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났었나 그 새벽에
개는 어찌나 애처롭고 불쌍한지
잠겨있는 유서가 얼마나 책임감 없는지
따위를 생각하다 우리가 만났었나
너는 새벽이 되면 관객이 된다
어느 날엔 눈이 하나였다가
어느 날은 셀 수도 없고
나에게 내려올 때 나는 눈을 맞았나
새벽이 무서우면 어른이 된다
기억이 안 나 빛 같은 건
깜빡 하나 둘 셋 깜빡
내 앞에 지금 빛이 있나 아니 있었나
나는 나를, 그마저도 잊어가고
나는 언제든 떠날 것처럼
사랑하는, 이라고 썼다가 잃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