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편성준 <살짝 웃긴 글이 잘 쓴 글입니다>
『사요나라, 갱들이여』,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 같은 소설로 널리 알려진 작가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에리히 캐스트너의 글을 빌려 머릿속에 떠올린 생각이나 기억이라는 것은 ‘흠씬 두들겨 맞은 개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얻어맞은 개는 몹시 겁에 질려 있기 때문에 누군가 사랑해 주려는 마음으로 다가가도 냅다 도망쳐버린다. 그래서 잡으려 하지 말고 곁에서 같이 놀아주어야 한다. 즉 어깨의 힘을 빼고 상상력과 함께 드러누워 놀아야 좋은 글이 나온다는 얘기다. ( 편성준 <살짝 웃긴 글이 잘 쓴 글입니다> p212)
말이라는 흉기에 찔린 상처의 골은 너무 깊어서 좀처럼 봉합되지 않는다. 어떤 말은 그 상처의 틈새로 파고들어 감정의 살을 파헤치거나 알을 낳고 번식하기도 한다. 말로 생긴 상처가 좀체 사라지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이기주 <말의 품격> P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