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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11. 2023

아말피의 밤, 미니어처와 레몬첼로

-Amalfi,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선


1박 2일로 다녀온 아말피의 밤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지난 여정 <아말피, 지중해 최고의 절경 속으로> 편으로 발을 살짝 담가 본다.  


   여왕님이 돌아오시면 꼭 모시고 가야 할 명소..  이탈리아서 살면서 언제인가 꼭 한 번 다녀올 거라 생각하던 명소를 이제야 다녀온 것이다. 아말피(AMALFI).. 아말피는 이탈리아의 20개 주 가운데 지중해를 곁애 둔 깜빠니아(Campania) 주 살레르노(Salerno)에 속한 해양도시이다. 이곳에 사는 시민들의 수는 겨우 5천 명 남짓이나 시민들의 수 보다 관광객이 더 많은 곳이랄까.. 


우리 집 바를레타의 아드리아 해서부터 지중해 아말피 이동 경로를 표시한 지도와 경로 그리고 시간..


   그리스 신화에 등장한 제우스의 아들 헤라클레스가 사랑한 당신의 연인 아말피라는 이름을 따서 오늘날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므로.. 얼마나 아름다우면 작명을 그렇게 불렀는지.. 그래서 짬짬이 아말피의 정보를 머릿속에 담아두었다. 그리고 이틀 전 내가 꿈꾸던 그곳을 향해 자동차의 시동을 걸었다. 첨부해 둔 우리 집에서 아말피까지 가는 거리는 대략 200여 킬로미터로 자동차로 이동하면 3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곳이다. 지도를 참조하면 아드리아해서부터 지중해로 이동하는 것이다. 



네비의 도움으로 단 한 차례도 실수 없이 아말피의 이웃 도시인 살레르노(Salerno)를 바라보는 언덕길 위에 도착했다. 이때부터 가슴을 울리는 설렘 가득.. 장차 다가올 아말피가 눈에 선했다. 그리고 마침내 아말피의 심장부에 도착했다. 여기까지 아말피 관련 몇 가지 기록을 남겼다.



-아말피 1박 2일 첫 공개

-아말피, 최고의 경관에 깃든 흑과 백

-아말피, 지중해 최고의 절경 속으로

-아말피서 만난 최고의 보물

-아말피의 밤, 미니어처와 레몬첼로


아말피에 가면 눈여겨 봐야할 풍경이 있다. 위 자료사진은 물론 관련 포스트에 등장하는 풍경 속에 짙은 녹색의 그물이 절벽에 길게 펼쳐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연경관을 헤치는 흉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물 아래는 레몬(리몬, Limon)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규모가 작은 과수원이 절벽 곳곳에 매달려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아말피서 하룻밤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용케도 벼랑 끝에 매달린 레몬 과수원을 만날 수 있었다. 운 좋게도 이 과수원은 수확을 앞둔 모양인지 속이 훤히 들여다 보였다. 지중해의 따사로운 볕과 바다향기와 과일이 잘 익을 수 있는 일교차 등이 잘 어루어지면서 최고의 레몬이 탄생되는 것이다. 이곳 사람들의 수익이 되는 레몬첼로(리몬첼로, Limoncello)의 주재료인 레몬은 이렇게 탄생하는 것이다. 일단 아말피의 밤 속으로 들어가 리몬첼로의 인기를 들여다보기로 한다.



아말피의 밤, 미니어처와 레몬첼로

-Amalfi,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선



   서기 2023년 4월 11일 오전 2시경,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는 진공상태로 변했다. 한 이틀 봄비가 오시더니 곧 음산한 날씨로 변하며 사람들이 벗어둔 겨울옷을 다시 챙겨 입는 모습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의 꽃샘추위와 비슷한 날씨가 며칠 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음이라곤 1도 안 들리는 현재 키보드의 달그락 소리만 들린다. 참 분위기 좋은 봄밤이다. 이때 열어본 아말피 여행의 풍경이 운치를 더하는 건 두말할 나위 없다.



