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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옐로 Sep 14. 2019

[뮤지컬 추천] 오페라의 유령

팬텀의 사랑과 집착 사이

(원본 출처 : https://twitter.com/phantomopera)


 이 뮤지컬은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Le Fantôme de l'Opéra)'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의 전설적인 명작입니다. 저 또한 이 작품으로 뮤지컬에 입문했기 때문에 그만큼 애정이 깊은 뮤지컬입니다. 이 뮤지컬을 본 적이 없는 분이라도 대표곡인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의 멜로디를 듣는 순간 "아, 이 노래였구나!" 할 정도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많은 사람이 제목 때문인지 이 작품을 오페라로 착각하기도 하지만 이 작품은 엄연한 뮤지컬입니다. 그러나 극 중에 오페라 장면이 펼쳐지기도 하고, 노래 또한 오페라 스타일이며, 배우들도 주로 성악 발성을 사용하기 때문에 오페라와 비슷한 느낌이 들긴 합니다.


 1986년 초연 이후 30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공연을 이어나가고 있는 작품으로, 초연 당시 로렌스 올리비에상*과 토니상**에서 모두 최고 뮤지컬상을 수상했고, 그 외에도 로렌스 올리비에상 남우주연상, 토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연출상, 무대&의상 디자인상, 조명상을 받았습니다.

 

*로렌스 올리비에상 (Laurence Olivier Awards) : 영국 연극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웨스트엔드(West End)뿐만 아니라 런던연극협회에 등록된 극장에 올라온 작품 중 우수작을 표창하는 시상식.

**토니상 (Tony Awards) : 미국 연극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브로드웨이(Broadway)에 올라온 작품 중 우수작을 표창하는 시상식.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

(원본 출처 : reallyuseful.com)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 이야기를 하자면 정말 끝이 없을 정도로 뮤지컬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인물입니다. 뮤지컬의 대중화 및 세계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영국 왕실로부터 1992년에는 기사(Knight Bachelor), 1997년에는 남작(Baron) 작위를 받았습니다. 그의 대표작을 나열하면,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 1970), 에비타(Evita, 1976), 캣츠(Cats, 1981),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1986) 등이 있으며, 제작 연도를 보면 70-80년대가 그의 전성기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워낙 히트작이 많아서 만드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그가 만든 뮤지컬 작품만 20여 개에 달합니다. 그만큼 실패한 작품도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개인적으로는 뮤지컬 '러브 네버 다이즈(Love Never Dies, 2010)'를 좋아합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후속작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팬텀이 파리를 떠나 미국의 코니아일랜드(Cony Island)라는 곳에서 성공한 제작가가 되었다면?"이라는 흥미로운 상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두 뮤지컬 배우(Ramin Karimloo & Sierra Boggess)가 초연 당시 팬텀과 크리스틴을 맡았습니다. 노래 또한 굉장히 좋았습니다. 하지만 스토리 전개가 너무나 막장스러운 탓인지 흥행에는 실패했습니다.


 이렇듯 히트작보다 실패한 작품이 훨씬 많지만, 그는 끝없이 뮤지컬을 만들어냅니다. 비교적 최근까지도 잭 블랙 출연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스쿨오브락(School of Rock, 2015)'을 만들 정도로 그의 열정은 대단합니다.


 그리고 워낙 롱런*한 작품이 많아 갈라 콘서트, 웨버의 생일 콘서트, 각 공연의 몇 주년 기념 콘서트 등을 많이 엽니다. 뮤지컬은 공연 실황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수익이 많지 않아 잘 만들지 않는 편이지만, 전설의 웨버는 공연 DVD를 많이 제작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공연장 1열에서 보는 것 같은 생생한 연기를 볼 수 있었고, 뮤지컬을 자주 보러 가기 어려운 경우에도 공연 실황 영상을 보는 것으로 달래곤 했습니다. (영상을 본 후 직접 공연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지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합니다)


* 롱런 (long run) : 장기 흥행하는 작품을 의미


<앤드류 로이드 웨버 작품 DVD 목록>

 - 앤드류 로이드 웨버 50세 생일 기념 콘서트 (1998)

 - 뮤지컬 '캣츠' 공연 실황(2002)

 - 뮤지컬 '선셋 대로' 공연 실황 (2006)

 - 뮤지컬 '러브 네버 다이즈' Australian Production 공연 실황 (2012)

 -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 로열 앨버트 홀 (2012)

 -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Live Arena Tour (2012)

 -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NBC Live in Concert (2018)


<그 외 뮤지컬 작품 공연 실황 DVD>

 - 뮤지컬 '레 미제라블' 10주년 기념 공연 실황 (1995)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공연 실황 (2005)

 -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 실황 (2006)

 - 뮤지컬 '렌트' 브로드웨이 공연 실황 (2009)

 - 뮤지컬 '레 미제라블' 25주년 기념 공연 실황 (2010)

 -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공연 실황 (2012)

 - 뮤지컬 '미스 사이공' 공연 실황 (2017) - 우리나라 뮤지컬 배우 홍광호 님이 출연한 공연입니다!!


