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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 Me가 되는 길
3. Speaker가 돼라

Better Me가 되는 첫 번째 비법, 'Reader가 돼라~', 두 번째 비법, '써라, Writer가 돼라~'에 이어  세 번째 비법은 'Speaker가 돼라~'입니다.


말을 잘한다는 게 뭘까요? 

남들 앞에서 혼자 떠드는 게 말을 잘하는 걸까요?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인물도 좋고 책도 여러 권 출간했고 말도 참 잘하는 분입니다. 그런데 그와 대화를 해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기분이 나쁘기 시작합니다. 혼자 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와 단 둘이 대화를 할 때는 그 사람이 거의 90% 혼자 말합니다. 제가 추임새를 넣다가 조심스럽게 제 얘기를 시작할라치면 어느새 또 대화를 가로채갑니다. 여럿이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도 70% 정도 혼자 독점합니다.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아요. 아니 전혀 듣지 않아요. 자기 얘기만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대화하고 있는데 그 주제와 상관없는 주제로 전환해서는 혼자 흥분해서 말합니다. 이건 말을 잘하는 게 아닙니다. 말을 잘하려면 우선 듣기부터 잘해야 합니다. 리스닝이 스피킹보다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조물주는 우리에게 귀는 2개 주고, 입을 1개 주셨습니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더 많이 하라는 뜻이죠. 그래서 모든 대화법에서 경청과 공감을 먼저 한 다음에 말하라고 하죠. 

     

경청이 얼마나 중요한지 제가 실제 사례를 말씀드릴게요.

한 카사노바가 수십 명의 여성을 농락하고 사기를 쳐서 경찰에 붙잡혔는데, 형사가 취조를 해보니 얼굴도 못 생기고 키도 작고 학력도 중학교 중퇴였어요. 그래서 그 형사가 하도 신기해서 카사노바에게 물었어요.

   

<형사>                                                                                          <카사노바>

  

애국가 4절까지 부르면 몇 분 정도 걸릴까요? 5분 정도 걸립니다. 어떤 여자든지 5분만 얘기를 들어주면 다 넘어오더라는 거예요. 이게 무슨 말이죠? 남편들이 아내 얘기를 5분도 안 들어준다는 말입니다. 남편 여러분! 이제부터 아내들 얘기를 5분 정도는 무조건 들어줍시다. 안 그러면... 큰 일 납니다. 

    

자, 요즘은 자기 PR시대입니다. 말할 기회가 수도 없이 많지만 그걸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 별로 없습니다.      

제가 CEO들을 많이 만나는데요. 참 안타깝게 느낄 때가 많습니다. 공식 스피치를 시키면 당황하거나 중언부언하는 분들이 많아요. “시간이 없어서 길게 말할 수 없지만...” 이라거나 제가 말재주가 없어서...”라고 하는 분들이 있어요.      


영국의 비평가 존 러스킨은 “당신이 보고 난 것을 말로 다 표현해보라”라고 했어요. “말로 할 수 없는 것은 모르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죠. 여러분, 언제 일부러 자신이 말한 것을 녹음을 해서 들어보세요. 5분 정도만 녹음해서 10분쯤 있다 그걸 들어보세요. 얼마나 내가 말을 잘 못 하는지, ‘어, 내가 언제 이런 말을 했지?’할 때도 있을 거예요.      


말을 잘하라고 하면 흔히들 성우나 아나운서처럼 말하는 걸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우리가 목소리로 먹고살 것도 아닌데 타고난 목소리를 어쩌겠어요. 그게 아니고, 말을 잘한다는 것은, 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절한 말을 하는 겁니다. 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말을 잘하지 못 한다면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죠.      


2010.10 G20 정상회담 폐막 기자회견장에서 실제 그런 일이 있었죠.      

오바마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장에서 주최국인 한국 기자들에게만 질문을 하도록 기회를 줬는데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았죠. 계속 기회를 줬지만 아무도 일어나지 않자 결국 중국의 기자 하나가 마이크를 들고 질문권을 얻어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영상을 보면서 참 씁쓸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민망해서 웃더군요. 기자가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질문을 하지 않는다? 한국 기자로서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질문을 할 기회가 일생에 몇 번이나 될까요? 말을 못 한다는 건 이런 걸 말하는 겁니다.

