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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글 Jul 18. 2020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어요

작가 소개, 발행 계획, 샘플 글


 대학교 1학년 때였나, 브런치를 처음 알고서 세 편의 시를 보낸 일이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냈지만 불합격 메일을 받고 조금 당황했었다. 그 후로 브런치가 얄미워져서 다시 들여다보질 않았다.

취업을 준비하며 시간이 참 많이 넉넉했던 요즘, 좋아했던 sns나 오락은 시들해지고 내 삶을 돌아보는 일에 빠져 있었다. 업적을 적어보려니 자랑할 만한 일이 없구나! 특히 글에 관련된 수상 기록은 거의 오래된 것들 뿐이었다. 꾸준히 글을 쓰며 살긴 했지만 누군가에게 보여줄 만한 글을 뽑으라면 자신이 없어지는 것이었다.

나 대학생 때 뭐했지? 싶은 생각이 가장 컸다. 더 많이 쓰고 생각하지 못했던 순간이 사무쳤다. 이내 툴툴 털어버리고 지금부터 쌓아 올리자는 마음이 들었다.

일단 책을 내고 싶다. 부족하고 또 부족한 글뿐이지만 내가 사랑하는 나의 글로 책을 내고 싶다. 내가 알고 있는 방법은 펀딩이나 자체 제작 그 두 가지뿐이었고, 방향을 오래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다 불현듯 브런치가 생각이 난 것이다. 거기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브런치를 통해 원활하게 책을 내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시도하지 못했던 다른 수단을 앞으로도 시도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기 전에 관련 글을 5건 정도 찾아 읽었다. 그러니 감이 왔다. 출판 계획서처럼 신청서를 적어야 하겠구나.




세 가지 출판 방향을 고민했다.


1. 산문시집
2. 수필
3. 신앙 수필

타 브런치 작가의 글을 읽어보니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산문이 압도적이었다. 시는 안 될 것 같아서 수필과 신앙 수필 중에 고민했는데, 내 글의 대부분이 신앙을 빼면 글이 사라지게 될 것 같아 일단 신앙 수필로 먼저 신청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종교적 색채를 띄어도 괜찮을까, 브런치에 찾아보니 간혹 신앙 글이 보였다. 괜찮겠구나. 글만 잘 적으면 되겠구나. 그런데 글을 추려보니 낼 만한 글이 없었다. 추상적인 장문이나 시가 압도적이었기에 브런치와 맞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많이 고민하다가 그냥 글을 적었다. 평소에 적지 않는 형식으로 이번 기회에 글을 적어보자 싶었다.

첫 번째 글을 쓰며 조금 울었다. 다 지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글을 쓰니 그 시간의 감정이 다시금 몰려왔다. 조금 후련하기도 했다. 위로받기도 했고. 이게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번째, 세 번째 글은 블로그에 썼던 글을 첨삭했다. 순식간에 작가 신청의 자격을 맞췄다. 세 편의 글을 다시 들여다보니 자신감이 줄어들었다. 아 글을 더 적어야 할까

그 상태로 사흘을 흘려보냈다. 금요일 오후 6시쯤, 글을 다 써놓고 신청도 안 해본 일이 갑자기 억울했다. 떨어질 테면 떨어져라 다시 다른 글로 도전하자, 싶어 작가 신청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계속 메일을 기다렸다.

보통 하루 이틀 후에 답신을 받을 텐데, 하필 금요일 오후에 보내서 더 오래 기다린 기분이 들었다. 시간은 흘러, 까먹고 있었던 화요일 정오에 작가 선정 알림을 받았다. 한 번에 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는데! 책을 한 권 낸 기분이 들었다. 정말 기뻤다.

어떻게든 작가로 선정이 되면 그냥 수필을 연재하려고 했는데, 왠지 내 계획서에 자신이 생겨서 그냥 샘플 글을 그대로 발행했다. 애초에 내가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첫 마음은 하나님의 사랑을 노래한 시집을 내는 것이었으니.

작은 연습장을 다 쓰고 새로운 원고지를 받은 기분이다. 쓰고 싶었던 글을 더 많이 쓸 수 있게 된 것만 같다. 신앙 수필도, 시도, 산문도.. 내 마음에 고여있는 모든 문장을 차곡차곡 정리해야지. 그래서 멀지 않은 어느 날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내 책을 소개하고 싶다.


아래는 실제로 제출한 브런치 작가 신청서!




1. 작가 소개 (300자)


저는 취업 준비생인 20대 기독교인입니다. 퇴사했던 직장에서 깊은 상처를 받고, 관계에 대한 어려움과 우울증에 시달렸던 경험을 긍정적으로 극복했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취업 준비생에게는 마음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울증이 떠난 후에 찾아왔던 무기력함을 기쁨과 활력이 넘치는 삶으로 승화하는 과정을 글로서 풀어낼 계획입니다.
그리하여 퇴사 후 우울증을 앓고 있는 분들과 반복되는 일상의 단조로움에 지쳐있는 취업 준비생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2. 발행 계획


제목 : 온전한 걸음
키워드 : 퇴사, 건강한 삶, 취준생, 일상, 기독교
목차 :
1. 이 길이 맞을까
2. Love me more
3. 다가오는 마음을 사랑하길
4. 묶여있는 시간 떠나보내기
5. 잘 먹고 푹 쉬는 법
6.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자
7. 작심 일일이라서 다행이다
8. 등산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9. 당신과 만나기, 마주하기
10. 그렇게 그렇게 살다 보면
11. 느리게 흘러가는 삶


3. 샘플 글 3건


1. 이 길이 맞을까
https://brunch.co.kr/@zeonzin/7​​


2. Love me more
https://brunch.co.kr/@zeonzin/8​​


3. 다가오는 마음을 사랑하길

https://brunch.co.kr/@zeonzin/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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