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내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하루를 견뎌내면
어느새 내 곁엔
말없이 따뜻한 사람이
서 있더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버티는 것,
그것이 진짜 강한 선택일 때가 있고
좋은 일이라 여긴 일이
때론 나를 망가뜨리기도 하며
나쁜 일 같던 순간이
뜻밖의 문이 되기도 한다는 걸
역설을 이해한 사람은
남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본다
박애는 말보다
묵묵히 함께 있는 시간에 깃들고
원칙을 넘는 관용은
자신이 받은 상처를 품는 사람에게
서서히 자라난다
좋은 사람은
늘 친절한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만 머무를 줄 아는 사람이다
누군가를 돕기보단
그 사람이 설 수 있도록
자신의 그림자를 거두는 사람
진짜 좋은 사람은
빛나지 않아도
자기 안의 어둠과 화해한 사람이고
먼저 말하기보다
먼저 들어주는 사람이다
결국,
내가 인간의 품격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날들이 쌓일수록
좋은 사람은
어느덧 내 옆에
말없이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