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이 긍정이 되는 마법
저는 마케팅을 책으로 먼저 배우지 않고 인스타그램으로 먼저 배웠습니다. 후킹문구를 쓰는 방법을 배울 때 긍정보다는 부정에 사람들이 더 많은 클릭을 한다고 가르쳐주더군요. 정말 그런가 저도 몇 개 해봤습니다. 콘텐츠 만드는 실력이 미비하지만 분명 조회수에 약간의 차이는 느껴졌습니다.
드라마틱하게 변화한 조회수의 릴스를 예시로 들고 싶지만 저도 저 나름대로 홍보가 필요한 상황이기에 제 이야기로 예시를 드니 너른 양해 부탁 드립니다. 미약한 조회수 차이로 이해가 안 되실 듯하여 먼저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을 공유해 드릴 테니 글을 마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2가지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첫 째, 막연한 욕망입니다.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냥 갖고 싶은 겁니다. '이쁘니까', '있으면 언젠간 쓸 것 같으니까', '지금 당장 사용하기 위해' 등등 우리는 막연한 욕망에 의해 돈을 기꺼이 지불합니다. 둘째,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빨리 가야 하는데 버스는 오지 않고 비도 추적추적 내리면 우리는 택시를 타고 싶어 합니다. 불편하니까요. 다른 예로는 회사 출퇴근으로 왕복 3~4시간 걸린다고 하면 회사 근처로 자취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 역시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불편함을 상기시켜 주며 고객에게 겁을 줍니다. 당연히 겁만 주면 안 되겠죠. 분명한 약도 같이 줘야 합니다. 일명 '겁주고 약 주기'입니다.
앞서 예시로 들었던 자취방의 경우, 부동산 중개업자는 회사나 학교 근처에 집을 소개할 때 이렇게 소개합니다.
"회사/학교까지 집에서 멀다 그랬죠? 여기 살면 비용이 좀 나가더라도 잠도 더 잘 수 있고 교통비도 평소 쓰는 거에 반 밖에 들지 않을 겁니다. 여러분의 시간은 금이에요. 언제까지 전철에서 피곤함을 가득 안고 금 같은 시간을 낭비하실 거예요? 이만한 집이 없습니다."
인스타그램 콘텐츠 마케터의 경우, 팔로워가 적은 사람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꾸준히 올리는 건 좋은데 지금처럼만 올리면 절대 바뀌는 거 없이 당신만 힘들 겁니다. 여기에도 명확한 공식이 있어요. 이거만 알면 이전처럼 2시간 동안 만든 릴스가 조회수 200에 머물진 않을 겁니다."
의류 판매 홈쇼핑의 경우 TV로 보는 고객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이 계절에 너무 좋은 옷이라고 해서 샀는데 진짜 딱 한 계절만 좋았던 옷만 사시지 않았나요? 괜히 샀다고 후회하는 옷 절대 아닙니다. 어깨라인 재봉선 보세요. 어깨가 좁아 고민이셨던 남성분들! 어깨도 넓어 보이는데 여름 빼고 편하게 입을 긴팔 찾으신다면 고민 없이 사셔도 됩니다."
보통 병 주고 약 주면 비아냥대며 욕하지만 병이 아닌 겁만 주고 약을 주면 오히려 감사하다고 합니다. 아직 문제가 되지 않은 두려운 부분을 해결해 준 거니까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평온한 삶을 살아갈 때 별다른 고민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고민이나 두려움과 같은 문제가 되는 상황을 맞닥뜨리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우리들은 이들의 '노력의 무게'를 덜어주면 됩니다. 물론 그냥 덜어주면 안 되고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 겁을 주어 알려줘야 합니다. 그래야 민감하게 반응해서 빨리 그 상황을 탈출하려 노력할 테니까요.
노력은 분명 힘든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공감도 해줘야 합니다. 완벽한 공감은 어려우니 "~한 적 없으세요?", "이런 적 있으시죠?" 하며 물어보는 정도만 하면 됩니다.
실제로 회사에서 어려운 일을 할 때 같은 팀 과장님께서 "그 일 처음 해보니까 힘들지?"라며 물어봐주실 때 공감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정도만 해줘도 공감받는다는 느낌은 충분할 겁니다. 마케팅에 한 번 적용해 봅시다.
바람막이 판매의 경우
"모든 바람과 추위를 다 막아주는 바람막이입니다"보다 '초겨울에 등산하면 패딩을 입을까 바람막이를 입을까 고민한 적 없으세요? 지금 이때 입어야 할 바람막이 추천 드립니다.'는 어떠신가요?
핸드크림 판매의 경우
"보습력이 매우 뛰어난 핸드크림입니다."보다 "한 번 바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핸드크림이 필요한 적 있지 않으셨나요? 여기 보습력이 굉장히 뛰어난 핸드크림이 있습니다"는 어떠신가요?
한 번쯤 고민하거나 불편했던 상황을 콕 집어주면 "맞아 그때 그랬었어"하고 모두가 공감할 만한 말로 고객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이걸 짧게 표현하면 '모순 욕망'이라 표현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입니다. 다이어트하는 사람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는 싶지만 살찌는 건 싫어하듯이, 인스타그램에 좋은 콘텐츠를 올리고 싶지만 콘텐츠 제작은 귀찮듯이 고객의 모순된 욕망을 공감해 주며 우리의 상품에 관심을 갖게 만들어야 합니다. 반드시 기억합시다. 상대가 관심을 갖고 눈길을 주고 끝내 우리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일 때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순간이 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