제우스의 아들 헤라클레스가 사랑한 연인의 이름 아말피의 밤 풍경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탈리아 남부 지역의 문화와 관습을 엿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 속에 아말피 시내의 밤이 찾아오고 있는 것이다. 



주차장에 주차를 해 놓고 먹거리도 챙길 겸 시내로 이동하니 맨 먼저 반겨주는 풍경이 소인국을 연상케 하는 미니어처가 눈길을 끌었다. 작은 물웅덩이를 만들어 놓고 쉼 없이 물을 흘려보내고 있는 이곳에는 동전을 던져 넣고 소원을 빌면 행운이 찾아온다나 뭐라나.. 



여트막한 물속을 들여다보니 의외로 행운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았을까..



작지 작은 연못 위에 설치해 둔 미니어처의 크기는 대략 새끼손가락만 한 크기로 이곳 사람들의 생활문화를 만들어 두었다. 자세히 관찰해 보니 대단한 작품이자 아말피 요정에 어울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얼마나 정교하게 만든 작품들인지 여행자의 발길을 붙들어 놓을 만했다.



작은 도시의 크기에 걸맞게 좁은 공간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사람들.. 아말피 시내는 아말피 해안선을 따라 길게 고불고불 이어지는 계곡 중에서 가장 넓은 장소에 지어졌다. 



척박한 지리적 환경을 극복하고 삶의 터전을 잡은 사람들..



그들의 삶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건축물의 꼭대기에 낯익은 분이 보인다. 이탈리아 남부의 독특한 건축양식이 중북부와 우리가 살고 있는 바를레타의 교회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아말피에 밤이 오시면서 시내 입구를 잠시 돌아보다가 다시 자동차가 주차된 주차장 앞의 방파제로 이동하여 가로등 불빛에 비친 아말피 해변의 바닷물빛을 들여다봤다. 찰랑 찰랑 맑고 투명한 바닷물이 나를 반겨준다.



그다음 다시 발길을 돌려 시내로 향했다.



사람들은 버스터미널과 주차장에서 이어지는 통로를 따라 시내 중심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만난 관광객들 다수는 영어권에서 온 사람들인지 젤라또 가게 주인은 물론 제과점에서도 영어로 대화를 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아마도 그들 다수는 나폴리로 여행을 왔다가 이곳에 들른 듯.. 물론 다수의 가게에서는 이탈리아어를 쓰거나 나폴리 방언을 사용하고 있었다.



아말피에 밤이 오자 초저녁에 만났던 풍경들이 포근한 조명을 입고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어슬렁 어슬렁.. 천천히 천천히 시내 중심을 이동하는 나..



부활절을 앞둔 시점이라 그런지 리스또란떼를 찾는 사람들이 적었으며 이들은 예약 손님이 아니라 즉석에서 음식을 주문해 먹는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별 영양가(?)도 없어 보이는 풍경 하나.. 아말피에서 딱 하나밖에 없는 슈퍼마켓이 이렇게 좁은 ㄱㄹ목 끄트머리에 꼭꼭 감추어져 있는 것이다. 슈퍼에 들어가자마자 이 동네에 사는 또래의 한 사람이 말을 걸어온다. 자기가 선장 출신이라나 뭐라나.. 그랬더니 주인이 "선장(capo, capitano)이 맞아요. 쬐끄만한 보트의.." 하며 깔깔댄다. 그래서 슈퍼를 나설 때까지 그분에게 "까빠땅! 까삐땅!.."하고 불러주었더니 좋아라 하며 키득거린다. 참 재밌는 사람들..



이날 시내 중심으로 이동하는 관광객들은 적지 않았지만 식당의 풍경은 한산했다.



파리가 날리는 가게와 상점을 카메라에 담을 때는 늘 양해를 구한다.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가게 안에는 레몬으로 만든 사탕과 과자는 물론 각종 파스타들이 눈길을 끌었다. 레몬첼로를 파는 이 가게는 손님들이 무시로 들락거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레몬첼로의 위력을 잘 알지 못했다. 

.


그리고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가게들을 다시 어슬렁으슬렁..



사람 사는 세상의 풍경은 다 거기서 거긴지.. 그나마 아말피의 밤에 만난 옷가게는 썰렁했다.



