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랑사 07화

G - 혼자 하는 사랑

당신, 당신 정말.

by 최동준


버려지고 찢긴 것을 마주치더라도 내가 떠오르지 않았어요?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아요? 정말, 정말로요.


얇은 나뭇가지를 밟을 때는요? 하수구로 빨려 들어가는 물살을 볼 때는요? 그래도 내 생각이 나질 않아요? 당신, 진짜 나빴다. 그렇다면 정녕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거예요? 정말 나처럼 무너진 적이 없다는 거예요?


나는 거울을 볼 때나 이불을 고쳐 덮을 때에도 힘이 빠져버리는데요. 바닥을 쓸 때에도 옹기종기 모여 버린 먼지들이 서로 안부를 묻는 거 같아서 안부 없는 당신에게 속상하고요, 창틀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 소리가 내 가슴 구멍에서 나는 소리 같아서 조금은 서글퍼지는데, 그런데도 당신은 조금도 아프지 않다는 거죠?


그러고 보니 당신은 왜 내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어요? 내가 사랑한다고 말했을 땐 왜 씨익 웃기만 했고요? 나는 왜 그거에 아무런 의심도 없이 마냥 좋아했어요?


당신, 진짜 나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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