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생의 하루 문법 한 개 뽀개기-3
02 편에 연재한 글은 생경 맞게 IELTS 라이팅 주제로 새어서, 본래 이 연재 시리즈의 제재에서 약간 벗어났었다. 이번 03편은 본인이 매주 영어 스터디 모임을 가지면서 모임 참가자 중 한 분이 The에 대한 애매모호한 쓰임을 또 한 번 제기해서, 01편의 '낯익은 것 → (특별함 The)'을 보완한 문법지식을 전달하려고 한다.
그전에 오래전에 필자가 개발자로 전향하기 위해서 애플의 팟캐스트 시리즈로 자주 즐겨 들었던 팟빵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이 팟빵 진행자로 나오는 임백준 프로그래머가 본인이 멘토로 삼고 싶었던 개발자 중 한 명이다. 이 팟빵 제작된 지는 어엿 8년 전이었으니, 이 분이 지금도 개발자가 활약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임백준 개발자가 쓴 책뿐만 아니라, 번역한 책 중에 '해커와 화가'라는 책(이 책의 저자는 영국의 폴 그레이엄라는 아저씨인데, 컴퓨터 랭귀지 Lisp의 해커이자 와이컴비네이터라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투자처를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그 또한 창업한 회사를 초기에 투자받고 엑시트에 성공한 창업가이기도 한다.)을 재밌게 봐서 임백준 씨가 쓴 여러 책들도 찾아보게 되었고 개발자라면 잘 알고 있는 '백준'이라는 코딩문제 풀기 사이트도 이 분이 만든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최'백준이라는 다른 개발자가 만든 유명한 알고리즘 트레이닝 사이트였다.
여하튼 임백준이라는 개발자는 한 때 미국의 월가 금융권의 한 금융회사 개발직으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이 당시 그가 서울대 수학과 출신이라는 건 빼고는(미국 본토의 원어민들은 아직도 서울대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동남아시아 베트남의 최고대학을 별로 궁금해하지 않듯이 말이다.), 미국 본토에서 알아줄만한 게 없었는데 어쨌든 영어 커뮤니케이션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영어는 한국인이 일반적으로 접근하는 영어에 대한 관점과 완전히 다르다. 위의 팟방에서도 말하지만, 말이란 그때의 상황과 콘텍스트에서 비롯되는 부차적인 전달 수단에 불과하다는 게 그의 중론이다. 그래서 사실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 간의 인터렉티브 한 쌍방향의 소통이지, 한국인들이 죽어라 공부하는 영어는 실상 소통을 위한 본질은 빠져 있다는 말을 한다.
그래서 저 팟빵 말고, 다른 시리즈에서는 한 IT 영문 번역전문가를 게스트로 초대해 놓고는, 대놓고 다른 IT 개발자에게 "영어는 그냥 말하면 되는 거야."라고 말하면서 굳이 영어 전문가를 왜 불렀을까라는 의아함을 자아내게 할 정도였다.
그분이 말하는 바를 백분 천분 아니, 일만 분도 이해한다. 한국의 시험을 위한 영어 공부는 말 그대로 영어를 위한 영어를 하기 위해서 조장한 일종의 '한국에 특화된 현지 영어'에 불과할 수 있다고 필자는 이 글에서 누누이 말했다. 그래서 이 글이 포함된 매거진의 제목도 '기이한 대한민국 현상'도 아니고, '대한민국 기~이 현상'라고까지 작명하지 않았겠는가?
말하다 보니, 사설이 너무 길었다. 각설하고는 싶었는데 각설하기까지 잡담이 많아서 본론은 다음 시리즈에서 연재하겠다.
See you th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