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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지원 Nov 20. 2023

시련을 극복하는 법  

9. 4월 4일:우정은 멋지다!

4월 4일

화장실에서 예은이랑 같이 손을 씻고 있는데, 4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서희를 만났다.      


“너네 반에 강다정 있지?” 

“있어. 왜?”

“다정이 쫌 이상하지 않냐? 눈치도 없고... 걔 입양아래.”     


“우리 그거 아는데. 그게 뭐”     


당황한 서희는 입을 삐죽거리며 화장실을 나가버렸다.     

1학년 때 다양한 가족에 대해 배우고 있었는데, 입양가족에 대한 설명이 나오자 

다정이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말했다.       


“우리 집 입양 가족이에요! 저 크리스마스에 입양돼서 제 생일은 크리스마스예요!”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들은 모두 아는 이야기다. 예은이도 1학년 때 나랑 같은 반이니 당연히 안다.  

그게 무슨 대단한 비밀 이야기인 것처럼 말하는 서희가 이상하고, 한심하다. 

혹시 4학년이나 3학년 때 다정이가 입양아라는 이유로 놀림을 당했었나?  

다행히 지금 우리 반에는 다정이가 입양아라는 사실로 놀리는 아이는 없다.

  

만약... 내 생리를 가지고 놀리고 싶어 하는 친구가 있으면 어떡하지? 그러니까... 


“야, 나나 좀 이상하지 않아? 수학도 못해! 그리고 나나 생리하는 거 알아?”

“나나 언니 등에 여드름 있는 거 알아?”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나보다 키 큰 하나도 아직 생리를 안 하는데, 왜 난 생리를 하는 걸까? 

왜 우리 엄마는 5학년 때 생리를 시작한 걸까? 

언니는 생리통 때문에 학교도 못 가고 하루 종일 누워서 끙끙 앓고 웩웩 토까지 했다. 

나에게도 무서운 생리통이 오면 어떡하지? 도대체 언제 익숙해질까? 

생리는 한 달에 한번 하는 거라고 배웠다. 그러니까 두 번째 생리가 시작되려면 열흘 정도 남은 거다.

언니는 생리가 오면 핑크색 병에 담긴 진통제를 먹고 엄마에게 뜨거운 물주머니를 만들어달라고 한다. 

그리고 엄마한테 사과를 한다.      


“어젠 PMS였나 봐... 화내서 미안해 엄마.”     


PMS라는 건 생리를 하기 전에 아주 예민한 감정 때문에 분노와 우울이 찾아오는 감정을 말한다. 

(검색을 해보면 뭐든 알 수 있다.) 엄마와 언니는 엄청 친한 친구 같은데, 가끔은 으르렁거리며 싸운다.      


“다른 집도 그럴걸? 사는 게 다 그래...”      


한숨을 쉬며 엄마가 말했다. 행복만 넘치는 집은 정말 없는 걸까? 어쩌면 행복만 가득하다고 

다 좋은 건 아닐지도 모른다. 그 내 생각에 고난 끝에 마주하는 행복만큼 달콤한 것도 없다.  

제인에어나 마틸다, 소공녀. 내가 읽은 소설 속 주인공들은 엄청난 고난과 시련을 만나지만

결국은 행복해진다.     

난 나에게 시련이 오면,  

(친구에게 뺨을 맞았다거나, 선생님한테 혼났다거나, 엄마 아빠가 싸우거나, 생리를 시작하는 것 같은 시련이다.) 내가 소설 속 주인공이 됐다고 상상해 본다. 사실 소설 속 주인공이 겪는 시련에 비하면 내 것은 별거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그럼 좀 괜찮아진다.    


 다정이가 걱정된다. 다정이가 입양아라는 사실로 놀리거나, 무시하는 친구들이 빨리 마음을 고쳐먹었으면 좋겠다. 문득 다정이를 입양한 부모님은 어떤 분일까? 궁금해진다. 

아마 엄청나게 좋은 분일 거다. 

다정이는 엄청 특별한 인생을 살고 있다. 

다정이가 일기를 쓰면 진짜 대박이 날 텐데, 

다정이는 그림은 잘 그리지만, 글 쓰는 데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다정이의 관심은 오로지 우리 괜찮아 모둠에 김강민!  하지만, 강민이는 다정이보다 수아를 좋아하는 것 같다. 수아는 잘 모르겠고, 

그럼 나는...? 


나나야, 너도 강민이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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