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자 마음 챙김 수행
인간에게는 매우 단순하고 가장 기초적인 움직임입니다. 직립보행이 인류 진화의 열쇠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두 발로 걷는 행위는 무언가를 배우고 익히는데 매우 유리합니다. 인간은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사물을 활용하고 삶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유목생활의 위험과 고단함을 종식하고 무리를 지어 정착하기 시작했고 집단이 커지면서 식량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농작을 시작했습니다.
어위스트라우스는 1952년 걷기가 어떻게 인간의 정체성과 경험에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해 논하며 "직립자세는 인간의 자기 보호에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렇듯 직립의 의미는 삶의 질을 결정짓는 안전과 기술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인류 진화에 토대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걸음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이점 중에 인류라는 넓은 범위에서 현재의 나와 직접 연관되는 것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내 몸을 건강한 몸으로 개선하는 걷기 운동입니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으면서 효과는 확실합니다. 체중조절, 심혈관 질환 예방, 스트레스 완화, 수명 증가 등 여러 가지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걷는 동안 소모되는 에너지는 체내 지방으로 연소시키고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걷기는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좋은 유산소 운동으로 권장합니다. 걷는 보폭, 속도, 거리, 경사면, 개별적, 단체, 기능 강화, 재활 등 상황과 환경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처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걷기는 다리로 내려온 혈액을 심장으로 퍼 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옴 몸에 혈액이 활발하게 돌면 혈관과 심장이 튼튼해집니다. 구체적인 효과로
● 혈압을 10mmHg 이상 낮출 수 있고
● 심근경색으로 오는 사망률을 50%까지 감소시킬 수 있고
● 심박수의 증가로 심장이 강해지며
● 대장암과 전립선암, 위암 등을 예방합니다.
● 체지방을 줄이면서 암을 유발하는 호르몬의 순환을 억제합니다.
하버드 대학의 최근 연구에서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20%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는 것은 노화로 발생하는 신체조절 능력이 저하되는 현상을 지연시킵니다. 또한 창의적 사고와 논리적 판단을 하도록 돕습니다. 학습활동 전 후의 유산소 운동은 학습한 내용을 기억하고 장기 기억 저장소에 저장하도록 돕습니다.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은 학습과 기억 기능을 담당하는 해마의 새로운 세포 생성으로 이어집니다. 어떠한 의학적 처방도 이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 못 할 것입니다. 근력과 균형감각과 신체 움직임의 조절 능력은 뇌기능과 깊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1. 자세
가슴과 어깨를 펴고 배꼽 주변에 힘을 주어 관절이 유연하게 상호작용하며 걷습니다.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히고 부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운동 전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해야 합니다. 걸을 때는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엉덩이가 빠지거나 배가 나오지 않도록 주의하고 발은 발뒤꿈치로 시작해서 앞꿈치, 발가락이 순차적으로 지면에 닿게 합니다. 걸을 때마다 무게 중심이 앞에 내딛는 발로 이동하고 무게를 받는 앞 발에 체중이 가중되지 않도록 무릎을 약간 구부려 충격을 완화시킵니다. 뒷발은 발가락에 약간 힘을 주어 바닥을 밀어줍니다. 팔은 두발을 교차하며 걸을 때 어깨의 힘을 빼고 가볍게 앞 뒤로 움직입니다.
신체 부위별 바른 자세를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참고 : 자생의료재단)
● 상체 - 가슴을 펴고 어깨는 안으로 굽지 않게 합니다. 심호흡할 때처럼 배와 등에 힘을 주세요. 팔꿈치는 90도가량 굽히고 손은 가볍게 주먹을 쥔 채로 자연스럽게 흔듭니다.
● 어깨 평행 - 머리는 좌우로 흔들리지 않도록 유지하고 어깨 높이는 평행을 유지합니다. 척추가 걷는 방향의 중심에 있도록 신경 써서 걸어보세요.
● 다리 - 앞쪽 다리는 무릎을 쭉 펴고 뒤쪽 다리는 무릎을 자연스레 굽힙니다.
● 머리 - 시선은 전방 10~15m를 바라보세요. 턱은 가볍게 당깁니다. 머리를 뒤로 밀듯이 턱을 가볍게 당기세요. 턱을 당길 때 머리가 앞으로 숙여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 발 - 앞쪽 발은 뒤꿈치, 발바닥, 앞꿈치 순으로 착지하고, 뒤쪽 발은 앞꿈치와 발가락에 힘을 주어 바닥을 밀어냅니다. 걷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신체의 무게중심이 발뒤꿈치에서 엄지발가락으로 전달되도록 걸어주세요. 발은 7도가량 바깥쪽을 향하게 합니다. 8 자 걸음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 보폭 - 보폭은 편안한 정도로 걷다가 근력이 향상되면 본인 키의 절반 정도가 적당합니다.
