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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dsommar Aug 24. 2021

무역과 환경-탄소국경조정 (3) 무엇을 해야할까?

온실가스 줄이기가 돈 버는 방법입니다

두 개의 포스팅을 통해서

1) 탄소국경조정이 어떤 것인지, 2)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무역과 환경-탄소국경조정 (1), 어떤 걸까? (brunch.co.kr)

무역과 환경-탄소국경조정(2) 어떻게 작동할까? (brunch.co.kr)


그렇다면 탄소국경조정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2편에서 말했듯 탄소배출량을 계산하는 방법에 의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환경보호라는 이름으로 위장된 보호무역조치라고 비난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탄소배출을 어떻게 계산하느냐의 문제와 별개로,

연원료 전환, 기술 개발, 재활용 등의 방법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최소화"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이미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일어나고 있으며, 더 큰 피해가 오는 것을 피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코드 레드 상황" 이대로가면 부산, 인천공항 물에 잠긴다 (daum.net)


그리고 온실가스 배출을 낮추는 것은 사실 돈을 벌기 위해서도 반드시 해야 하는 작업입니다.

왜 그런지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볼까요?


기후친화적이지 않은 기업, 투자받기 힘들어진다


외국의 투자를 받아야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낮추지 않으면 투자받기가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계 제1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경우 투자 제1의 가치로 환경경영을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온실가스는 신경 안쓸거야"라고 말하거나, 그렇게 말하지 않더라도 석탄발전 등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업을 하는 회사라면, 기관투자가들의 외면을 받을 수가 있다는 것이죠.


최근 삼성전자가 "7만전자"가 된 것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하죠?

자산운용사의 외면을 받는다는 것은 기업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낮추게 됩니다.

(물론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진 것은 환경경영을 신경쓰지 않아서는 아닙니다. 왜 떨어졌는지 저도 모릅니다 ^^;)


삼성전자도 최근 ESG 경영 계획을 발표했죠.

삼성전자, 갤럭시 생태계 친환경 비전 발표… ESG 경영 강화 - 매일일보 (m-i.kr)


재생에너지를 사용(연원료 전환)하면 생산비가 더 많이 들 것이고, 중고폰 프로그램(재활용)을 시작하면 새로운 상품의 판매가 줄어들게 됩니다.

얼핏 보면 기업의 최대 목적인 이윤 추구에 반하기 때문에, "이거 뭐야, 장사 안하겠다는거야?"라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 기업에 계속해서 투자해주세요"라는 메시지로 봐줘야 합니다.


가령, 삼성전자가 "이익 극대화를 위해서 온실가스는 신경 안쓰기로 했습니다. 저렴한 석탄발전을 통해서 제품을 생산하겠습니다"라고 발표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것이고, 삼성전자는 7만전자에서 더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바닥 밑에 지하실 있다는 농담도 있지요?)


기후친화적이지 않은 기업, 제품 팔기도 힘들어진다


향후 기후 친화적이지 않은 기업은 투자를 받기 힘든 것은 물론이고 제품 판매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가령, 애플은 협력사까지 저탄소공정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구글, 100% 재생에너지 사용.. 애플, 협력사까지 脫탄소 요구 (daum.net)


즉, 애플이 공급받는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저탄소일 것을 요구한다는 것이죠.

따라서, 조금 전의 삼성전자 발표는 다시 한 번 "애플, 우리 제품 계속 사주세요"라는 메시지가 되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삼성전자가 "온실가스 신경 안쓰겠습니다"라는 가상의 발표를 한다면,

애플은 반도체를 다른 곳에서 구입하고자 할 것입니다.


석탄발전으로 만들어진 전기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A회사의 100원짜리 제품 대신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전기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B회사의 200원짜리 제품을 (가격 상승을 감수하고서라도) 구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세계의 많은 기업은 공급망을 탈탄소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가령, 탄소국경조정의 대상 중 하나인 철강은 자동차에서 많이 이용되죠?

