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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은 저에게 가장 어렵고 힘든 운동 중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닝을 시작하겠다”는 결심도 어느덧 수십 번째. 오늘도 그 익숙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요즘 부쩍 떨어지는 체력을 느끼며, 또다시 러닝에 도전해 볼까 하는 작심삼일의 결심이 치밀어 오릅니다. 작심삼일도 지속하면 습관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되새기면서요.
사실 저의 러닝 도전사는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새로운 운동화를 사면서 이번엔 정말 달려야지 다짐했던 순간들, 러닝 앱을 다운로드하고 완벽한 계획표를 짜던 밤들, 그리고 며칠 뒤 변명을 찾아가며 포기했던 아침들. 이 모든 것이 반복되는 사이클 속에서 나는 점점 러닝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을 키워왔습니다.
그 한 발자국 내딛기가 어찌나 힘이 든 지, 집에 들어오면 침대에 붙어 늘어지기 바빴습니다. 어쩌면 제가 그토록 두려워했던 것은 러닝 자체가 아니라 실패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 바에야 아예 시작하지 않겠다는 완벽주의가 오히려 나를 제자리에 묶어두었던 것은 아닐지.
오늘도 이런 생각과 동시에 창밖을 보며 “내일부터 뛸까?” 하는 마음도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이번에야말로 내일을 기다리지 않으려 합니다. 거창한 계획도, 완벽한 준비도 필요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그저 한 걸음, 그다음 한 걸음을 내딛는 것.
완벽한 러너가 되겠다는 거창한 목표 대신, 그저 어제보다 조금 더 움직이는 것에서 시작해 보겠습니다. 30분 완주가 아니라 5분이라도 밖으로 나가는 것, 빠른 속도가 아니라 천천히라도 발걸음을 내딛는 것 말이죠.
작심삼일이라도 좋습니다. 삼일이 모여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모여 한 달이 되도록 만들어보죠 뭐. 수십 번의 실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작은 의지를 믿어보겠습니다.
달리기로 세상을 정복하겠다는 거대한 꿈이 아니라, 오늘 하루 나 자신과의 작은 약속을 지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지금, 여기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