다. 가사가 무척 아름답고, 절로 눈물이 날 정도로 애절합니다. 가사 일부를 가져왔는데, 함께 감상해볼까요?


만약에
추운 바람이 우리를 괴롭혀도
서롤 더 꼭 안아줄 이유일 뿐야
우리 함께라면

그리고 만약 빗속에
우산도 없이 걸어가야 한데도
난 네 품에 더 가까이 안길 테니
걱정하지 않아

너를 사랑해
난 널 사랑해
내 목소리가 아닌 내 가슴이 하는 말
난 널 위해 숨을 쉬고
널 위해서 사는 걸
그게 나의 전부 란걸


관전 포인트 2 : 원작 영화 그대로 재현된 뮤지컬

 원작인 영화와 캐릭터 및 스토리 흐름까지도 같습니다. 거의 영화에 노래와 춤만 추가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죠. 이것은 누군가에겐 좋았던 점일 수도 있고, 아쉬운 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영화로 검증받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고, 영화 속 장면이 어떻게 무대에 재현됐을지, 영화와 어떤 점이 다른지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온 관객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죠.


 하지만 극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할 수 있다는 점은 몇몇 관객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1980년대, 200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몇몇 장면들은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져 불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을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것으로 여기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렸죠. 연출진도 2013년 재연 당시와는 다른 최근의 흐름에 맞춰 삼연 때는 이전 공연들과 달리 약간의 수정을 했습니다. 남학생이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속옷을 선물해주면서 장난치던 것을 뱀 장난감으로 바꾸었고, '남자들은~', '여자들은~'으로 시작하는 가사를 모두 '너희들은~'이라고 바꿨습니다. 또한 동성애 혐오로 여겨질 만한 대사들을 모두 순화시켰습니다. 이러한 섬세한 노력은 굉장히 칭찬할 만합니다.


관전 포인트 3 :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무대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하는 몇몇 장면에 광활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무대 소품을 최소화하였습니다. 삼연 당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대극장)에서 공연했기 때문에 이런 장면에서 무대의 빈 공간이 더욱 두드러져 보였을 수도 있습니가. 이것을 '여백의 미'로 느낄 수도 있고, 반대로 '빈약한 무대'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공연을 직접 보고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시놉시스 및 캐릭터

1983년 여름, 사랑은...그렇게 시작되었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 따위는 믿지 않는 남자 인우의 우산에
당돌하게 뛰어든 여자 태희.
비에 젖은 검은 머리, 아름다운 얼굴, 당돌한 말투까지
인우의 마음은 온통 그녀로 가득 찬다.
그녀의 존재로 인해 가슴 설레고,
그녀의 손길이 닿은 물건은 무엇이든 소중해지면서 사랑은 무르익어 간다.
때로 다시는 안 볼 것 같이 싸울 때도 있지만,
금세 서로를 애타게 갈망하는 이들 앞에
인우의 군입대라는 짧은 이별의 순간이 찾아온다.
2000년 봄, 사랑은 계속된다.

사랑의 기억만을 간직한 채 한 가정의 가장이자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새 삶을 살고 있는 인우.
그러나 아직도 태희를 잊지 못하는 그의 앞에
그녀의 흔적을 간직한 한 사람이 나타난다.
그녀처럼 새끼손가락을 펼치는 버릇이 있고,
그녀의 얼굴이 새겨진 라이터를 가지고 있는 그 사람은
17년 전, 인우의 우산 속에 뛰어들었던 태희처럼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 서인우 : 소심한 성격의 그에게 운명의 첫사랑, 태희가 나타난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입대날 배웅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사라져 버린다. 17년 후, 국어교사가 된 그는 그녀와 비슷한 말과 행동을 보이는 담임 반 남학생 현빈을 보며 태희를 떠올리고 혼란스러운 감정에 빠진다.

- 인태희 : 당돌한 성격의 그녀는 비 오는 날 인우의 우산으로 뛰어들고, 이를 계기로 인우와 연인이 된다. 인우의 입대 날 그를 배웅하기로 약속하지만 그녀는 나타나지 않는다.

- 임현빈 : 인우의 담임 반 학생. 자신을 바라보는 담임선생님 인우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피하려고 하지만, 불현듯 떠오르는 인우에 대한 감정과 기억들이 그를 괴롭히고 혼란스럽게 한다.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윌앤휴 콤비의 서정적이고 감성 가득한 노래를 좋아하거나, 영화 속 장면이 어떻게 무대에 옮겨졌을지 궁금한 분에게 추천합니다. 또한 애절한 로맨스를 담고 있기 때문에 연인끼리도 즐겨도 좋은 뮤지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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