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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i Nov 09. 2020

우리 중 단 한 명만 정규직이 된다고?

초식(初式) 동물들의 고군분투 블라인드 오디션 배틀!


상상공작소 그림책 프로젝트의 이름은 '청년, 그림책으로 말하다'이다.

하지만, 나는 '그림책, 청년을 말하다'로 해석하기도 한다.


<초식初式동물 생존기>는 그림책의 모습으로,

청년들이 겪는 노동인턴생활이라는 청춘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처음 초(初), 법 식(式)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사회초년생들에게 세상은 아직 익숙지 않은 곳이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지쳤고,

"내가 누구인지 상관없어. 어떻게든 정규직이 되어야 해!"라는 일념으로 임했고,

부제 '가면 뒤 얼굴'처럼 가면을 쓴 채 버터야했다.






청년살이에 대해 깊이 고민했던 지난 두세 달 간의 치열했던 시간을 되새기며,

이번 브런치에서는 1. 기획자로서의 과정과 2. 팀 내 과정을 함께 공유하려 한다.


세부 일정은 아래와 같다.


c. ykim all rights reserved


1. 기획 의도와 주제 선정

청년, 그림책으로 말하다 프로젝트는 '성인을 위한' '그림책을 통해' '인문 하기'라는 기획의도를 갖는다.

6가지 세상을 담은 옴니버스 그림책의 특성상, 초반 기획자 회의에서는 책에 담을 주제들을 정했다.

그 결과,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청년의 진로, 소수자, 불안한 심리, 연애와 인간관계, 주거, 노동이 결정되었다.


2. 작가 선정 및 팀 배정

다음으로는 팀을 꾸렸다.

전체 기획자 회의에서 개별 의사와 논의를 통해, 각 주제를 이끌어가기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기획자들이 주제에 배치된다.

그다음, 공모를 통해 선발된 작가진의 의사를 물어본 후 팀별 기획의도에 관심이 있고 포트폴리오상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 글작가와 그림작가를 배정하여 팀을 구성하였다.


3. 팀 별 회의

2020년 8월 28일 팀 배정이 완료된 후 바로 첫인사를 했다.

기획자 회의에서와 마찬가지로, 팀 회의에서도 매 회의 전에 회의 안건과 다음 일정, 생각해 볼 논의점을 미리 제공하였다. 첫 회의에서는 서로를 알아갈 참고용으로 희망하는 바와 본인 스타일 소개, 진행방식, 초식동물 생존기 시놉시스, 타임라인, 사전조사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 서로에게 희망하는 바와 스타일 소개, 진행방식

  첫 회의에서 초식동물생존기팀의 글, 그림 작가로 선정되신 이유와 포트폴리오상 발견한 강점들을 작가님들께 언급했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초식동물 생존기에서 작가분들이 발휘해주었으면 하는 잠재력에 대해 강조했다.

  셋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가기에 서로 조심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혼자가 아닌 함께여서 더 좋은 시너지를 내고 같이 성장하는 기회였다.


기획자로서 나의 스타일은


1. 기획자-글작가-그림작가가 같이 만들어가는 작품이기에, 초기 단계부터 함께 하기를 희망한다.

그래야 진도가 맞고 오해도 줄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 더 좋은 작품이 완성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2. 글 작가, 그림 작가였던 경험 덕분에 가급적 작가들의 영역을 존중하고자 노력한다.

예컨대 미리 전체 아웃라인을 짜서 작가가 자율적으로 시간 안배를 하고 충분한 작업 시간을 확보하도록 했다. 다채로운 상상력 개진과 집중력 향상을 위해 작업 기간 동안에는 회의를 최소화했고, 다른 팀과의 전체적인 통일성에 방해되지 않는 한 크게 제약을 두지 않았다.

3. 여러 번 수정을 거치지 않고 전체 맥락을 모든 팀원이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간 흐름적이기보다는 처음부터 전체적인 얼개를 구성하고 천천히, 꼼꼼히 스토리와 그림을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디테일까지 완성도를 갖추려 했다.


