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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희한하다

공감능력자들과 만났어요

by 양M Mar 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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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 들어가고 우선 달라진 게 있다.


카톡 단톡방이 5개 생겼고 밴드가 1개 더 생겼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종의 당연이다. 요즘 시대 공지사항을 전달 받고 의사소통을 하는 창구로는 일대 다수 연결이 가능한 sns가 주효하다. 예전에 잠깐이지만 내가 카톡 안쓰고 업무를 했었다는게 과연 가능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보안적인 측면에서 양해가 되었을 뿐이다. 현재 카톡방 5개를 살펴보면 놀자치료(30명), 놀자치료원우회모임방(43명), 2022 2학기 고급성격심리학방(25명), 심리평가 1조방(10명), 석사대표단톡방(8명)이다. 밴드는 사람노릇(316명)이다.


중복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며칠 사이 300여명이 넘는 선생님들과 연결이 된 셈이다. 와우! 대단한 일이다. 요즘은 sns로 대통령도 뽑는다는 말을 실감한다. 관심만 가지고 있으면 거의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 진 세상을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외로움을 많이 탄다.


우울증과 같은 심각한 병리현상을 겪는 경우도 흔하다. 회사에 주 1회 출근하고, 원한다면 아예 집에서 일하는 억대 연봉받는 IT기술자들이 있다. 실력만 있다면 가능하다. 꿈의 직장에 일하는 그들이지만 사람을 만나지 못하니까 재미없다고들 한다. 사실이다.




수십만명 팔로워를 가진 사람이 자살한다. 수백억원을 가진 사람도 자살한다. 나는 이도저도 아니고 주변에서 부럼을 살만한 사람이 아닌데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 나만 생각하면 이미 실행했을지 모르는 일이다. 주변에 사람들을 생각하자니 그런 생각을 한 자체로 미안했다. 부끄러웠다. 이처럼 사람은 혼자가 아닌 여럿으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닐까 한다.


‘인간에 대한 이해. 사람에 대한 공부’를 하자고 대학원에 들어왔다. 단톡방 몇 개 늘었다고 정신없다 핑계할 일이 아니다.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의 기회가 열렸음을 받아들이는 게 순리다. 한 사람의 인생이 내게로 오는 일이 아닌가.


신입생이라고 식사도 대접받고, 꽃다발도 받았었다. 배움 이전에 인간적인 관계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상담심리 전공자’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감사하다. 요즘 같은 사회 분위기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정스러운 에너지 충만이다. 새로운 세계에 발들인 것만은 분명하다. 추석 명절에 교수님들께 선물을 빼놓지 않는다는 것은 마음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단톡방에서 상품권 선물을 하자고 다들 의견을 모았다. 조교 선생님 통해 전달 보다는 석사과정 선생님이 함께 드리자 했다. 그 정성에 동참하고 싶었다. 전달 일정에 맞춰 시간을 냈다.


처음에는 일정이 안 맞았던 아내도 때맞춰 퇴근해서 함께 했다. 천*문, 박*아 교수님 연구실에 들러서 석사과정생 일동의 작은 마음을 전달했다. 늘 카톡에 공지사항 등을 띄워주시는 이*영 연구조교 선생님도 가까이서 만나는 자리였다. 향파관 506호가 천*문 교수님 연구실이었다. 4층 서편 끝에는 박*아 교수님 연구실이 있었다. 상담 시설도 갖추고 있었다. 아늑한 위치에 있구나.. 싶었다. 선물을 전달했다. 종이컵에 차 한잔을 비우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5학기 이*남 선생님을 처음 뵙는 자리가 되었다. 선배님으로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들을 해주셨다.


참.. 희한하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 오랜시간 알고 지냈던 사람에게도 하지 못했던 마음을 꺼내놓게 된다는 사실들이 말이다.


상담자의 막중한 책임이 바로 그런 부분에 있지 않을까 싶다. 감히 내담자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니까 말이다. 자신의 감정을 객관화해서 바라보는 능력을 봤다. 서로가 공감하고 경청하는 모습에 나 또한 편안해졌다. 마음을 나눴다. 따뜻했다. 오늘 시간 내기를 참 잘했다.@



#세상만사감사 #값을수없는선물이은혜입니다감사해요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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