2. 운동 강도와 횟수
처음부터 의욕에 넘쳐 매일 걷기 운동을 하겠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되어 계획대로 안 되면 운동의지가 꺾입니다. 운동 횟수는 일주일에 3일 이상, 시간은 20~30분, 거리는 2km 정도로 시작합니다. 개인의 신체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평소 움직이는 보행 속도와 거리를 고려해서 점진적으로 시간과 강도를 조금씩 늘립니다. 몸이 적응을 하고 체력 수준이 올라가면 약간 빠른 걸음으로 진행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처음 1~2주는 목표량만큼 걷지 못해도 조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차차 걷기가 익숙해질 것입니다.
3. 피해야 할 사례들
골다공증이 있는 중장년층이나 무릎관절질환자는 경사진 곳을 걷거나 딱딱한 바닥을 힘주어 무리하게 걷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오히려 관절질환을 악화시키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족저근막염 환자들도 바닥을 밟는 걷기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너무 오래 걸으면 피로가 쌓이고 부상이 생길 수 있는 특정 질환의 환자들도 주의를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해서 실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명상 'meditation'이라는 단어는 약을 뜻하는 'medicine'이라는 단어와 같은 어원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약은 몸을 치유하고 명상은 마음을 치유합니다. 운동은 신체를, 명상은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쉽게 실행할 수 있는 걷기와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을 접목시킨다면 신체와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최적의 방법이 아닐까요? 머릿속을 정리하거나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산책을 합니다. 반대로 산책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로 복잡했던 머리가 정리되면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영감이 떠오릅니다. 우리의 몸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여러 가지 스트레스 호르몬들이 빠르게 분비됩니다. 그로 인해 각종 대사 과정이 빨라지고 혈압이 올라가며 심박수가 빨라지게 됩니다. 이때 운동을 하면 기분 좋은 호르몬이 분비되고 스트레스 조절 능력이 향상됩니다. 운동과 명상을 한다면 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걷기 명상을 2주 정도만 해도 도파민, 세로토닌 등 호르몬이 증가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국제 학술지 [건강 증진의 관점(Health Promotion Perspectives)] (2018년)
초보자가 10분 동안에 걸쳐 걷기 명상을 간단히 하려면 우선 걷기 시작하고, 몸을 관찰하면서 주변 세상과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고, 사물을 봐야 한다. 발이 땅에 어떻게 닿는지도 유심히 관찰하고 생각해 본다. 이런 감각에 완전히 몰입하려고 애써야 한다. 다른 생각을 과감히 떨쳐내야 한다. 서서히 삶을 새롭게 자각할 수 있는 단순한 행동을 취한다.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즈 인 사이콜로지(Frontiers in Psychology)]
호흡 관찰 등 좀 더 공식적인 유형의 걷기 명상을 하려면 콧구멍으로 4초 동안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 뒤 2초 동안 숨을 참았다가 4초 동안 천천히 입으로 내쉬는 방식(4-2-4 호흡 명상법)을 취해야 하다.
걷기 명상은 균형 감각을 개선하고, 다리를 더 튼튼하게 해 주고, 심박수를 조정하고, 정신 집중력을 높여주고, 정신을 맑게 해 주고, 불안증∙우울증 및 각종 만성병과 극복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이 밖에도 기억력이 좋아지고 기분 전환 등 이점은 매우 많습니다. 걷기 명상을 되풀이하면 뇌가 한 번에 한 가지에만 집중하게 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혈류가 늘고 뇌의 신경세포인 뉴런이 활성화됩니다. 뇌신경가소성이라는 화학적 변화로 뇌기능의 향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기대수명이 100세가 넘는 현대 사회의 건강 지표는 "뇌기능이 얼마나 좋은가?, 근육과 심장(혈관)이 얼마나 튼튼한가?"입니다. 누구나 지향하는 건강한 몸으로 생활하며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노후를 지내는 것이 초고령 사회의 노년을 맞이하는 모든 인류의 바람일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할 때 운동을 습관화하고 최소한의 움직임이 아닌 자신의 몸을 골고루 활용하는 생활이 필요합니다. 시간을 아끼고 많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 간소함과 편리함을 선택하는 시대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을 이루는 현실이지만 잠시 밖으로 나가서 나와 지금을 알아차리는 느린 시간을 가지세요. 몸과 정신의 건강을 함께 챙기는 지속가능한 건강관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