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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영 Feb 01. 2024

겨울의 비애


겨울은 오지 않는 봄을 기다리는

모든 시간을 사랑했을까


겨울을 자처하는 것들을 사랑한다

아니, 사랑해야 한다


눈을 녹일 만큼 뜨거운 것도

따스하다고 말하는 자는

감히 겨울을 심판할 수 있을까


슬픔은 잘해보려 애쓴

간절한 누군가의 몫이 되고


눈이 내린다


꽃은 허무하게 져버리고 눈은

더 이상 아무것도 지킬 수 없을 거야


울음이 내린다


어떤 슬픔은 보드랍게 폭삭하고

둥글었다가 날카로웠다가

마음에 소도록하게 쌓여가고


겨울은 사늘한 저를 탓하면서

그저 눈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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