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작가님의 글에서 “주는 것이 행복이다” 라는 구절을 보았습니다.
맞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본래 어릴 적부터 할머니와 엄마의 베푸는 삶을 보고 자라서일까요.
아니면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서 그런 걸까요.
어쨌든 나는 명절마다 이웃들에게 작은 선물을 전하며 기쁨을 느낍니다.
처음에는 받는 분들이 부담스러워하셨지만,
그다음부터는 그분들도 나를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하시더군요.
아파트 생활이란, 윗집·아랫집·앞집에 살아도 얼굴 보기가 참 힘든 곳이지요.
요즘 젊은 분들은 ‘오지랖’이라 귀찮고 성가시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것이 인생의 작은 즐거움이고, 사회라는 곳의 어울림이라 생각하기에 늘 그렇게 살아갑니다.
“이렇게라도 서로 얼굴 한 번 봐야죠. 추석 잘 보내세요~”
브런치에 와서도 그 습관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내 글에 찾아와 주신 구독자님의 글을 찾아가 ‘좋아요’를 꾹꾹 누르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있곤 합니다.
그래도 마음은 흐뭇합니다.
오늘 글이 없으면 지난 글을 내려가며 찾고, 또 찾습니다.
“아! 찾았다!” 할 때면 기쁨이 가득 차지요.
오늘도 그렇게 나의 하루는 브런치에서 보물찾기로 시작됩니다.
한 개 받으면 나는 더 많이 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댓글은 아직도 어렵습니다.
나의 한마디가 혹시나 오해가 될까봐. 조심스러워서 달지못하고,
라이킷만 꾹 눌러주고, '힘내세요.' 속으로만 중얼거립니다.
그러면서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내 머릿속에 입력합니다.
“아, 이분은 이런 글을 쓰시는구나.”
“이분은 고통을 담은 글이 많구나.”
나도 고통을 글로 풀어낸 적이 있어, 그 마음이 얼마나 힘드실지 짐작이 됩니다.
일일이 다 읽지는 못하지만, ‘라이킷’을 누르다 보면 눈길이 머무는 글이 있습니다.
“모두 힘내세요~ 저도 힘낼게요.”
브런치를 보면서, 어릴 적 시골에서 동네분들이 서로 품앗이하던 모습을 떠올립니다.
내 할머니는 동네에서 인심 좋기로 소문난 분이셨습니다.
지나가던 행상인들은 꼭 우리 집에 와서 식사도 하고 잠도 자고 가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할머니는 정말 지혜로운 분이셨던 것 같습니다.
행상인은 잠들기 전까지 다니며 본 온갖 이야기를 들려주셨고,
나는 그 옆에서 눈을 반짝이며 듣다가 어느새 잠이 들곤 했습니다.
거지든 누구든 우리 집에 오면 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나도 할머니처럼 그렇게 살고 싶지만, 아직은 발꿈치도 따라가지 못합니다.
구독자님들, 오늘도 글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힘이 되는 이 자리가, 저에겐 또 하나의 작은 선물입니다.
감사합니다~
글: 유리 / 그림: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