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 팀장의 커뮤니케이션 특징 6가지
회사생활을 한지 10년이 넘어가니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가 조금은 익숙해 졌지만, 회사에 막 들어왔던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 자체가 참 낯설었습니다. 요즘은 '컴케' 혹은 '컴' 정도로도 줄여서 부르는 것을 들었는데, 보통 '혹시 이 이슈는 다른 부서에 컴케 되었나요?'라던가 '이 부분은 OO님이 컴 해주세요'라고 하는 것을 보면 '말하다' 혹은 '소통하다'라는 의미로 자주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단순히 '말하다'라는 단어을 쓰지 않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거창한 용어를 사용하는데는 커뮤니케이션에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첫 직장이 외국계 회사였어요. 대부분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 영어를 잘 못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그런데 영어를 잘 못하더라도 일을 잘 이끌어 나가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영어로 능수능란한 농담이나 아이스브레이킹도 하지 못하고, 원어민 발음으로 고급스러운 비유를 하거나 유창하게 말을 하시는 것도 아닌데 경영진부터 팀원들까지 소통하고 협업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때 조금은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커뮤니케이션은 말하는 것 이상을 의미하는구나.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고 싶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듣습니다. 저도 그런 생각을 많이했고, 최근에는 이런 고민을 가진 팀원들이나 동료들도 많이 만납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중요하니까요. 저는 회사에 입사하는 순간, 우리 모두 암묵적인 동의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일하기로 합의했고,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일할 때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이죠. 여럿이 일을 해서 성과를 낸다고 합의를 했다면, 분명 커뮤니케이션은 너무나 중요해집니다. 우리가 서로 텔레파시로 소통할 수 있다면 그렇지 않겠지만, 여럿이 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커뮤니케이션밖에 없으니까요.
그런데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고 싶다'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리있게 말하는 것, 혹은 설득력있게 말하는 방법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같은 내용을 말하더라도 남들보다 조리있게 말하거나, 아나운서처럼 듣기 좋게 말하거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톤으로 말해서 결국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면 일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번에 모든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면 효율적으로도 일 할 수 있겠네요. 기획한 내용을 바꾸거나 계획을 변경할 일이 없이 '내 생각대로만' 일이 진행 될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모여 큰 성과를 내기 위해 일을 하는데 '내 생각대로' 일이 진행되는게 중요한가? 반드시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한가?'라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나의 생각이 너무나 옳고 참이고 진실이라면, 그리고 그것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다면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그 진실을 설파하여 설득해야 합니다. 내 말을 믿지 않거나 내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더라도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더 나은 성과나 결과를 위해 반대로 내가 설득 당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실제로 내가 상대방을 설득하지 못해 상대방의 의견대로 일을 진행했는데 성과가 잘 나왔던 경우도 많습니다 ㅎㅎ;;)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을 왜 하는지부터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사에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서로의 안부를 묻거나 편한 대화를 하며 친목을 도모하거나 즐겁기 위해 대화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서로 알면 좋을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도 있겠네요. 상대방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 또한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일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일의 맥락에서 생각해 보면 회사에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이유는 이런 것 같습니다.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더 나은 결론을 내고 서로의 명확한 행동을 만들어 낸다
저는 이것이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핵심적인 이유말이죠. 이 목적에는 두 가지의 중요한 구성요소가 있습니다. 먼저 더 나은 결론을 낸다는 것입니다. 만약 내가 가진 생각이 (아쉽게도) 더 낫지 않다면 상대방의 의견을 따르거나,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즉 커뮤니케이션의 결과가 반드시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 누군가는 설득하고 누군가는 설득 당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겠네요.
두 번째는 명확한 행동을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행동'에는 상대방의 합의나 승인과 같은 절차적인 것과, 상대방의 도움, 협조 혹은 구체적인 실행과 같은 실질적인 것들이 포함될 것 같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하고 이에 대한 승인을 받는다라던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내가 요청한 내용에 대해서 합의를 이루고 상대방의 실행을 이끌어내는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10년 넘게 외국계부터 스타트업, 평범한 팀원에서부터 한 부서의 디렉터로 일을 하면서 참 많은 일잘러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일잘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런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적인 목적을 항상 잘 이루더라고요. 힘든 상대를 만나건, 직급이 높은 사람과 미팅을 하건, 클라이언트를 만나건 항상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하고 명확한 행동을 이끌었습니다.
