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사전 <슬픔에 이름 붙이기>를 읽고
키르(keir) 명사 : 한때 집처럼 느껴지던 장소로 돌아가 수년 전의 사랑스러운 기억을 재현해보려 하지만 어린 시절의 밀랍 인형 박물관을 걷기라도 하듯 기묘한 기분만을 안겨줄 뿐인 불운한 시도.
이니티(innity) 명사 : 자신의 것이면서도 결코 자신의 것이 아닌, 삭막하면서도 집처럼 편안한, 영원하면서도 일시적인, 사람이 없는 방과 사람이 있는 방 사이 어딘가에 머물러 있는 장소인 호텔 방에서 늦은 밤에 느끼는 복잡한 고독감.
크리설리즘(chrysalism) 명사 : 뇌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실내에서 느끼는 양막과도 같은 평온함.
아멘뉴로시스(amenneurosis) 명사 : 밤중에 멀리서 들려오는 기차 기적 소리의 반쯤은 쓸쓸하고 반쯤은 도피적인 고통스러운 울부짖음.
히들드(hidddled) 형용사 : 비밀을 혼자서만 간직해야 한다는 사실에 외로움을 느끼는.
라이덴프로이데(leidenfreude) 명사 : 무언가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스스로에 대한 기대가 일시적으로 낮아지면서 느껴지는 역설적인 안도감. 정체불명의 주인공을 그만큼 응원하기 쉬운 어떤 약자로 뒤바꿔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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