이곳저곳 개점휴업인 가게들이 많았으며 그나마 식당에는 저녁 손님들이 찾아들었다. 아마도 그들은 하루종일 아말피해안 곳곳을 헤매고 다녔을 것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자 먹어야 살지..



이곳저곳을 살피는 재미도 솔솔 하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출입하는 한 가게 들러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기록을 남겼다. 그 유명한 레몬첼로를 구입하려는 사람들.. 



아말피 특산품인 레몬으로 만든 이탈리아 전통 술 '레몬첼로'는 알코올 농도가 40도로 독주이다. 차게 마시면 더 맛있다고 하지만 솔직히 나의 취향은 아니다. 너무 높은 도수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가게에 들른 사람들은 레몬사 등 관련 제품을 한 보따리(?)씩 구매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아말피 최고의 특산품을 선물로 챙겨가는 것일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게는 단연코 와인과 위스키는 물론 레몬첼로를 파는 가게인데 칵테일로 마시는 래몬첼로의 종류는 다양하다. 위키백과에 등장한 자료를 정리해 보니 이러하다.


레몬토닉 = 팔리니 리몬첼로 30ml + 토닉워터 90ml + 얼음
오란첼로 = 팔리니 리몬첼로 30ml + 오렌지주스 90ml + 얼음
자몽첼로 = 팔리니 리몬첼로 30ml + 자몽주스 90ml + 얼음
베리첼로 = 팔리니 리몬첼로 30ml + 크랜베리주스 90ml + 얼음
아말피 선라이즈 = 팔리니 리몬첼로 30ml + 오렌지주스 90ml + 그레나딘 시럽 15ml + 얼음
아말피 선샤인 = 팔리니 리몬첼로 30ml + 오렌지주스 60ml + 레몬주스 30ml + 얼음
아말피 선셋 = 팔리니 리몬첼로 30ml + 망고주스 30ml + 크랜베리주스 60ml + 얼음



서두에 이렇게 써 두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한 제우스의 아들 헤라클레스가 사랑한 당신의 연인 아말피라는 이름을 따서 오늘날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므로.. 얼마나 아름다우면 작명을 그렇게 불렀는지.. 



사랑을 할 때는 맨 정신에는 어설픈 것인지 지중해의 빼어난 아름다움에 반한 헤라클레스에게도 걸맞은 향기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칵테일에 녹아든 아말피 요정을 아예 통째로 마신 듯한 시츄에이션..



그 달콤함이 젤라또에 묻어나 혓바닥으로 핥고 또 빨아먹으며 아말피를 사랑했을까..



하루종일 싸돌아 다닌 결과 서서히 피곤이 몰려온다. 잠자리에 들 시간..



나의 습성에 따라 챙겨 온 침낭으로 차박을 하며 아말피의 하루를 서서히 정리하기 시작한다.



아말피의 특산품인 레몬첼로가 볼수록 눈길을 끈다.



이날 나는 레몬첼로를 절대로 절대로 저얼대로 구입하지 않았다는 거.. ^^



아말피 버스터미널의 풍경도 서서히 저물어가며 졸고 자빠졌다.



사내 중심 바닷가에 마련된 주차장에 하루종일 나를 태우고 돌아다닌 애마가 잠을 청하고 있다. 차박의 주차료는 28유로.. 어디든 관광명소에는 비싼 비용을 물게 된다. 바를레타의 우리 집 앞에서 주차금지 시간을 미리 챙기지 못해 벌금 82유로를 문 적이 있으며 견인차로 이동된 자동차를 찾아오느라 150유로를 날린 일도 있다. 그래서 이곳 이탈리아 사람들은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함부로 주차를 하지 않는다는 거.. 



차박을 하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한국에서 집을 지키는(?) 하나를 생각하다가 곧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이날은 희한하게도 곯아떨어졌다. 그게 레몬첼로 탓이 절대도 절대로 저얼대로 아니란 거.. ^^


Amalfi, la miniatura che ti ricorda una piccola nazione
Il 11 Aprile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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