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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시러브 Jun 07. 2024

엄마의 복수(2)


빵. 빵. 빵.

창고 앞에 멈춰 선 자동차가 클락션을 시끄럽게 울려댄다. 그 소리에 많은 수가 창고에서 쏟아져 나왔다. 세상 험악한 얼굴을 하고서는.


헤드라이트 불빛이 그들의 얼굴을 매섭게 비추고 있다. 그 순간. 차에서 누군가 내린다. 이나다. 강이나. 이어서 도혁, 수현, 준호가 차례로 내린다.


"저것들은 뭐야?"

사채업자들이 구시렁대고 있는데.


뒤쪽에서 들려오는 명랑한 목소리.

"아, 왜 이제 와."

캄캄한 배경에서 이한이 등장하며 말한다.


그렇게 이나의 가족 5명과 사채업자 조직 30여 명의 대결 구도가 펼쳐졌다. 숫자로는 훨씬 불리하지만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초연한 태도다. 오히려 그들을 겪어본 사채업자들이 뒤로 주춤한다. 그냥 봐도 엄청 쎄 보이는 도혁까지 합류했으니. 더 섬뜩할 수밖에.


그들 중 누군가가 작은 목소리로 경고한다.

"저것들 보통내기가 아니야. 여자들도 마찬가지고. 조심해."

"쯧쯧."

옆에 있던 자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젓는다.


우당탕탕. 요란한 싸움이 시작됐다.

도혁과 이한이 맨 앞에서 선두로 싸운다. 이한의 빠른 주먹과 도혁의 강철 주먹을 막아내는 자는 없었다. 바로 뒤에서는 수현이 녀석들을 거꾸로 들어 바닥에 내리꽂고 있다. 그중 하나는 방금 한숨을 쉬었던 그자다. 그 옆으로는 준호가 초크 기술을 사용 중이다.


"에이. 나까지 안 와도 됐겠는데?"

제일 뒤에서 심심하다는 듯 하품을 하며 서 있던 이나가 만만해 보였던지 누군가 달려든다. 그녀는 옆으로 슥 가볍게 피한 후 니킥으로 끝장내 버렸다.


10분. 10분이면 됐다.

이나의 가족이 30여 명의 사채업자 조직을 상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싸우면 무조건 이긴다.

이번에도 그것을 여실히 증명해 주었다.


때맞춰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경찰차가 여러 대 도착하고 있다. 이곳에 왔을 때 이나가 미리 신고를 해두었다.


그 지역의 형사들이 창고 안을 샅샅이 조사한 결과.

놈들은 돈을 갚지 못한 사람들을 몰래 납치해 와서는 감금하고 폭행하고 고문하며 사람들을 지옥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들것에 실려 가던 한 중년 남자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목숨이 위태로웠을 것이다.


창문에서 이한과 마주쳤던 30대 여성이 부축을 받으며 걸어 나오고 있다. 그녀가 잠시 멈추더니 힘겨운 미소를 지으며 이한에게 인사를 건넨다.

"진짜로 구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이한이 씨익 웃었고, 옆에서 도혁이 이한을 향해 엄지를 척 날린다.


다음 날 저녁 이나네 거실.

그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운동으로 몸을 단련시키는 중이다. TV에서는 어제 사건이 뉴스에 흘러나온다. 화면이 다른 영상으로 이어지는데, 한 여성이 모자이크를 한 채로 인터뷰를 한 영상이다.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실제로 어떤 남성분은 죽음의 문턱 앞까지 갔었다고 하더라고요. 어제 나타난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났을 거예요. 누구냐고요? 그들이 누군지는 저도 몰라요. 다섯 명이었단 것만 분명히 기억해요. 저에겐 그들이 영웅입니다. 그 지옥 속에 계속 있었더라면 저는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구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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