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을 쓰고 싶다.
탁탁탁탁. 백스페이스를 연신 눌러 댔다. 꽤 오랜 시간 이리저리 방황하던 단어들은 결국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오른손으로 마우스를 잡아채고는 좌우로 흔들기 시작했고 왼손으로는 자연스레 턱을 괬다. 얼굴은 컴퓨터 화면과 한층 더 가까워졌다.
브런치키워드가 보였다. 브런치키워드는 키워드별로 글을 한데 모아 정리해 놓은 곳이다. 여러 개의 키워드 중 '글쓰기 코치'가 눈에 확 들어왔다. 딸깍하고 클릭하자 수많은 글들이 보기 좋게 정렬되어 나타났다.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도 있었고 자기 글에 대한 부끄러움을 고백하는 글도 있었다. 힘들었던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낸 글을 읽을 때에는 감정이 북받치기도 했다. 명료하고 아름답게 무언가를 표현한 문장을 만나면 입이 살짝 벌어지며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그래, 무릇 문장은 이래야지.
그러다 문득 좋은 글이란 뭘까라는 의문이 든다. 글의 목적에 맞게 잘 풀어낸 글일 테지. 기사는 기사대로 논설문은 논설문대로 시는 시대로 소설은 소설대로 수필은 수필대로 말이다.
난 소설을 쓰니 어떤 것이 좋은 소설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본다. 입체적인 인물 묘사, 짜임새 있고 탄탄한 구성, 독특한 소재, 선명한 주제 의식. 뭐, 이런 것들이 있어야 할까? 무언가 빠진 것 같다. 대중성? 아닌 것 같았다.
무릎을 탁 치며 고개를 끄덕이며 때로는 티셔츠의 밑단을 잡아 눈가로 끌어올려 눈에 살짝 고인 눈물을 찍어 내며 본 글들은 돌덩이처럼 딱딱한 마음을 한 순간에 쪼개고 깨트리는 힘이 있는 글들이었다.
도대체 그런 힘은 어디서 나올까?
글쓴이의 진지한 고민과 성찰의 시간이 담백하고 진솔하게 글에 담겨 있기 때문일까?
나는 그런 글을 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