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랑사 08화

H - 거기선 그러길 바라

너의 사랑이길 바라.

by 최동준


내가 없을 거기에서 맘껏 사랑도 하고 그래. 혹여나 누군가를 위해 울게 되더라도, 그게 네 사랑이길 바라.


나는 늘 네가 추워 보였어. 네 몸 어딘가 항상 시린 부분이 있고, 계절과는 상관없어 보이면서도, 그게 겨울에는 참 심각해질 거 같았어.


있잖아, 사랑은 참 따뜻한 거래. 마음 깊숙한 데서부터 데워지는 거래. 길거리의 어묵 국물보다, 주머니 속 손난로보다 더. 그래서 나는 사랑이란 단어 다음엔 항상 네가 떠올라. 내가 아는 가장 추운 사람, 조금은 더 따뜻해도 될 사람.


싫다면 차를 우려내는 습관을 기르길 바라. 자주 콜록이던 네가 심한 감기라도 걸릴까 걱정돼서 그래. 조금의 설거지를 귀찮아하지 말고, 이번 겨울만큼은 따뜻하게 입어달란 말이야. 나른한 오후만 생각하지 말고, 아침 공기와 저녁 바람을 기억하면, 그게 참 춥잖아.


내가 없을 거기에서 따뜻하게 있길 바라. 혹여나 누군가를 위해 울더라도, 그게 네 사랑이길 바라. 나는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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