      

저는 전문 스피커는 아닙니다만 공식석상에서 말할 기회가 많다 보니 스피치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정리한 12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 시작에서 기선을 잡아라 

청중은 여러분 말을 들을 준비가 안 돼 있습니다. 저는 단상에 올라서면 청중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안녕하십니까?"하고 큰 소리로 인사합니다. 특히 여러 사람이 있어서 주위가 산만할 때는 더 큰 소리로 외칩니다. 이렇게 하면 모든 청중이 나를 집중하게 됩니다. 그런데 의외로 쭈볏쭈볏하며 인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2. "시간이 짧아서~"라고 말하지 마라  

짧은 시간에 그런 말 할 시간이 어딨어요. 스피치 시간이 짧을수록 꼭 해야 할 말을 제대로 하고 얼른 내려와야지요 

3.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 "라고 말하지 마라 

이거 뭐예요? 과거에는 이렇게 말하면 겸손한 사람으로 봐주기도 했지만 요즘 같은 자기 PR시대엔 대접 못 받습니다. 듣는 분들이 “아, 저 사람은 말재주가 없으니 우리가 잘 들어주자” 뭐 이럴 거 같아요?

4. 무슨 말을 할지 미리 생각하고 모임에 나가라

저는 공식 모임이나 사적 모임에 나갈 때 누가 시키던 안 시키던 반드시 말할 걸 준비해 갖고 가요.

TPO라고 하죠?   

T(Time) P(Place) O(Occasion)

시간과 장소, 상황에 맞는 적절한 멘트, 즉 질문, 답변, 건배사 등을 미리 준비하십시오. 못 하고 올지언정 준비는 꼭 해갖고 가십시오. 

특히 건배사 할 때 개나 소나 다 하는 ‘위하여’는 제발 하지 맙시다. 

5. 오프닝과 클로징을 준비하라

기승전결이 필요합니다.  

짧은 멘트의 경우에도 기. 승(은 없더라도). 전. 결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6. 또렷하게 큰 소리로 말하고 끝말을 흐리지 말며  다. 나. 까.로 끝내라 

7. 비언어를 활용하라 

(손, 미소, 아이 컨택, 몸의 방향 등을 적절히 취하라) 

8. (장시간 스피치라면) 짧은 유머를 사용하라

청중들이 지루할 때쯤 다시 집중하게 합니다.  

9. (또 장시간 스피치 할 때) 인상적인 글귀를 인용하라

명언은 압축적으로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집중이 잘 됩니다. 

10. 자신의 사례를 말해라

남 얘기 말고 자신의 스토리를 말해야 진정성이 있고 차별화가 됩니다. 

11. 소리를 질러라. 큰 소리는 기를 살게 한다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회장은, 자살을 결심하고, 아버지 산소를 찾아가 술에 취해 날밤을 새고 큰 소리로 외쳤더니 기가 머리 위로 쫙 올라가는 걸 느꼈다고 합니다. 그 이후 그분은 무조건 들이대기로 했고 그 들이대 정신이 오늘날 자신을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12. 시간은 반드시 지켜라

정해진 시간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아무리 명연설이라도 시간 초과는 땡!입니다. 

      

자, 이런 원칙을 가지고 말하는 훈련을 하시되, 마지막으로 공식석상에서 하는 취임사, 축사, 답사를 하실 때 가급적 원고를 보지 않고 말하는 습관을 들이시길 권합니다.     

공식석상의 인사말은 3~5분이면 됩니다. 짧은 인사말인데도 종이에 적어 가지고 나와서 읽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사실 그 정도 인사말은 얼마든지 외워서 할 수 있어요. 외운다기보다 본인이 직접 작성을 하고 대여섯 번 읽어보면 웬만큼 다 기억할 수 있습니다. 학교 다닐 때 보면 커닝 페이퍼 준비했다가 페이퍼 안 봐도 되는 경우 있잖아요. 페이퍼 준비 과정에서 이미 숙지가 됐기 때문이죠. 보고 읽는 것보다 보지 않고 인사말 하는 게 청중들에게는 훨씬 더 신뢰감을 줍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 준비 없이 횡설수설, 중언부언해서는 안 되죠. 준비는 하되, 보지 않고 연설하라는 거죠. 꼭 필요할 땐 보셔도 됩니다. 비상용으로 페이퍼 준비해서 한두 번 보는 게 큰 흠은 아니잖아요. 그 요령은 원고 작성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는 겁니다. 연설문을 누군가 써주면 그걸 외우기가 쉽지 않거든요. 자신이 직접 쓸 때 물 흐르듯이 쓰게 되고 그래야 외울 수 있습니다. 그 맥락과 흐름을 알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스피치 훈련을 통해 점점 더 나아지는 나, Better Me가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Better Me가 되는 길 시리즈 전체 보기
- 점점 더 나아지는 나 (Better Me)    https://brunch.co.kr/@yesoksk/133-

 - 점점 더 나아지는 나(Better Me), 7가지 비법 https://brunch.co.kr/@yesoksk/132

- Better Me가 되는 길 1. Reader가 돼라 https://brunch.co.kr/@yesoksk/131

- Better Me가 되는 길 2. Writer가 돼라 https://brunch.co.kr/@yesoksk/138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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