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와 썸남에게 보이는 내 모습이 같을 순 없잖아요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생각보다 정말 멋진 사람이다.
부당한 일에 당당하게 나설 수 있고 다른 사람 이야기를 깊이 경청하고 공감해주는, 배려심이 넘치고 따뜻한 사람이다. 책임감있는 말과 행동을 하며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자신감과 어디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강인함을 갖고 있다.
'처음 보는 나를 잘 알지도 못하며 칭찬이라니?' 의아할 수 있지만 사실이다.
본인도 모르는 수만가지 모습을 나는 알고 있고, 이제 당신과 함께 그 중 가장 멋진 모습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려 한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보다 '나에게도 이런 면이!'라는 말로 스스로를 놀래키고 싶다면 말이다. 이렇게 [내 안의 1000개의 페르소나]는 어제보다 오늘 더 나아지고 싶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나는 사람들이 가진 장점과 재능을 잘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
오은영박사가 아이들과 부부의 생활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면, 나는 사람들의 장점을 더 부각시켜주고 그들의 재능을 수면 위로 올려 파도를 치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칼 구스타브 융의 분석심리학에서 찾은 '페르소나'가 이를 실현시켜줄 마법의 열쇠였다. 그래서 1년반 가까이 관련 서적과 논문, 해외 아티클 등을 읽고 분석하며 일상에서 사용 가능한 페르소나 프레임워크를 제작했다. 2011년에 제작했던 프레임워크를 2012년에 보완을 하였고 브런치북의 내용도 일부 수정 및 추가했다.
한층 업데이트된 [내 안의 1000개의 페르소나]에서 숨겨진 당신의 멋진 페르소나를 찾길 바란다.
# 의외의 모습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의외의 모습'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무뚝뚝한 부장님이 달달한 목소리로 가족과 통화할 때, 직장에선 조용한 친구가 밖에서는 수다쟁이가 될 때, 털털한 친구가 연애만하면 극도로 예민해질 때 말이다. 이렇게 가족, 직장, 친구와 같은 특정 환경과 관계에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인다. 아니,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직장에서처럼 집에서 상사 역할을 하면 안 되고 친구를 대하듯 직장 동료에게 행동하면 안된다. 가끔 직장과 직장 밖의 환경을 구별하지 않아 발생하는 오류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문장이 있다.
'너 내가 누군지 알아?'
위와 같이 독립적인 환경에 따른 '의외의 모습'이 있는 반면, 갑작스러운 순간에 '의외의 모습'을 발견할 때도 있다. 모두 한번쯤 '오! 나에게도 이런 면이?'라고 놀란 적이 있을 것이다. 업무 마감 전에만 나오는 미칠듯한 집중력과 속도 혹은 수줍음 많은 내가 발표를 기가 막히게 잘할 때, 아니면 낯을 가린다는 배우가 연기할 때 180도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세삼 놀란다. 나는 이 모습을 '슈퍼파워'라고 하는데, 강한 열망과 의지가 맞물리는 특정 순간에 나타난다. 슈퍼파워는 신기루처럼 갑자기 생겼다 사라지는 새로운 모습이 아니라 그동안 내 안에 존재했지만 잘 보이지 않았던 '또 다른 나'다.
# 가끔 그런 사람
우리는 무의식과 의식을 끊임없이 오가며 '또 다른 나'를 보여준다.
가족과 애인을 대할 때 달라지는 모습은 무의식적이지만, 중요한 행사에서 큰 목소리와 제스처로 발표를 성공적으로 이끄려는 모습은 '슈퍼파워'를 부른 의식의 결과다. 그렇다면, 이렇게 의식적으로 '또 다른 나'를 보여줄 수 있다면 제대로 확실하게 이를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 마치 직장에선 함께 일하고 싶은 긍정적인 동료이자 집에서는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따뜻한 아빠로서 말이다. 그저 수면 위로 자주 드러나지 않아 몰랐을 뿐, 당신은 이러한 모습 외에도 수없이 다양한 모습을 갖고있다. 마치 (긍정적인 뜻으로) 빙산의 일각처럼 말이다.
# 다듬어지길 바래요
그래서 더 이상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원래'는 '처음부터 또는 근본부터'의 뜻을 갖고 있는데, 우리는 줄곧 하나의 성격을 유지할 수 없는 생명체다. 끊임없이 바뀌어가는 주변 환경과 나날이 축적되는 경험이 어느정도 일관된 생각과 태도를 만들며 나를 조금씩 형성해가기 때문이다. 각자 자신만의 가치관과 태도로 꾸준히 자신을 형성해나가는 사람이 있고 이미 형성됐다고 느껴 스스로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자신을 '형성'하기 보다 '다듬어'가는 사람이고자 한다. 형성이 점점 모이고 쌓이면서 어떤 형상을 이룬다는 뜻이라면, 다듬는것은 필요없는 부분은 떼고 쓸모있는 부분으로만 만들어간다는 뜻이다. '이런 나는 참 별로다'라고 생각하는 모습은 버리고 나에게 정말 필요한 모습들로만 의식적으로 나를 다듬고 또 다듬으려 한다. 바로 페르소나를 통해서 말이다.
# 선수를 불러냅시다
스포츠에 관심이 없더라도 축구경기를 한 번쯤 봤을 것이다. 축구팀은 22명의 선수(골키퍼, 수비, 미드필더와 공격수)로 구성되는데 선수가 다치거나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면, 그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감독은 선수교체를 한다. 선수의 특성을 미리 파악해 상황에 따른 적절한 선수배치로 팀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감독의 일이다. 자기 팀에 어떤 선수가 있는지 모른다면 팀 안에 능력자가 있어도 무용지물이며, 상황에 적절치 못한 선수가 계속 경기를 이끈다면 팀은 결국 질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스스로의 감독이다.
어떤 모습의 '또 다른 나'가 있는지 알고 상황마다 적절한 나의 모습을 내세워야 한다. 가족이라는 환경에선 내가 생각하는 아빠의 모습을 가진 선수가, 직장에선 직장인으로 가장 적합한 선수가 경기에 뛰면 된다. 본인이 원하는 모습의 선수, 즉 페르소나를 경기장 안으로 불러보자.
당신은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의외인 사람이다.
그러니까 '내가?', '과연?'이라는 의구심을 갖지 말자. 놀랍게도 당신 안에는 주어진 경기를 완벽하게 소화할 능력있는 선수들이 많이 존재한다. 아직 당신이 경기에 불러내지 않았을 뿐! 그러니 용기를 갖고 불러내라.
당신이 마주한 다양한 문제들을 기가 막히게 상대해 줄 것이다.
당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믿으세요. 당신의 유일한 한계는 당신이 스스로 설정한 것입니다. Believe in your infinite potential. Your only limitations are those you set upon yourself. -Roy T. Bennett, The Light in the He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