제가 만났던 수 많은 일잘러들을 떠올려 보니 그들의 커뮤니케이션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조리있게 말하거나 설득력있게 말하는 그런 것들 말고요. 한 발자국 뒤에서 그들이 일하는 전체적인 모습을 보면 일잘러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을 더 잘 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일잘러들은 본인들의 생각이 구체적이고 분명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일단 내 의견이 필요합니다. 더 나은 결론을 내기 위해서는 일단 내 의견을 상대방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고, 내 의견에 대한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봐야 합니다. 그래서 일잘러들은 본인의 의견이 틀렸을지라도 내가 어떤 정보들을 살펴봤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근거를 찾았고 또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 분명하게 본인의 의견을 먼저 말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좋은 대화와 논의의 시작점이 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두괄식으로 요점만 일목요연하게 이야기 해야한다'고 힘주어 강조합니다. 저는 이것이 같은 맥락의 조언이라고 생각해요. 두괄식으로 말하기 위해서는 말하기 전에 본인의 생각과 결론이 분명해야 합니다. 말하기 전에 생각은 '배경 - 근거 - 결론'의 순서로 하더라도 전달 할때는 이의 역순으로 말해야 상대방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내 의견을 쉽게 이해했다면, 내 생각에 대해서 더 정확하고 좋은 의견을 줄 수 있겠네요.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내 생각을 먼저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전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두괄식으로 말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나의 결론'이 분명하고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은 내 생각을 잘 정리하고 이를 분명히 전달하는 것입니다. 모든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고민해야하고, 힘들더라도 '나만의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나만의 결론'이 분명해 지려면 다양한 데이터를 검토하여 근거들을 찾아야 합니다. 나의 결론과 근거가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는 좋은 출발점이자 논의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불완전하다고 할지라도요. 불완전해도 사실 상관없습니다. '우리는 여럿이 함께 일하기'로 합의했으니까요. 나의 결론이 잘 전달되기만 하면 내 의견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내 의견을 들은 좋은 실장님, 팀장님, 그리고 동료들이 부족한 점을 보완해 줄 것이라 믿으면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마음이 한결 편안해 집니다.
일잘러들의 두 번째 특징은 커뮤니케이션도 결국 대화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으로 팀장이 되었을 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외국인 사장님을 처음으로 독대하여 그를 설득했던 일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때 저는 꼭 사장님의 '오케이' 승인을 한번에 받을 작정으로 엄청난 자료와 메시지들을 준비해 갔습니다. 한방에 오케이를 받는 일이 팀원들에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어설픈 영어로 사장님의 모든 질문들과 피드백에 '아니에요 사장님. 제 말이 맞아요. 이걸 보세요'라는 태도로 준비해간 자료를 보여주며 그를 설득하려 총력을 다했습니다.
그런 저의 모습이 가여웠는지 사장님은 1시간 정도의 긴 대화 끝에 오케이 승인을 주셨습니다. 아직도 그때 그 사장님의 '오케이'가 진심어린 오케이였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어찌되었건 오케이 승인을 받고 기분좋게 일어서서 나가려는데 일어서는 저의 뒷모습에 사장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휸직(외국계에서 보통 제 이름을 이렇게 불렸습니다), 우리의 논의가 다음부턴 대화였으면 좋겠어.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아직도 그말을 생각하면 머리가 멍합니다. 정말 부끄러운 모습이었어요.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사장님과 대화를 했으니까요. 사장님은 합리적인 질문과 의견을 주었지만, 저는 제 생각대로 설득해 내는 것이 그 대화의 목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 나은 결론이 아니라요.
