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호 Feb 04. 2024

눈밝은 애인아_ 15

가볍게, 보다 가볍게

가볍게 날아오르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원하면서도

손에 쥐고 있는 게 있었다.

암만 욕심부리지 않는다고 해도 끝내 움켜쥐고 있는 게 있었다.

하지만 정말 원하는 걸 택하려면, 손에 쥐고 있던 건 놓아버려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그게 제법 반짝거려 사람들 시선을 끌었던 것이라 해도, 내 보기에 좋았던 것이라 해도.

그걸 놓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쪽이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에야 그걸 깨달았다.

내가 양손에 떡을 쥐고 있었구나!


그래서 이제 손바닥을 활짝 편다.

날아갈 수 있는 건 모두 날아가라고.

내가 쥐지 않았는데도 내게 붙어있는 것만 내 것이다.


모두 날아가거라.

내 속에 웅크려 있던 욕심아.

쫒겨날까봐 내 것 아닌 척하고 있었구나.

네가 나를 수시로 가라앉게 만들었음을.


즐거우려면, 행복하려면 가벼워져야 한다고

날아다니는 꽃씨와 풀꽃처럼

하늘하늘 가벼워져야 한다고

바람이 내 귀에 속삭이는 아침이다.

이전 21화 눈밝은 애인아_ 1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