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랑사 05화

E - 젊은 날의 유지태처럼

봄날은 간다.

by 최동준


나는 그런 사랑 잘 못해요. 늘 서투른 게 내가 하는 사랑이에요. 기껏 며칠 밤을 지새우며 쓴 편지와 꽃 한 송이를 사 와선 어쩔 줄 몰라하는 거요. 그렇게 닳은 펜과 시들어버린 꽃이 얼마나 되게요?


나는 주고 싶은 사랑이 참 많아서 내 몸 밖으로 넘쳐나 는 것들에 이성을 잃곤 해요. 넘쳐버리는 이것마저 당신에게 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속이 상하고요. 그러나 그런 넘침들은 커피 자국과 닮아서 금세 얼룩이 되어버려요. 언제 흘렸는지도 모르는데, 이미 까맣게 말라버린 것처럼 요. 이런 얼룩 사랑, 당신과 어울리지 않다는 거쯤이야 나도 알고요. 서툰 사랑, 서툰 사랑.


당신은 이런 나를 아세요? 당신이 바라는 사랑은 까만 커피 자국이 아니어서, 나는 늘 서툰 사랑을 해요. 닳아버린 펜도, 시들어버린 꽃송이도 아니어서.


서툰 사랑, 서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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