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 INSTINCT AI MODEL-미히버스(MIHIVERSE)
기술이 발전한 미래.
산소에 매장된 부모님의 유골에서 DNA를 추출해서
생명공학기술로 되살릴 수 있는 미래가 찾아왔다.
“기억세포는 모두 소실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개발한 인간형 본능 AI 모델, Instinct AI에
자식, 가족, 지인들이 가지고 있는 그 분에 대한 기억을 학습시킨다면
의식을 성공적으로 이식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기억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아버지는 당신에게는 동일한 사람일 겁니다.”
회사의 영업사원이 말했다.
나는 계약을 결심했고, 영업사원은 밝게 미소를 지으며 내게 악수를 청했다.
“어떤 급한 일이 있으시다면, 명함에 적힌 제 번호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아버지가 되살아났다.
정말 아버지와 같았다.
나는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지난 30년의 세월을 이야기했다.
아버지는 묵묵히 앉아, 나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주며, 기쁜 미소를 지었다.
되살아난지 일주일 째 되는 날, 아버지가 내게 말했다.
“네 엄마가 보고싶구나.”
나는 거금을 들여 어머니를 되살렸다.
나는 부모님과 많은 곳을 다니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어느날 아버지가 몸져 누우셨다.
의사를 찾아가니, 감기에 걸리신 것 같다며 푹 쉬면 나으실 거라고 한다.
아버지와 함께 집에 돌아와 침대에 아버지를 눕혔다.
“잘 자고 일어나면 나을거에요.”
나는 아버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방을 나왔다.
그런데 다음날, 아버지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아버지가 벽을 긁으며 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끄르르르”
나는 충격을 받아 그 모습을 멍하니 쳐다봤다.
아버지가 고개를 돌리더니, 나를 보고 돌진했다.
침이 튀었다.
아버지의 눈은 텅 비어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 아버지를 밀치고,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영업사원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나는 그 길로 그의 회사를 찾아갔다.
'UBIO 생명공학 주식회사’
회사 관계자가 나왔다.
“아,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보지 않으셨군요.
저희 인간형 본능 AI는 구독형 모델입니다.
이번 달도 구매를 하셔야 정상적인 아버지 인격을 경험하실 수 있으시죠,
일년 구독을 하시면 50% 할인 행사가 진행 중입니다."
작가의 말
삶의 재현은 과연 진정한 의미의 부활일까요? 혹은 그저 인간의 기억과 기술이 만들어낸 모조품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