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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el Aug 30. 2022

그래도 해야만 할 때

결국은 나를 위해서

우여곡절 끝에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반대하는 결혼은 갈등이 조금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이제는 결혼을 준비할 수 있게 된 정도.


고작 약 한 달에서 두 달 정도의 시간이었지만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고, 가장 많이 울었던 것 같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 또 내 부모에 대해, 내 주변에 대해 수 없이 많이 생각하고 정리해야 했다.


중심을 잡아야 했다.

그리고 불편하고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이기적이게 나만을 생각할 것인가, 모두가 평화로울 수 있도록 내가 또 불편함을 견뎌내야 하는가는 참 힘든 일이었다. 

사람은 늘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일 수밖에 없어서 힘든 상황에 닥치면 결국은 나부터 위하기 마련이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 혹은 나를 상처 줄 것이 뻔한 상황인 것을 알 때 모두 두려움을 느끼고 행동하기 싫어진다. 그래서 참 많이 고민했다. 



그렇지만 결국 나는 "나"도 중요하지만 내 가족도 중요했다. 그래서 행동했다.

아니 어쩌면 또 나는 "내"가 중요하니까 한 행동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7월 내 생일

나는 혼자 부모님 댁에 찾아갔다.

꼬인 상황을 풀기 위해서.

가는 그 길 위에서도 나는 불안하고 걱정되고 긴장되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택시 기사님께 내 상황을 말하고 조언을 구할 정도였으니.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을 행하기 위해 부모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부모를 설득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일을 저지른 것에 대해 화를 냈고 이기적이라며 비난받았고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밖았다며 혼이 났다.


한편으로는 나는 잘못한 게 없노라 생각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는 잘못한 게 있었다.

내 결혼에 대한 선택과 행동은 잘못한 것이 아니라고 스스로 확신했다.

하지만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 부모의 가슴에 대못을 밖은 것, 부모를 조금 더 잘 설득하지 못한 것은 나의 잘못이 맞았기에 나는 잘못한 것이 맞았고 용서를 구했다. 


결국은 부모와 자식이라고.

절대 꺾지 않을 것 같던 그 독한 아빠 입에서 '내일 그 친구 오라 그래'라는 말이 나왔을 때 안도했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 되리라고 일말의 기대를 했을지도. 

사실 오라고 말하지 않아도 막무가내로 와서 밀어붙일 생각이기도 했지만.


부모-자식

평생을 함께 해왔는데도 서로의 의견이 부딪혀 상처를 줄 때엔 남보다도 더 상처를 주는 사이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는 정말 그 관계를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게 불효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쩌랴 결국 사람은 나를 위하게 되는 것을.

하지만 그 상황을 극복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결국 부모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부모와 사이가 불편한 것을 참지 못하겠는 것도 나이고, 축하받지 못하는 결혼을 하는 것을 참지 못하겠는 것도 나이다. 그렇기에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결국 내가 움직여야 하는 것이었다. 설령 그 상황이 너무 힘이 들어도. 



첫 번째 기회가 있었을 때 나는 행동하지 않았다.

뒤로 물러섰다.

'어차피 상처 줄 거 뻔한데 나는 가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상황을 더 크게 키웠다. 감정의 골은 더 깊어졌다.

하지만 나는 첫 번째 기회를 놓친 것을 크게 후회하진 않는다. 

두 번째 기회가 올 때까지 나는 나를 돌볼 수 있었다. 

내가 행동할 수 있는 힘, 용기, 마음이 생길 때까지 기다렸으니까. 

조급하게 해야만 한다기보다 언젠가는 해야만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때는 내가 정하면 된다. 

결국은 또 나를 위해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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