이후로 일잘러들의 커뮤니케이션을 특히 더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일잘러들은 누구와의 커뮤니케이션도 결국 '대화'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대화는 양방향으로 일어나는 소통이고, 전달은 일방향적인 소통입니다. 대화는 양방향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유동적이고 유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방적인 '전달'이라면 내 말만 하면 되니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있지만, 대화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좋은 대화를 하다보면 내 생각이 바뀌기도 하고 상대방의 생각이 바뀌기도 합니다. 대화를 하면서 내가 몰랐던 정보를 접하고, 내가 몰랐던 리스크를 알게되고, 다른 전문가들의 합리적인 의견도 듣다보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의 생각도 바뀌게 되니까요.
어떤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의견이 바뀌는 사람을 이상하게 보기도 하고, 심지어 이를 '말을 바꾸는 사람'이라고 부정적으로 묘사하기도 하는데요. 저는 그렇지 않은게 더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몰랐던 사실이나 더 좋은 합리적인 의견을 듣게 되었는데, 나의 결론이 바뀌지 않는다면 상대방이 느끼기에는 '고집과 불통'이 됩니다.
앞서 좋은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을 위해 명확한 '나만의 결론'이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좋은 커뮤니케이션의 끝을 위해서는 대화를 하다보면 '나만의 결론'이 유연하고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상대방을 무조건 설득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고집을 피우지 않는 것이죠. 앞으로 누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더라도 유연하게 결론이 바뀔 수 있는 '대화'라고 생각해 보세요. 우리의 목적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결론을 찾는 것이니까요. 그럼 한결 마음이 편안해 질 거에요.
일잘러 커뮤니케이션의 또 다른 특징은 회사 내 네트워크 활용과 신뢰관계 구축입니다. '네트워크와 관계'라는 표현을 듣고 '사내 정치를 하란 말인가..?'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저도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데 네트워크나 관계를 말하는 사람들은 정치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평소에 '자기 편'을 만들어 놓고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순간에 그 편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이죠. 그런데 일잘러들의 커뮤니케이션을 가까이서 관찰을 하다보니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잘러들은 일단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항상 누군가를 만나서 대화를 하고 있어요. 제가 평소에 '저 사람과의 독대는 피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어려운 사람들과도 항상 대화를 자주 하고 있었습니다. 오다가다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꼭 급한 업무 이야기가 아닌 경우도 많았습니다. 회사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는 이걸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저시간에 중요한 업무 처리를 하는게 낫지'라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잘 알고 있습니다. 저게 중요한 업무라는 것을요.
일잘러들은 꼭 급한 용무가 없더라도 다양한 부서의 다양한 직급의 사람들과 자주 대화하여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고 신뢰관계를 미리 만들어 놓습니다. 신뢰관계가 만들어져 있다면 이후의 커뮤니케이션이 너무나 수월해 지거든요. 우리는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과 '회사에서 만났다'라는 이유 단 하나만으로 서로를 존중하며 일을 해야만 합니다. 회사 밖에서 만났으면 가까운 사이가 되지 않았을 사람들과도요. 그래서 회사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에는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반응도 너무 당연한 것 같아요. 처음 만난 우리가 서로를 신뢰하고 믿어야 하는 이유가 전혀 없거든요.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사이'라는 이유를 빼고는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이 너무 힘듭니다. 기본적으로 경계와 의심이 깔려있으니까요. 이런 맥락은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거나 힘든 요청을 할 때 더욱 힘들어집니다. 서로 경계하고 의심하는 상태에서는 발전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힘든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일잘러들은 평소에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직감적으로 이해하고, 평소에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그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저는 이제 회사에서 처음 만난 사람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고, 평소에 자주 대화를 하고, 먼저 다가가 도움이 필요한 것이 없는지 묻는 일이 중요한 업무라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모르는 누군가가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그 사람과 신뢰관계를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일잘러들은 많은 대화와 신뢰관계 구축을 통해 두 가지 부가적인 효과를 누리게 됩니다. 첫 번째는 누가 의사결정의 키맨(Key man)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회사 내 영향력의 네트워크를 파악하게 되고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 어떤 사람이 그 결정과 영향력의 키를 쥐고 있는지를 미리 파악하고 있는 것이죠. 이를 통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미팅 없이 간단한 대화로 만들어 내는 일잘러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두 번째는 회사에서의 좋고 넓은 평판을 얻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과 신뢰관계가 구축되면 그 사람들에 의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간접적인 평판이 생기게 됩니다. 'OO님이 하는 말은 믿을 수 있다'와 같은 것들이겠네요. 좋고 넓은 평판이 생기면 누구와도 쉽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되겠네요. 일해 본 적이 없지만 좋은 평판을 가진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는 경우와 아닌 경우를요.
