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랑사 11화

K - 외딴섬과 바다

당신을 사랑하는 것쯤이야. 당신도 알고 있잖아.

by 최동준


비릿한 내 마음을 당신께 폭포처럼 쏟아내질 못해서, 당신 가장자리만 맴도는 바다가 되어버렸어. 가끔 당신이 내 주변을 걸으면 당신 발목이라도 적시려 손을 뻗어보기도 했는데 혹시 알고 있었어? 그렇게 닿겠다 싶을 때면 당신은 몇 발치 물러나기도 했지만 말이야. 그런 날에는 철썩철썩하고 크게 울어버리기도 했지만 말이야.


그럼에도 당신 곁이라는 게 웃기지 않아? 나 너무 멍청하게 사랑하는 거 같단 말이야. 혹여 이런 나를 알면 당신은 질겁하고 떠날까? 당신을 외딴섬으로 두질 못하는 내가, 바다가 되어선 겨우 당신의 발목 긁어내려는 내가, 아닌 밤에 시끄럽게 울어대는 내가 당신밖에 모르잖아.


당신은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이길 바라. 언젠가 해변을 거닐 때 조개껍데기라도 마주친다면 내 쪽 한번 바라봐줘. 그걸 주워 엮게 되더라도 당신만의 사랑에게 주길 바라.


당신을 사랑하는 것쯤이야 당신의 근처로도 충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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