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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한테 한번 물어보세요.

엄마 아빠랑 사는 거 행복해?

by 효돌이작까야


어느 날 문득 루똥이가 우리 가족원으로 살아가는 게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괜스레 알 수 없는

불안이 훅 밀려온 적이 있다.

어디서부터 찾아온 불안인가.. 가만히 생각해 본다.


불안의 이유.
1. 좋은 부모라는 확신이 없다.
더 정확히는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건지 모르겠다.
2. 다른 가정에 비해 해주는게 없다.
3. 아이는 F, 엄마는 TTTTTTTTTT
4.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하다.
5. 교육에 열정 있는 엄마가 아니다.
6. 화만내는 엄마를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위 여섯 가지 이유가 가장 큰 이유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떤 대답을 듣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아이에게 물어봤다.

“루똥아, 루똥이는 이 세상에 왜 왔을까?”

그랬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엄마랑 아빠 보고 싶어서 하늘나라에 거 엄마 아빠를 선택한 거야.

그리고 이 세상이 궁금해서 내려온 거야, 하늘에선 이 세상을 못 보잖아 “


안도감이 후욱 밀려왔다. ’ 우리 아이가 나를 싫어하지 않는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고, 곱씹을수록 진하게 심금을 울렸다.

말 한마디의 힘이 이렇게나 클 줄이야.

정말 너무너무 고마웠다.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는 시기가 얼마나 남았을까 생각해 보면… 그리 길지 않을 것 같았다.

사춘기가 오면 “다녀왔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네. 아니요 ” 이 정도의 소통만 가능하다고 하니까.

이때가 5살이니까 앞으로 길어야 5년? 6년 남을 걸까?

짧은 시간인데 이 시간 동안 아이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기록하며, 혹시나 아이와 거리를 둬야 할 때 꺼내보는 추억들이고 싶다.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 무엇일까?

다른 가정에 비해 더 많이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감정적인 아이에게 사고적인 엄마는 무얼 해줄 수 있을까?

물질적 풍요는 어떻게 느끼게 해 줄까?

어떤 교육을 더 해줘야 할까?

엄마를 좋아하게 만드는 건 어떻게 하는 걸까?

.

.

.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다른 가정과 비교만 되고 나 자신이 작아졌다.

당장 바뀌지 않을 현실에 고립되어 가는 거보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로 생각을 바꿔본다.

좋은 부모, 가른 가정에 비해 더 많이 해줄 수 있는 것, 더 많은 교육, 엄마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 사랑이다.

감정적인 아이의 표현에 벅차고 힘들어질 때가 정말 많지만 그 또한 사랑으로 기다려주고 수용해 주는 것.

할 수 없다고 생각이 들지만 나만 할 수 있는 것이 진심으로 사랑을 표현해 주는 것이었다.


아직까지도 미흡하지만 노력 중에 있다.

감정이 앞서는 아이가 힘들어할 때는 시간을 주는 일.

안아 달라고 하기 전에, 마음의 안정이 필요할 것 같을 때 먼저 안아주는 것.

아침에 일어나 밝게 웃으며 손 흔들어 주는 것.

세끼 밥 먹 듯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것.


루똥이의 엄마로서 나만이 할 수 있는 그 일.

사랑을 부어주는 일.

아이가 원하는 표현과 방식으로.


하루에 세 번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해줘 보자고요.

자기 전에 꼭 안아주고, 일어나면 환하게 웃어주고요.


아이를 위하는 만큼 나 자신도 위해주고!

왜냐! 아무리 부족한 나 자신이어도 우리 아이가 나를 부모로 만나려고 하늘에서부터 골랐다고 하니까.

목숨보다 귀한 나의 아이가 선택한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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