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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의 장점

< 윤공룡 그림일기 >

by 윤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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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양쪽 눈의 시력이 1.5로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해있었습니다. 하지만 고2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시력이 나빠지기 시작했고, 결국 칠판이 보이지 않아 수업 시간에는 안경의 도움을 받게 되었죠. 공부하는 자세가 삐딱해서 그런진 몰라도 그 후로도 오른쪽 눈의 시력이 더 많이 떨어지게 되었는데, 안과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한쪽 눈이 나빠지면 잘 보이던 눈이 나쁜 쪽 눈의 시력을 따라가게 돼요."


한창 활동적인 나이에 처음 쓴 안경이 너무나도 불편해 쓰지 않았고, 결국 양쪽 다 시력이 처참히 망가져버렸어요. 이제는 일상생활에 있어서 안경이 없으면 멀리 있는 사물은 보이지 않아 잠잘 때 빼고는 항상 착용하고 다닌답니다.


그림일기를 그리면서 캐릭터를 잡을 때, 안경을 씌울지 말지 고민이 많았는데요. 그림에서까지 안경을 착용시키기보단 자유롭게 다니고자 하는 소망을 담아 안경을 그리지 않았어요. 사실 실제로는 안경이 잘 어울리지만, 캐릭터에 안경은 잘 어울리지가 않더라고요. 때문에 실제로 만난 분들께서는 '캐릭터와 머리는 비슷한데, 안경을 착용하시네요.'라고 말씀을 많이들 하셨죠.


안경을 오랜 시간 착용하다 보니 불편한 점도 물론 있지만, 애써 장점을 찾고자 했어요. 첫 번째로, 시력이 좋을 땐 볼 수 없는 새로운 뷰(view)를 볼 수 있다는 것. 늘 선명하기만 한 밤하늘의 달도 시력이 나빠진 후에 안경 없이 바라볼 경우 8개의 달로 보여요. 평상시에 달을 워낙 좋아하던 터라 밤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매력적인 장점(?)이죠. 시력이 나쁜 사람이면서 동시에 난시까지 있다면 새로운 달을 경험할 수 있어요.


두 번째로, 야경의 빛도 번져 보인다는 것.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 초점이 흐려지면 빛이 동그랗게 보이는 현상이 있죠. 그 현상이 눈 앞에 모든 빛들에 펼쳐져요. 야경을 볼 때면 안경을 써서 뚜렷하고 선명한 야경과 안경을 벗고 뿌옇게 번진 야경 두 가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요.


세 번째로, 여자 친구가 안경 쓴 제 모습을 좋아한다는 것. 개인적인 이유지만, 어쩌면 앞의 모든 장점들 보다도 제일 큰 장점일지도 몰라요. 이것 하나면 안경의 단점을 장점이 모두 커버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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