일잘러들은 무언가를 시작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배경과 맥락을 자주 이야기합니다. '요즘 안 그런 사람도 있어? 이 일을 왜 하는지 설명 많이 하는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일잘러들이 배경과 맥락을 자주 공유하는 것에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조금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 같이 모여 일을 하는데 나 빼고 다른 사람들이 이 일을 하는 배경과 맥락을 모른다면 일을 잘 하기 힘든 것은 분명합니다. 모르면 안되는 정보이므로 다들 어떤 이유로 이 일을 하게 되었는지 많이 설명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야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이 일이 왜 중요하고 급하게 해야 하는지를 말이죠. 보통 사람들이 회사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배경과 맥락을 강조하는 이유는 '여러분, 이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니 잘 좀 도와주세요!'라는 메시지의 완곡한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일잘러들도 이런 '이해와 협조'의 목적으로 배경과 맥락을 자주 이야기 하지만 그들에게는 또 다른 의도도 있었습니다. '우리 같이 더 나은 방향성을 생각해 보자'는 의도입니다. 여기서 일잘러들이 말하는 <배경>과 <맥락>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일잘러들이 말하는 <배경>은 '회사의 많고 많은 문제 중에 왜 이 문제에 집중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고, <맥락>은 '그래서 지금 다양한 데이터와 상황을 분석해 보니 현재는 구체적으로 이런 상태다'라는 내용입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다 똑똑하고 스마트한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왜 이렇게 대화가 안되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저도 자주 이런 상황을 마주합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 상대방과 다른 배경과 맥락을 생각하고 있었던 상황이 많았습니다. 사실은 둘다 똑똑한 사람이고 둘다 코끼리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는 코끼리의 코를 만지고, 누군가는 코끼리의 다리를 만지고 이해한 코끼리를 놓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다보니 생기는 문제가 많았어요. 큰 상황의 서로 다른 일부분을 이야기하거나, 현재의 상태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다른 데이터를 핵심 지표로 보고 있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일잘러들은 우리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니, 구체적으로 '코끼리의 코가 지금 문제이고(배경), 현재 코끼리의 코 상태가 구체적으로 어떤지(맥락)'를 상대방과 이야기를 하면 코끼리에 대한 더 좋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잘러들은 누군가가 코끼리의 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면 다시 코끼리의 코와 현재 코의 상황에 대해서 계속 환기를 합니다. 모두가 같은 지점을 바라보게 만들어 더 좋은 결론을 이끌어 내려는 노력입니다.
나아가 일잘러들은 배경과 맥락만 정확하게 공유하고 합의한다면,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인 회사에서 훨씬 더 좋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커뮤니케이션의 상대방도 나만큼 혹은 나보다 똑똑하다'라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어요. 일반적인 배경과 맥락 공유가 '잘 좀 부탁드립니다'의 의미가 있다면 일잘러들의 배경과 맥락 공유에는 '내가 잘못 짚은 부분은 없을까요? 더 좋은 의견 없으세요?'의 의도가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앞서 배경과 맥락을 공유한다는 것은 '무엇이 문제이고, 현재 상황이 구체적으로 이렇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나보다 똑똑한 전문가들에게 배경(이게 왜 문제인지)과 맥락(현상황이 어떤지)만 잘 전달해도 내가 생각했던 방향성이나 결론보다 훨씬 더 좋은 결론이 도출되는 경우를 저도 많이 경험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점에서 합의를 하게 되는 배경과 맥락이 앞으로의 일의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칠테니 내가 생각한 배경과 맥락에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모두 동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많이 소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한 결론이 좋은 것이었다면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배경과 맥락을 잘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구체적인 논의 없이도 결론에 대한 합의가 일어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일잘러들이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이유을 말 할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프로세스에 대한 것입니다. 프로세스라는 말만 들어도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고, 저 또한 과거에는 그랬습니다. 주어진 과업을 '개인'으로 처리하고 달성해야 했던 주니어 때는 프로세스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요.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다양한 협업이 많아진 지금은 프로세스 없이는 일하기 힘든 경우도 많습니다. 주로 혼자 일을 할 때에는 프로스세가 불필요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많은 사람들과 협업을 해서 공동의 결과물로 성과를 내야 할 때, 만약 프로세스가 없다면 몇 발자국 가지 못해 모두 금방 넘어져 버릴 것입니다. 일잘러들도 이를 잘 알고 있어요. 제가 관찰한 일잘러들도 많은 사람들과 협업을 할 때에는 구체적인 소통의 프로세스를 만들어 이런 문제를 피해갔습니다.