캐머런 매킨토시(Cameron Mackintosh)

(원본 출처 : https://www.cameronmackintosh.com)

 영국 출신이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극장 제작자입니다. 그는 예술적 감각기획적 감각 모두를 갖춘 제작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캐머런 매킨토시와 함께 만든 두 번째 작품이며, 첫 번째 작품은 뮤지컬 '캣츠(Cats)'입니다. 흔히 4대 뮤지컬**이라고 알려진 것은 캐머런 매킨토시가 제작한 작품 중에 세계적으로 메가 히트를 한 4개의 뮤지컬을 의미하던 것이 잘못 굳어져 버린 것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Matthew Bourne's Swan Lake)', '애비뉴 큐(Avenue Q)', '킹키부츠(Kinky Boots)', '스위니 토드(Sweeney Todd)', '해밀턴(Hamilton)' 등을 제작했습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그는 영국 왕실로부터 1996년 기사 작위(Knight Bachelor)를 받았습니다.



** 4대 뮤지컬 : 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캣츠, 오페라의 유령


사라 브라이트만(Sarah Brightman)

(원본 출처 : https://twitter.com/SarahBrightman/media)

 사라 브라이트만은 이 뮤지컬의 초연 멤버로, 크리스틴 역할을 맡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넬라 판타지아', 'Time To Say Goodbye'를 부른 팝페라 가수로 유명합니다. 뮤지컬 '캣츠' 앙상블 당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눈에 띄었고, 그 둘은 1984년도에 결혼했습니다. (현재는 이혼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웨버는 그녀를 여주인공으로 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만들었습니다. 웨버가 그녀의 높은 음역에 맞춰 노래를 작곡했기 때문에 뮤지컬 여자 넘버 중 역대급 난이도를 자랑합니다. 그녀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통해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고, 이후에는 팝페라 가수로 활동하였습니다.





시놉시스 및 캐릭터

파리 오페라 하우스
 무명 무용수였던 크리스틴은 우연히 새로운 공연의 주인공으로 발탁되고, 그녀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는 모두를 매료시키며 최고의 프리 마돈나로 급부상한다.

팬텀의 초대, 그리고 경고
 분장실에 홀로 있던 크리스틴은 흰 마스크로 얼굴을 숨긴 채 나타난 팬텀에게 이끌려 지하세계로 사라진다. 크리스틴의 실종으로 혼란에 빠진 오페라 하우스에는 팬텀의 경고장이 한 장씩 도착한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
 다시 돌아온 크리스틴, 하지만 지하세계에서 팬텀의 정체를 알게 된 크리스틴은 공포에 사로잡히고 그녀를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은 사랑을 맹세하며 크리스틴을 팬텀에게서 구해내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데...


- 팬텀 (The Phantom of the Opera) : 그의 출생이나 과거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태어나면서 이미 얼굴의 반쪽이 흉악한 괴물의 형상이었다고 전해지며, 미로같이 얽힌 파리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음악의 천재이다. 오페라 하우스의 신인 여가수 크리스틴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괴로워한다.

- 크리스틴 (Christine Daaé) : 일찍 아버지를 여읜 그녀는 오페라 하우스의 발레리나로 활동하는 도장 의상실 거울 뒤에서 들려오는 매혹적인 노랫소리에 매료된다. 그러나 오페라 하우스 지하 은신처에서 유령의 정체를 확인한 크리스틴은 공포에 사로잡힌다. 어린 시절 친구였던 오페라 하우스의 재정 후원자인 라울과 사랑에 빠지지만, 유령의 존재를 두려워한다.

- 라울 (Raoul de Chagny) : 오페라 하우스의 재정 후원자이자 귀족인 청년. 어린 시절 소꿉친구였던 크리스틴이 오페라 하우스의 여주인공으로 성장한 것을 알고 그녀를 찾아간다. 이후 크리스틴과 사랑에 빠져 비밀리에 약혼하지만, 그녀가 팬텀의 공포에서 헤어나지 못하자 팬텀의 정체를 밝혀 크리스틴의 공포에서 구해내려 한다.




매력 포인트 1 : 주옥같은 노래

 이 뮤지컬은 대사 없이 노래로만 공연이 진행되는 송스루(Song-through) 작품으로, 노래가 매우 많습니다. 그리고 웨버의 뮤지컬답게 오페라, 팝, 락 음악 등등 다양한 장르가 적절히 어우러져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노래도 많고, 노래 하나하나가 주옥같아 일부만 소개하기에는 굉장히 아쉽네요.


 'Think of Me'는 워낙 유명한 노래입니다. 일개 무용수였던 크리스틴이 처음으로 주연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노래입니다. 그리고 어릴 적 친구였던 라울이 크리스틴을 오랜만에 보고 반하게 되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노래 중간에 순식간에 의상과 무대를 바꾸는 과정도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The Angel of Music'은 크리스틴이 주인공으로 성공적인 첫 공연을 마친 후 분장실에서 무용수 친구와 '음악의 천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입니다. 크리스틴은 멀리서 들려오는 팬텀의 목소리에 홀려있는 듯 보입니다. 그녀는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음악의 천사(Angel of Music)를 보내주었다고 생각하죠.  