 � 사전조사

  공감을 이끌만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를 구축하고 관계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고증이 필수다. 주제 선정과 팀 배정 후 제일 먼저 여러 동물과 상징, 색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 공부했다. 이야기 전개와 구조를 짜기 위해 작가님들께도 사전조사 내용을 공유하며 선입견과 편견을 뒤집고 사회의 군상과 동물들을 접목해볼 방안에 대해 함께 브레인스토밍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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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식동물 생존기에서 다룰 내용

  기획의도와 콘셉트만 정해졌을 뿐 아직 시놉시스가 나온 아이템이 아닌 관계로, 작가들과의 만남 전에 기획자로서 아이디어를 마련해두었다. 작가진의 영역을 존중하지만 팀을 이끌어가는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만일의 사태를 위한 보험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아이디어는 많을수록 좋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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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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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편집 인쇄 홍보 일정에 맞춰, 9월에는 글, 10월에는 그림 작업에 시간을 할애했다. 전체 일정상 2차 전체회의 전까지 씬 나누기 완료가 요구되고, 큰 틀을 잡은 후 디테일과 숙성을 더하기 위해 위와 같이 일정을 잡았다. 그리고 마감까지 작가님들께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드리고 싶어서 초반에 서둘렀다.


 � 컷 분할/위치

  동물과 청년 생활을 연구하며 고심한 내용을 이제 전체 줄거리로 옮길 시간이다.

모든 팀원들이 몇 가지 아이디어들을 이미 생각해왔으므로 두루뭉술한 줄거리 전개보다는 레이아웃을 보며 논의하는 편을 택했다.

우리 그림책은 옴니버스 한 편당 분량이 13 Spread로 페이지 수로는 26페이지다.

기획자들마다 Spread 구성이 다를 수 있는데 나는 전반부-후반부로 나누어 한눈에 보는 것을 선호한다.

이때 화면 분할과 힘줄 곳, 재미를 줄 곳과 뺄 곳, 색다른 실험을 할 곳, 전체적인 흐름과 장면을 파악하며 내용을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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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아래와 같이 간략하게 작성된 개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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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작가, 그림작가와의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가 확장되고 기-승-전-결 에피소드 분배, 캐릭터 비주얼 구상, 배경, 컷 분할이 구체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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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종합한 의견에 추가로 더 조사한 내용과 근거자료를 입히면 아래와 같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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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오월의 얼굴 출판사, 상상공작소 all rights reserved

4. 홍보


- 텀블벅 펀딩 프로젝트

작가와 기획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출판기념회 초대권과 함께, 컬러 옴니버스 그림책 『오월吾月: 나의 달』과 흑백 옴니버스 그림책『얼굴: 나의 얼굴』을 더 일찍 만나보세요!

☞ 링크: https://tumblbug.com/faceofmay?ref=discover


- 오월의 얼굴 그림책 출판 프로젝트 매거진

1. 상상공작소의 그림책 공작 프로젝트

청년 살이 그림책으로 입문하기, 그림책으로 인문 하기

2. 그림책 프로젝트 시작! - 기획자 주관적 시점

3. 첫 번째, 총괄회의

상상공작소의 그림책 공작 프로젝트의 첫 만남

4. 회의, 수정, 생각 곱하기 100?

그림책 진행과정 - 수취인 불명, 자살방지 클럽

5. 명작의 탄생

<취존 공주> 팀 작업 과정


- SNS (Facebook, Instagram 등)


- 네이버 책문화, Yes24, 알라딘, 독립 책방 컨택


5. 기획자란?


너와! 나의! 연결고리! 이건! 우리! 안의 소리!


Bobby의 '연결고리'라는 노래는 정말 기획자를, 그리고 우리 프로젝트를 표현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기획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기획자는 작가와 작품, 전체를 연결하는 역할이 필수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들에게도, 기획자들에게도 배운 점이 많은데, 그중 하나는 전체를 잡는 축으로써 기획자의 본분과 조화, 흔들리지 않음이다.


마찬가지로 청년은 세대 간, 그리고 나와 세상 사이의 연결고리다.

청년, 그림책으로 말하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더 많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생존법'을 주제로 한 2020 서울 청년 스피치 콘테스트에 지원했다.

공모기간(8~9월)도 예선과 본선 일정(10월)도 우리 프로젝트와 겹쳐 많이 반영되지는 못했지만,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다양한 청년들의 삶을 공유할 수 있는 귀한 자리였다. 청년들의 고민과 해결 과정은 비슷하면서도 달랐고, 다르면서도 비슷했다. 그리고 그 소중한 경험과 감정을 공유하고 싶어 했다.

150명의 참가자들이 순수하고 공익적인 마음으로 자신만의 일상 속 노하우와 사연들을 진솔하게 털어놓는 모습은 청년들이 얼마나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며,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공존의 가치'를 생각하는지 보여주었다.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현대 청년의 삶이 궁금한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너와! 나의! 연결고리! 이건! 우리! 안의 소리!


* 세상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모든 초식(初式) 동물들과 이젠 초식을 탈피한 인생 선배님들을 응원합니다.


c. 오월의 얼굴 <초식동물생존기> 글 작가 김희연, 그림작가 장미소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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