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살이 8개월 차입니다. part.2

살아 보니 참 좋은 점들

by 숨쉬는솜사탕


지난 글에서 전원주택에서 살면서 느끼는 아쉬운 점들에 대해서 낱낱이 써 보았다. 쓰고 보니, 참 많았다. 그 글만 읽으면 지레 겁을 내는 이들도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불편하거나 감수해야 할 것이 많은 주택에 굳이 왜 살아야 하나. 그러나 우리 가족은 다시 아파트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느낄 만큼 꽤 만족하면서 살고 있다. 단점들은 살면서 느끼는 자잘한 불편감에 대한 것들이 많고, 장점은 보다 근본적인 삶의 양식과 닿아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크고 작은 불편들은 감수하거나, 대안을 찾아볼 수 있지만, 삶의 양식이란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주택의 장점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 이 글에서 살아보면서 느꼈던 장점들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자연 가까이에서 살아간다.

우리 집은 논밭에 둘러싸여 있고 가까이에서 태백산맥 줄기가 내려간다. 주변이 온통 풀과 나무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겨울을 제외하면 온통 푸르르다. 그리고 집 근처뿐 아니라 꽤 멀리까지 낮은 주택 외에 높은 건물이 없기 때문에, 바다와 꽤 거리가 있음에도 날씨가 좋은 날은 멀리 강릉의 푸른 바다가 보인다. 집 거실에 앉아 있어도 사방으로 나 있는 창을 통해서 늘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다. 매일 달라지는 하늘과 변화하는 사계절을 느끼면서 살아간다. 캠핑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편안함, 충만함을 잘 알고 계실 것이다. 그것을 매일매일 가득히 느끼면서 살아간다.



굳이 어디에 갈 생각이 들지 않는다. 집 안에 있는 것이 참 좋다

아파트에 살 때는 혼자서도 카페 같은 곳에 가서 책을 읽었다. 주말에도 캠핑을 가든지 여행을 계획해서 무조건 집 밖으로 나갔다. 그것이 집에 있는 게 답답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여기에 와서 알았다. 필자는 스스로 캠핑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집에 오니 굳이 어디 가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여기에 하늘과 자연이 펼쳐져 있으니 다른 어딘가에 가서 찾을 필요가 없고, 아무리 좋은 호텔이라도 집보다 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람을 쐬고 싶을 때는 가까운 곳으로 당일에 다녀온다.



▶집 밖에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야외 공간이 있다는 것.

날씨가 좋으면 데크에서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신다. 차를 타고 멀리 나가 테라스가 있는 예쁜 카페를 찾아가지 않아도 여유로운 브런치를 즐길 수 있다. 쓱 문을 열고 나가서 줄넘기를 하거나, 캐치볼을 하기도 한다. 대파 한 단을 사 왔을 땐 뿌리 쪽을 뚝 잘라서 바로 화단에 쑥 박아놓고 들어오기도 한다. 집의 안팎의 경계가 희미하다. 바깥에 있는 마당도 집의 일부니까. 코로나가 심해서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을 때는, 이 점이 정말 큰 장점으로 다가왔었다.



▶층간 소음, 이웃 소음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우리 가족은 층간 소음 때문에 이주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이 부분도 참 중요한 점입니다. 두껍게 매트를 깔아놓고도 '뛰지 마 뛰지 마' 아이를 단속하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 감사하다. 아이 친구가 와서 둘이 마구 집을 질주하며 뛰어다녀도 전혀 문제가 없다. 어른들도 식사를 하고 나면 걷기 운동 삼아 집안을 걸어 다닌다. 청소기, 세탁기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돌린다. 생활이 자유롭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 살고 있는 집은 생각보다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 부부는 이 집에 와서 공간이 주는 에너지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그전 집에서는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그게 꼭 휴식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바쁘게 지내고 있긴 한데 그것이 나를 위한 시간은 아니었다. 내부가 아닌 외부로 에너지가 줄줄 새어나가서, 나 자신에 대해서는 안갯속에 있는 듯 뿌옇고 답답한 느낌이었다.


이곳에서는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해 나가고 있다. 아이가 초등 입학을 하면서 주어진 시간은 더 짧아졌지만 에너지가 여기저기에 낭비되지 않고, 집중할 것들에 오롯이 담기는 느낌이다. 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시도들을 여기서 해보고 있다.




시골 전원주택은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공간이 전혀 아니다. 지역과 집은 각자의 성향과 삶의 방식에 따라 여러 가지의 선택지가 있을 뿐 정답이란 것은 없다. 그러나 도심에서의 생활, 획일적인 구조의 아파트라는 공간에 답답함을 느낀다면, 자연과 가까이에서 살겠다는 꿈을 오랫동안 품어왔다면, 시골 전원주택을 적극적으로로 고려하는 것을 강추한다.



공간을 변화시키는 것은 삶의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직업이나, 가족관계, 국적을 바꾸는 것보다는 훨씬 수월한 일이다. 좀 더 나에게 잘 맞는 곳에 내 삶을 담고 싶다면, 지금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그 장면을 실현해보시기를. 그것을 첫 시작으로 조금 더 자유로운 삶이 이어지지 않을까.


keyword
이전 15화전원주택 살이 8개월 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