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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 Aug 06. 2023

정신에너지를 유지하는 통제의 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 25화 프로이트 정신에너지 시리즈 2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는 지난 2년간 두 여자, 유영과 캘리의 내밀한 이야기가 담긴 편지를 시간순으로 엮은 공동매거진입니다. <잃시상>은 평범한 직장인 유영이 우연히 심리상담전문가 캘리를 만나 서로의 감정일기를 편지 형식으로 나눈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던 유영이 캘리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감정의 바다에서 유영(游泳)할 수 있게 되는 성장 스토리입니다.


제25화 ‘프로이트 정신에너지 시리즈 2 정신에너지를 유지하는 통제의 힘'은 주는 거 없이 그냥 눈에 거슬리는 사람에 대한 유영의 소소한 이야기입니다. 유영과 캘리, 두 여자가 감정일기를 교환하면서 풀어가는 이야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는 격주로 발행됩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선생님의 지난 피드백을 통해서 정신에너지를 뺏기지 않고, 유지하는 법을 조금씩 익히고 있습니다. 프로이트의 정신에너지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하니, 에너지 보존법칙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더불어 지랄 총량의 법칙과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도…  프로이트가 인간의 정신도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할 수 있으며, 양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지 않았다면, 저처럼 이리저리 끄달리는 유리멘탈들은 더 힘들게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처음 감정일기 쓸 때는 사건 하나하나를 자세히 메모해 두었었는데, 요즘은 일상에 끄달리는 일이 줄어서 주말에 한번 쓰고 있습니다. 일요일 오후에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을 떠올려 보면, 뭔가 걸리는 게 있어요. 오늘은 예전에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재수 없는 사람과 비슷하면서도 결이 다른 사람을 제 마음에서 발견했어요.


제가 다니는 직장은 같은 공간에 두 개의 법인이 있어요. 그 사람과 저는 같은 직장이지만, 다른 법인 소속이라서 업무적으로 소통할 일이 전혀 없습니다. 복도나, 식당에서 2-3일에 한번 정도 마주치거나, 그 사람이 사무실에 서류를 가지러 왔을 때 실루엣만 보이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볼 때마다 이유 없이 짜증 나고, 퇴근후까지도 부정적인 생각이 나요. 굳이 싫은 이유를 대자면, 이렇습니다.


어느 날 점심 식사하고 사무실에 왔더니 누군가 출장비 만원 때문에 옆자리 직원에게 따지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사람인가 하고 유심히 봤죠. 시계, 구두, 가방을 명품으로 휘감은 몸뚱이를 하고선 입으로는 출장비를 2만 원 받지 못하고 1만 원 받은데 대한 일에 억지를 부리더라고요. 그때부터 그 사람이 싫고, 불편했어요. 물론, 감정일기에 구구절절 다 적지 못하는 사소한 사건도 몇 가지 더 있기는 합니다. 물론 그 일들은 저와는 무관하게 옆자리 직원과 엮여 있습니다.


제 업무와 관련이 전혀 없는 이분을 제가 일부러 피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는데, 에너지가 자꾸 그쪽으로 흘러 짜증 나요. 저는 왜 그 사람을 보면 파괴적 혹은 부정적인 에너지가 생기는 걸까요. 처음에는 몇 년 전 직장 내 인간관계에 있었던 트라우마로 인한 불안과 공포심이 만들어낸 망상이라고 생각했어요. 멀리서 포식자의 털 비스므리한게 보이기만 해도 도망칠 준비를 하는 피식자처럼요. 투라우마가 미리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숨을 가쁘게 만들어 쉽게 도망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것 같았어요.


저는 어떻게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 사람이 명품을 들고 다니지 못하게 막지 못하죠. 쪼짠한 행동을 하지 못하게 바꾸지도 못하죠. 그냥 이렇게 손 놓고, 그 사람에게 끄달려 부정적은 에너지를 갖고 살 수밖에 없나요. 그 사람이 다른 곳으로 발령 날 때까지 기다려 볼까요?


한 가지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있긴 해요. 선생님께 얼마 전 피드백으로 들었던 내부통제와 외부통제요. 그 피드백을 생각하면서 주문을 외워보았어요.  아브라카다브라


나를 바꾸는 것은 노력하면 언제든 가능지만. 남을 바꾸는 것은 노력해도 언제나 불가하다 나를 바꾸는데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되지만, 남을 바꾸는 데는 엄청난 에너지가 낭비된다 내 탓일까. 상대 탓일까. 내 탓이면, 그래도 가능성이 있지만, 니 탓이면, 그러나 아무것도 없다


이렇게 내 안의 마음을 통제해 보기로 했어요.. 내 안의 어떤 마음, 내가 알 수 없는 마음이겠죠. 무의식일 수도 있고요. 그 마음은 명품을 가지고 싶어 하는데, 다른 나의 마음이 명품을 사지 못하게 해서 그 억눌린 마음이 일그러진 얼굴로 나타난 것 일수도 있겠죠. 또는 나는 알 수 없는 그의 행동들도 있겠죠. 그 자신만의 기준 같은 거요. 만원에 부들부들 떨면서 시시콜콜 따진 돈을 모아 명품을 사 모은 것에 어떤 기준이요.


내 마음 안에 나도 모르는 여러 무의식의 다른 마음들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기만 해도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조금 정리되는 것 같아요. 아니 아니, 조금 더 전의식에 다가가 보면, 어쩌면 질투, 아니면 열등감이 만들어낸 방어기제 일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조금 불편하기도 시원하기도 한 감정입니다. 이 감정이 선생님의 피드백을 받으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지네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는 격주에 한 번 일요일에 발행됩니다.

 

본 감정일기를 읽은 후 (아래 링크) 심리상담전문가 캘리의 피드백을 읽으시면 화나고 우울한 감정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심리상담전문가 캘리의 피드백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1,2화

https://brunch.co.kr/@youyeons/40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3,4화

https://brunch.co.kr/@youyeons/43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5,6화

https://brunch.co.kr/@youyeons/45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7,8화

https://brunch.co.kr/@youyeons/47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9,10화

https://brunch.co.kr/@youyeons/52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11,12화

https://brunch.co.kr/@youyeons/53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13,14화

https://brunch.co.kr/@youyeons/56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15,16화

https://brunch.co.kr/@youyeons/58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17,18화

https://brunch.co.kr/@youyeons/60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19,20화

https://brunch.co.kr/@youyeons/62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21,22화

https://brunch.co.kr/@youyeons/65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23,24화

https://brunch.co.kr/@youyeons/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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