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의미
‘우울증이 있어도 나의 하루는 계속 돼야 한다. “라는 제목을 지을 당시 사실 그 의미는 ‘우울증이 있어도 가까운 사람에게는 숨겨야 하는 현실’과 더불어
우울증이 있다고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이 현실에서 ‘돈’이라는 것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아파서 병원에 가려면 돈이 필요하듯 우울증에 걸려 병원에 가려면 돈이 필요한 것은 동일하다. 아니 심지어 약값은 더 비싸기도 하다.
또, 우울증이란 게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밥도 안 먹고 가만히 있기만 한다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우울증은 합병증처럼 충동성이 심해서 폭식에 걸리기도 하고,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과하게 이것저것 시키는 것도 만만치 않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면서 견디는 스트레스와 더불어 견디고 있다면 그 불안과 충동은 몇 배로 커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쉬면 쉬어서 우울증 탓같아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일상생활을 해나가면 충동성이 높아지기 쉽다.
참 어렵기도 어려운 병이라지
나 같은 경우에는 그나마 카드에 한도가 있다는 것이 다행일 지경이다.
또, 집이 넉넉해서 마음껏 ‘우울’만 해도 되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겠느냐만은
그런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우울해서 나으려고 병원에 가고 병원에 가기 위해 일을 하고 일을 하면 충동성과 불안감이 높아지고 그럼 더 우울해지는
이 악순환 같은 일상 속에서 우울증을 오래 앓는다는 것은 어쩌면 정말 가벼운 초기에 발견하거나 가벼운 증상인 사람을 제외하면
왜 장기 복용자가 많고 장기적 환자가 많은지는 당연한 일 일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와중에 사람인지라 외로움도 타고 우울증에 쥐약인 외로움은 상대방에게 폭탄과 같은 일을 저지르기도, 옭아매기도 하는
정상적인 인간관계도 힘들어지기 쉬운 병인지라, 뭐가 이리 복잡하고도 연결되지 않은 곳이 없는지 참 고독한 병이다.
물론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라고 상대방을 괴롭히는 일이 정당화된다거나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분명 잘못된 일이고 자기가 상대방에게만큼은 더 나은사람이고자, 그리고 그래서 앞으로 내 병도 더 나아지고자 한다면 절대 해선은 안될 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때때로 순간순간 혹은 그렇게 노력한다고 해도 확실히 우울증이 있는 사람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도 쉽지 않다.
이 얼마나 거지 같은 일상인가.
돈은 벌되 고독하고 충동적이고 불안한 감정이 휘몰아치는 낮과 죽음과 잠과 사투하는 밤을 겪는 우울증 환자들은 결국 찾지 말아야 할 삶의 이유를 매일같이 찾는다.
당신은 지금 삶의 이유를 고민 중인가?
아니라면 정상일 확률이 높을 것이고, 그렇다면 당신을 위로하고 싶다.
삶의 의미란 없다.
내가 주지 않는 한 내가 주기 전까지는.
의미를 찾지 말자. 일상을 보내되 의미와 동일시하지 말자.
반복되는 매일이 삶의 의미인 사람은 없다.
반복되는 매일을 살아갈 힘을 견디며 한 방울 두 방울 자신의 삶의 결로 물들여갈 뿐 모두가 그렇게 살아간다.
정신 차리자.
삶의 의미는 내가 어떤 의미를 줄겠이냐로 내 주도권인 것이고,
일상을 그냥 흘러가고 숨 쉬듯 살아가는 쳇바퀴 같을지언정 내가 숨쉬기를 반복한다고 숨쉬기를 지겨워하지 않듯
숨 쉬듯 흘러가는 일상이라 생각하자.
단 그 순간순간에 당신이 잡은 주도권으로 하루 오분 일분 한 시간만 의미 있게 살아보자
일분이라도 생각만이라도 내 삶을 물들여보자.
그거만으로도 오늘도 수고가 많은 당신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