우리 모두 자주 소통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자주 소통하여 각자의 진행 상황을 서로 공유하고, 일의 전체적인 상황이 어떤지 같이 파악하고, 문제가 생기거나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이 생기면 빠르게 서로 의견을 주고 받아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을 하여 일이 쉬지않고 굴러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니까요. 사람들은 협업을 할 때 '우리 앞으로 자주 이야기하면서 일해요!'라고 말하고 또 쉽게 동의하지만, 돌아서고 나면 '어떤 이야기'를 '얼마나 자주' 하자는 것인지는 각자가 이해하기 나름입니다. 이렇게 되면 반드시 필요한 소통을 비정기적으로 하게되고, 중요한 피드백이나 의사결정이 제 시간에 좋은 퀄리티로 일어나기 힘들 수도 있겠네요.
일잘러들은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할 때 일의 목표나 전략 만큼이나 '우리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소통하게 될지'를 함께 논의하고 결정합니다. 그 소통의 방식은 협업의 규모나, 일의 특징, 참여하는 사람들의 숙련도에 따라 달라지게 되겠네요. 매주 만날 것인지 아니면 격주로 만날 것인지,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주로 공유하길 기대하는지, 피드백이나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 긴급한 특이사항이 발생하면 어떻게 공유 할 것인지 등을 협업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미리 결정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협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앞으로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소통을 하게 될지 예측 가능하게 만들고, 그래서 참여자들이 각각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준비를 잘 해올 수 있도록 합니다. '우리 자주 이야기해요!'라고 말하며 개개인의 의지와 성향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게 하지 않고, 체계적이고 합의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통해 누구와 함께 일하건 예측가능한 방식으로 질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그래서 일잘러들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상대방과 어떤 프로세스로 소통할지 미리 정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꼭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협업이나 프로젝트가 아니라고 하더라도요. 상사나 다른팀의 동료들과도 자주 소통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항상 주도적으로 그 커뮤니케이션의 프로세스를 제안하고 논의하여 실행해 나갔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누구와 일하더라도 항상 싱크가 잘 맞고, 서로를 잘 이해하고, 그래서 좋은 의사결정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도 처음으로 다양한 동료들이 참여하는 협업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을 때 생각처럼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아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는 일의 배경과 맥락도 분명히 공유하고, 어떤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갈지 방향성도 합의를 하고, 프로세스를 만들어 자주 동료들과 진행 상황과 의견을 공유하였는데도 생각처럼 일이 잘 진행이 되지 않더라고요. 지금 생각해 보니 저는 당시 여러 사람들을 모으고,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미팅을 주재하고, 회의록을 작성하여 공유하는 것과 같은 일에 집중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의견을 잘 전달하게 만들면 이후의 일들은 알아서 알어날 줄 알았던 것이죠.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생각했던 일들이 잘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저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오퍼레이터의 역할에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최종 목적이 명확한 행동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간과했던 것이죠.
일잘러 커뮤니케이션의 마지막 특징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본인의 역할이 오퍼레이터가 아니라 액션을 만들어내는 드라이버(Driver)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의견을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윤환유 역할을 잘 수행해 낸다고 하더라도 결국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반쪽자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루뭉술한 표현일 수 있지만, 오퍼레이터가 아니라 드라이버의 역할을 잘 해내는 일잘러들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많이 느껴지는 특징은 주도성입니다.
