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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오 Aug 09. 2024

어머니, 기특이 예정대로 학교 보내실 건가요?

8살이면 학교에 가는 거 맞는데.. 아닌가요?

언어치료실 원장님은 넌지시 물어보셨다.

기특이(태명) 예정대로 8살에 학교 보내실 거죠~?


으잉? 그럼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어딜 보내야 하지?

유치원을 1년 더 다녀야 한다고?

아이는 느리지만 초등학교를 미룰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적어도 '엄마'인 나는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다. 설령 아이를 9살에 보내면 그게 아이한테 과연 좋은 선택일지도 확신이 안 들었다.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아이를 1년 유예시켜서 입학해야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던 나에게 이런 질문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물론 걱정되는 마음에 그러셨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년 미뤄 학교를 보내면 자기보다 한 살 어린 동생들과 학교를 다니게 되는데, 아무리 어린 나이라 해도 그걸 속상해하지 않을까?


아이가 커가면서 느끼는 게 한 가지 있었다.

느리다고 해서 느끼는 감정도 둔한 것은 아니다.

아이는 알고 있었다. 자기가 아이들보다 조금 뒤처진다는 것을..

그래서 속상한 마음을 내비치는 것도 숨기지 않았다. 


"엄마, 나 여기 왜 다녀야 해?"

"응? 언어치료? 기특이가 학교 수업이 조금 어려우니까 여기 선생님들이 도와주시는 거야.

 학교 가서 기특이 힘들지 말라고~"


"...... 엄마, 나 그럼 언제까지 다녀야 해?"

"......................................................."


나는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엄마인 나도 초등학교 가기 전에 끝날 줄 알았던 언어치료가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으니까.


아이는 자기가 언어치료실을 다니는 이유가 또래보다 느려서 다닌다는 것에 분명 속상해하고 있었다.

이런 아이의 마음을 엄마인 나는 어떻게 달래줘야 할지, 사실 그 어떤 좋은 말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냥 매일 우리는 똑같은 일을 묵묵히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것이 당장 어떤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이지 않더라도, 이 길의 끝은 분명 있을 거야 라는 믿음 하나로 말이다.


힘들지만 오늘도 걸어보자 아들~~초딩 된거 늦었지만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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