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는 오늘도 일렁인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다가왔다가 금세 되돌아가버린다.
갖고 있던 울분이 새하얀 거품으로 나타나
거친 입자로 사라져 버리면
공기 중으로 흩어져 코 끝에 푸릇한 향으로 스며든다.
파도는 뜨거운 햇빛과 차가운 달빛을 모두 받아
본인만의 소리를 낸다.
잊고 싶은 추억이 다시금 떠오르면
파도는 차라락- 차라락-
다가가고 싶었기에 가까이 발을 내딛으면
쉽사리 품을 열어주지 않는 파도라서
기윽고 품에 안기려고 하면 날 덮칠 것 같아서
파도는 오늘도 그 자리를 지킨다.
웃음을 짓는 사람들과 울음을 터트리는 사람들
모두의 이야기를 묵묵히 목도하며
일렁이며 그만의 소리를 낸다.
그렇게 소리를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