팀장이 되고 난 이후 잠깐 10분 정도 시간을 내어 팀원들에게 업무 요청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잠깐 양해를 구하고 팀원을 불러 짧게 설명을 하며 업무 요청을 하면 대부분 '네 알겠습니다' 혹은 '네 한번 고민해 보겠습니다'라고 말씀을 주시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어떤 팀원은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라도 제가 요청하는 업무를 메모하고, 그래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위한 질문을 하고, 이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일정을 확인했습니다. 더 놀라운건 그 대화 이후였는데요. 그날 퇴근 시간 즈음에 그 팀원으로부터 메시지가 왔습니다. 아까 함께 정리했던 구체적인 to-do들과 타임라인이 정리된 요약을 짧은 텍스트로 공유해 주었습니다. 이 일을 진행하기 위해 타 업무의 일정 조정이 필요할 수 있을 것 같아 내일 다시 짧게 30분 정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요. 정말 좋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타 업무 일정 조정'이라는 명확한 액션이 나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내게 주어진 업무를 주체적으로 이해하고 실행해 내겠다는 주도성이 느껴져서 놀랐습니다.
일잘러들은 큰 규모의 협업에서도 단순히 오퍼레이터가 아니라 주도적인 드라이버의 역할을 수행하려고 합니다. 회의록을 작성하고 공유하는 것을 넘어 상대방의 표정을 살피며 난감해 하거나 어려워 하는 부분은 없는지 파악하려고 하고, 그런 동료가 보이면 따로 찾아가 아까의 대화는 어땠는지 혹시 어렵거나 난감한 부분은 없는지 묻고 액션이라는 결과가 도출 되기까지 발생하는 문제를 나서서 해결하려고 합니다.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미팅이나 1시간 남짓의 긴 대화 끝에 '그래서 내가 뭘 해야하지?'라고 생각하는 동료가 없도록 액션이라는 명확한 대화의 결론을 내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과정 내내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상대방이 반대 의견이나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그럼 더 나은 결론은 무엇인지, 그것을 위해 우리가 지금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찾아내기 위해 상대방과 함께 고민하고 계속 대화했습니다.
일잘러들을 지켜보면서 이런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은 특별한 기술이나 테크닉으로인해 가능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나가 끝까지 해 내겠다는 주도성이 이런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있던 것 같고, 일잘러들은 이런 태도를 항상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가지고 있더라도 주도성이 없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지도 몰라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명확한 생각을 가지고, 유연하게 대화하고, 배경과 맥락을 자주 공유하고, 소통의 프로세스를 만들고 나면 '주도성'이 결국 커뮤니케이션을 완성해 준다고 볼 수 있겠네요. 커뮤니케이션도 내가 원하는 협업을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이니까요.
지금까지는 일잘러들이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을 어떻게 정의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에 대한 큰 흐름과 방법,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요. 저도 아직 일잘러 커뮤니케이션을 보며 배울점이 너무 많아 부족하지만, 10년 정도 회사생활을 하면서 제가 느끼고 배운 실전 커뮤니케이션의 팁들도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하루하루 마주하는 현실적인 상황에서의 소소한 커뮤니케이션 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1) 가능하면 짧게 이야기하자
<특징 1. 생각이 명확하다>와 관련된 내용인데요.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짧게 설명할 수 없다면, 스스로 그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생각하고, 짧게 이야기하세요. 짧게 이야기 하려면 자연스럽게 두괄식으로 이야기를 하게 되어 듣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2) 상대방이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라
회사에서 많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모든 사람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기여(contribution)를 하고싶어 한다'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기전에 상대방이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을 명확히 만들고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프로젝트의 디자인을 요청드리기 위해 미팅 초대드립니다"가 아니라 "이번 프로젝트의 디자인이 고민이 되서 찾아왔어요. OO님이 가장 전문가일 것 같아서요"라고 말하는 것이죠. 그럼 상대방도 도와주고 싶어서라도 더 집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상사분들과 이야기를 할 때 도움이 되었는데요. 상사들도 팀원이 어떤 이야기를 하면 기여를 하고 싶어 합니다. 'A부터 Z까지 마음에드니 진행하세요!'라고 말하면 하는 일이 없어 보일까봐 뻘쭘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번 분기 계획은 이렇습니다. 어떠신가요?"가 아니라 "이번 분기 계획은 이런데, 이 부분은 고민이 되어 경영진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었습니다"라고 한다면 경영진분들도 여러분들을 돕기 위한 고민을 더 많이 할 것입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특징 2. 결국 대화임을 잘 알고 있다>에서 상대방과 훨씬 더 유연한 대화가 가능해집니다.