 'The Phantom of the Opera'는 이 뮤지컬에서 가장 유명한 곡입니다. 밴드를 활용한 반주와 성악 발성의 노래가 절묘하게 합쳐져 있습니다. 팬텀의 이끌림에 지하 호수로 향한 크리스틴은 그곳에서 팬텀의 가르침을 받아 혼신을 다해 노래를 부릅니다. 특히나 마지막에 크리스틴이 내지르는 최고음(E6) 때문에 크리스틴을 맡은 배우는 성악 발성과 팝 창법을 두루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물론 공연마다 이 음을 라이브로 소화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그 부분만 녹음된 목소리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펼쳐지는 지하 호수 무대는 정말 몽환적이고 환상적입니다.


 위 노래 직후에 나오는 곡은 'The Music of the Night'입니다. 앞의 노래와 달리 굉장히 부드럽고 감미로운 자장가 같은 노래입니다. 가사 또한 굉장히 시적이고 아름답습니다. 평생 가면 뒤에 숨어 유령 같은 존재로 살아가야만 했던 팬텀을 생각하면, 여기서 밤, 어둠은 팬텀 자신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All I Ask of You' 크리스틴과 라울의 사랑 듀엣입니다. 하지만 팬텀은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고, 크리스틴에 대한 집착이 심해지게 됩니다.

Love me.
That's all I ask of you.


 'Wishing You Were Somehow Here Again'은 크리스틴이 어릴 적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그의 무덤 앞에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팬텀은 무덤에서조차도 그녀가 아버지를 그리워한다는 것을 이용해 그녀에게 음악의 천사'와 같은 존재가 되려고 합니다.


 'The Point of No Return'은 극중극인 오페라 '돈 후앙의 승리(Don Juan Triumphant)'에 등장하는 노래입니다. 라울은 이 공연을 이용해 팬텀을 잡을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크리스틴을 팬텀을 잡기 위한 미끼로 이용하기로 하죠. 크리스틴은 한때 음악의 천사라 여겼던 그를 속이고 배신해야 합니다. 혼란스럽지만 이 상황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극중극을 위한 노래이지만, 팬텀-크리스틴-라울이 처한 상황과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노래입니다.

Past the point of no return.
No going back now.


매력 포인트 2 : 화려한 무대와 의상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이 뮤지컬은 올리비에상에서 무대&의상 디자인상을 받을 정도로 볼거리가 넘치는 공연입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샹들리에입니다. 1막 공연이 끝날 때 화가 난 팬텀이 샹들리에를 떨어뜨립니다. 객석 바로 위로 지나가는 1t 무게의 샹들리에는 정말 뮤지컬 역사상 유례 없는 연출입니다.


 그리고 19세기 말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재현한 듯한 무대가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무대와 백스테이지, 옥상, 지하 호수 등 어느 것 하나 대충 구상한 것이 없습니다. 창작진의 상상력은 정말 기대를 뛰어넘습니다. 특히나 팬텀의 지하 호수가 압권입니다. 안개 가득한 호수와 그 위를 떠다니는 배, 촛불로 가득한 무대는 매우 환상적입니다.

(원본 출처 : https://twitter.com/PhantomOpera/media)


 그리고 화려한 무대와 더불어 의상 또한 매우 다양하고 하나같이 아름답습니다. 의상이 무려 230벌이나 된다고 하네요. 공연을 보시면 장면 전환도 매우 많고 그때마다 의상도 계속해서 바뀝니다. 특히, 가면무도회(Masquerade) 장면에서는 그야말로 절정에 다다릅니다. 아래 사진에서 감상해보세요!!

(원본 출처 : https://twitter.com/PhantomOpera/media)


매력 포인트 3 : 로맨스에 집중한 스토리

 원작 소설은 작가 본인이 파리 오페라 하우스에서 벌어진 미스터리한 일을 파헤치는 형식의 추리소설입니다. 하지만 웨버는 이 뮤지컬을 로맨스물로 만들기로 했고,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인물과 사건을 생략했습니다. 그리고 철저히 팬텀의 시선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그래서 관객은 팬텀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그에게 연민을 느낍니다. 그가 원하는 대로 이 뮤지컬은 팬텀의 광기와도 같은 집착을 로맨스로 포장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게다가 웨버의 아름다운 노래와 팬텀의 뛰어난 가창력이 더해지면서 원작 추리 소설은 로맨스 극으로 완전히 탈바꿈했습니다.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노래를 좋아하거나,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합니다. 또한 19세기 파리의 모습을 재현한 화려한 의상과 오페라 하우스 무대를 보고 싶은 분도 공연을 통해 눈 호강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뮤지컬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오페라의 유령(2004)'을 재밌게 보았다면 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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