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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잔향 14화

너를 등에 업고

by 이제이

말은 언제나

의식을 지난다

한 번 더 생각하고

때론 숨기고,

때론 꾸며낸다


그러나 몸은 무의식이다

배운 적 없는 듯

익혀버린 마음이

행동이 되어 흐른다


심장은 가슴에 있고

생각은 머리에 있으니

말은 늘 생각을 거치고

진심은 몸으로 드러난다


나는 이미

400년 된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는 고목이 되었다


그런데도 너는

왜 자꾸만

똑같은 것을

확인하려 하는가

긴 말로, 늘어지는 설명으로


말보다

너를 등에 업고 싶다

딱 붙어

숨결을 맞대고


그 두려움이라는 놈을

달래듯

잠재우고 싶다

아무 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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