(3) 잘 인플루언싱하고 결정은 빠르게 받아들여라
회사에서는 직접 할 수 있는 의사결정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내가 그 일의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아닌 경우, 우리가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은 의사결정권자에게 잘 인플루언싱(influencing)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명확한 의견과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죠. 하지만 모든 의사결정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내 의견과 다른 결정이더라도 일단 결정되고 나면 쿨하게 받아들이고 지지해야 합니다. 의사결정권자가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합리적으로 결정 했을테니까요. '내 의견은 충분히 합리적이었는데 왜 수용되지 않았지? 이해를 못했나? 아니면 나를 무시하나?'라고 결정을 한 상대방을 의심하기 시작하면 이후의 커뮤니케이션이 힘들어집니다. 최선을 다해 인플루언싱을 하고, 내 의견과 다른 결정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결정되고 나면 내 생각인 것처럼 받아 들이고 최선을 다해 지지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그 사람과는 그 일이 아니더라도 계속 같이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회사에서의 일들은 보통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으니까요.
(4) 격한 감정이 올라오면 30분 뒤에 이야기하라
일을 하다보면 격한 감정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감정을 가진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격한 감정이 올라왔을 때 즉시 하는 말들은 보통 30분 안에 후회를 하게 됩니다. 집에 돌아가서 이불킥을 하게 될 거에요. 그런데 말이라는 것은 한번 하고 나면 주워담을 수 없으니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말이라고 하더라도 감정적으로 전달하게 되면 상대방의 감정에도 상처가 생길 수 있고, 이후의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이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격한 감정이 올라 올때는 어떻게든 그 자리를 피해 시간을 벌고 감정이 가라앉고 난 뒤에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팅 중이라면 '이 안건은 서로 조금 더 생각해 보고 내일 다시 이야기해 봐요' 정도로 시간을 버는 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5) 실명을 거론 할 때에는 신중해야 한다
'가장 좋은 칭찬은 그 사람의 상사에게 하는 칭찬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격하게 공감합니다. 좋은 일에 대한 것이라면 마음껏 실명을 거론해도 좋습니다. 이건 좋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테니까요. 하지만 안좋은 일에 대한 것이라면 실명 거론에 신중해야 합니다. 아무리 발전과 개선을 위한 피드백을 준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 실명을 거론하면 그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안좋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회사에는 (일반적으로) 비밀이 없고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면 그 사람의 귀에도 그 이야기가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의 입을 거치다보니 왜곡 되는 경우가 많고요. 상대방에게 피드백을 주고 싶다면 그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관찰한 일잘러의 커뮤니케이션을 살펴 보았는데요.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말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잘러들이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해 내는 것을 보면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잘 말하고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어떻게 협업하느냐에 대한 문제인 것 같아요.
회사를 다니다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같은 회사'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다양한 사람들과 한번에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는 정말 힘든 것 같습니다. 일잘러들을 관찰하며 깨달은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을 공유 드렸지만, 사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도 하고 서로에 대한 경험이 충분히 쌓이기 전까지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결국 협업에 대한 것이라 했으니,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 위해 어느정도의 시행착오는 불가피 하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오늘도 무언가를 이루고자 커뮤니케이션의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모든 분들을 응원하며 짧은 글을 마칩니다.
개별적으로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있으신데요.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 분은 인스타그램에서 @zseo_hj로 DM 주시면 확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