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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정 Oct 20. 2022

[문화③] 경험주의자가 된 Core-MZ 세대

'다양한 경험'을 '직접' 하는 그들

 

 흔히 Core-MZ 세대(1990-2003년 출생자)를 보고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를 뜻하는 말이다. 1980년대 초까지 연간 시장 수요가 500대에도 미치지 못하던 PC 산업은, 1990년대 들어 PC의 성능이 향상되고 가격이 떨어지며 보급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02년에는 대략 2300만여 대의 PC를 쓰고 있을 정도로 PC는 사회 깊숙이 자리를 잡았다. 핸드폰은 어떨까. 1988년 784대에 불과했던 개통 휴대폰 수는 1991년 10만 대를 돌파했고 2010년엔 국민 한 사람당 한 대꼴인 5천만 대를 넘어섰다. 자연스럽게 Core-MZ 세대는 디지털에 둘러 쌓인 환경에서 자랐다.



'다양한 경험'을 '직접' 할래요


텔레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은 세계 곳곳의 모습, 우리나라의 핫플레이스, 체험 요소 등을 집안에서 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화면 속에서 본 세상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획일화된 사회가 아닌, 폭넓은 선택지와 여러 문화를 접하며 자랐기에 ‘다양한 경험’을 ‘직접’ 하기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정보력을 가지고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들을 물색하고, 온라인에서 검증된 것에 대해서는 더없이 적극적으로 다가가 경험하려고 한다. 1시간 동안 기다리더라도 맛집에 가기 위해 줄을 선다던가, 비싼 돈을 내고 오마카세를 먹는 것처럼 말이다.


출처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그들의 경험은 ‘공유’를 해야 비로소 끝을 맺는다. Core-MZ 세대들은 어린 시절부터 SNS를 이용했다. 미니홈피에서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까지 플랫폼의 변화는 있었지만 SNS는 언제나 Core-MZ 세대들의 삶에 존재했다. 무언가를 경험하면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는 그들의 모습은 익숙한 일상이 되었다 (실제로 친구들과 만나고 나면, 어김없이 인스타 스토리에 그날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 그들은 콘텐츠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Core-MZ 세대들은 SNS에 올리기 위해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거냐’ 라고 물을 수도 있겠다.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다양한 경험'이 SNS 업로드보다 우선순위라고 본다.



Core-MZ 세대들의 경험, 무엇이 다를까?


Core-MZ 세대의 '경험'과 '탐색 및 공유'는 다른 층위(오프라인, 온라인)에서 이뤄진다. 그들은 대부분의 정보를 온라인에서 얻는다. 따라서 SNS나 커뮤니티에서의 입소문이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경험 공유는 SNS, 온라인에서의 개인적인 공간에서 한다. 반면 '경험'만큼은 직접 해보자는 주의이기 때문에,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을 압도적으로 선호한다. 체험에 진심인 Core-MZ 세대들을 사로잡기 위해 기업들은 팝업 스토어와 체험존을 만드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로블록스 소개 포스터

메타버스가 Core-MZ 세대 사이에서는 그다지 핫하지 않다는 사실도 이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 업체 다이티가 메타버스 애플리케이션 사용 연령대를 분석해 본 결과, 로블록스, 제페토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가장 많이 이용한 연령대는 10대였다. 그다음은 40대였고, 의외로 MZ 세대의 이용 비율은 한 자릿수로 매우 낮았다.[1] 대학생인 나 또한 채용 설명회나 학교 행사 때문에 메타버스를 이용한 적은 있어도, 일상생활에서 써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알파 세대(2010년 이후 출생)로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지거나 혹은 기술이 매우 급속도로 발달해서 가상세계가 현실을 압도하기 전까지, 메타버스가 대중화되긴 어려워보인다. 


하나 더 주목할 점은, Core-MZ 세대들의 '경험' 은 전 과정에서 가치를 갖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온라인 사전 준비에서부터 오프라인에서 실제로 경험하고, 다녀와서의 여운을 SNS에 복기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의미를 얻는다. 예를 들어 Core-MZ 세대의 트렌드인 '호캉스' 는 힐링보다는 노동에 가깝다. 하지만 어느 호텔이 괜찮은지 알아봐서 예약하고, 그곳에서 여러 시설을 즐기며 심리적 만족을 얻고, 다녀와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 전체가 특별하다. 따라서 Core-MZ 세대는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에 의미부여를 하는 세대이자, 인생을 향유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각주>

[1] 『국내&글로벌 메타버스 앱 분석』, 다이티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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