가장 안전한 차로 유명한 볼보그룹은 2040년까지 모든 공급망을 탈탄소화할 것이며,

여기에는 철강도 포함될 것입니다.


따라서 스웨덴의 기업 SSAB는 탄소발생 없는 철강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죠.

Hybrit (hybritdevelopment.se)

볼보자동차, 스웨덴 철강기업 SSAB와 무(無)화석 연료 고품질 강철 공동 개발 착수 - 모토야 (motoya.co.kr)


우리나라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또한 2039년부터 공급망을 탈탄소화할 것이라고 하고, 이를 위해 또 스웨덴의 신생기업인 H2 GREENSTEEL이 탄소발생 없는 철강을 공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탄소 없는 철강은 2025년부터 바로 구입을 시작할 것이라고 하네요.

Mercedes-Benz green steel: Mercedes-Benz to use green steel in vehicles in 2025 - Times of India (indiatimes.com)


그러나 아직 탄소 없는 철강을 위한 기술개발이 마무리되지 않았으므로,

2025년은 사실 너무 이른 목표인 것 같습니다.

(H2 GREEN STEEL은 신생 기업이지만, 기존 설비가 존재해서 바로 전환할 시 엄청난 매몰비용이 발생하는 우리나라의 철강회사와는 경우가 다릅니다.)


하지만 만약 2040년까지 우리의 철강회사가 탄소발생을 제로로 만들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볼보나 벤츠라는 소중한 고객을 잃을 것입니다.

(물론 지금 이 기업들이 고객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잠재고객을 잃는다가 적절할 수도 있겠군요.)


BMW, 폭스바겐 등 다른 자동차회사도 공급망 탈탄소화를 한다면, 중요 고객들이 사라지고야 말겁니다. 철강 생산해도 팔 곳이 없을 수도 있지요.

저탄소철강을 생산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늘어났지요?


탄소국경조정까지 더해지면, 더 힘들어진다


그래서, 사실 탄소국경조정의 도입 여부에 상관 없이 온실가스 저감은 피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국경조정이 도입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럼 가만히 있어도 되겠다"라고 했다가는 고객도 잃고 투자자도 잃습니다.


변화하지 않는다면, 국경조정은 이미 고객과 투자자로부터 얻어맞은 기업에게 또다른 펀치 하나로 작용할 것입니다.


좀전에 스웨덴에서 SSAB와 H2 GREEN STEEL이 탄소발생 없는 철강생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기 때문에, 철강으로 예를 들어 볼까요?


유럽에서 철강을 생산할 때 온실가스는 평균 2톤이 나왔고,

SSAB와 GREEN STEEL의 출현으로 이 값이 평균 1톤까지 줄어든다고 생각해볼까요?


반면, 한국에서 철강을 생산하는 것은 그대로 2톤이라고 하죠.


만약 1톤당 가격이 50유로라고 한다면, 한국의 제품(온실가스 2톤)은 유럽의 제품(온실가스 1톤)에 비해

50유로를 추가로 내야 합니다.


사주는 사람도 별로 없고, 투자도 별로 못 받는데, 제품 가격까지 비싸다면, 사주는 사람이 더 없어지겠죠?


기후위기에 잘 대처하는 기업이 살아남는다


과거에는 무조건 제품을 싸게, 품질을 좋게 만드는 것이 기업의 생존 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책임 있는 생산의 개념이 등장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도 중요해지게 되었습니다.

그 사회적 책임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기후위기 대처입니다.


제가 생활 속에서 온실가스 줄이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한 포스팅이 있는데요,

맛있는 수돗물, 마셔도 안전합니다 (brunch.co.kr)
혹시 듀얼모니터 필요하세요? (brunch.co.kr
맛있는 커피, 조금 뜨겁거나 차가워도 괜찮아요! (brunch.co.kr)
오늘(8.20)은 에너지의 날, 발전소에게 휴식을 주자 (brunch.co.kr)

소비자의 행동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행동도 중요하죠?

기후위기에 잘 대처하는 기업이 살아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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