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아침 식사 시리즈 3
안녕하세요, <대만에 먹으러 왔습니다>의 끼미입니다^^
오랜만에 대만의 아침 식사 시리즈로 돌아왔습니다!
지난번에 대만의 대표 아침 메뉴로 샤오삥(燒餅)과 딴삥(蛋餅)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둘 못지않게 대만의 사랑을 듬뿍 받는 아침 식사, 무떡(蘿蔔糕)에 대해 알아볼게요 :)
무떡(루오뽀오까오, 蘿蔔糕)이란?
'무떡(루오뽀오까오)'은 말 그대로 '무로 만든 떡'으로,
루오뽀오(蘿蔔)는 '무', 까오(糕)는 '떡'을 의미합니다.
떡이라고는 부르지만 우리나라 음식으로 치면 떡보다는 묵에 좀 더 가까운 것 같아요.
묵 중에서도 탱글한 도토리묵 말고 푸석하고 뚝뚝 끊기는 식감의 메밀묵 같달까요.
그러고 보니 무떡의 허여멀건한 색깔도 메밀묵이랑 제법 비슷한 것 같네요^^
담백하고 든든한 아침 식사, 무떡
무떡은 대만의 아침 식사 가게(早餐店)에 가면 꼭 볼 수 있는 메뉴로,
주로 계란 넣은 일종의 전병인 딴삥(蛋餅), 그리고 콩물인 또우장(豆漿)과 함께 많이 먹어요.
처음에는 '무로 만든 떡이라고?'라는 생각에 선뜻 손이 안 갔었는데,
어느 날 아침 식사 가게에서 큰맘 먹고(!) 무떡을 주문해 봤는데, 생각보다 맛있더라구요!
은은한 무의 맛이 느껴지면서 담백하고 슴슴한, 그야말로 무(無) 맛이 아침에 부담 없이 먹기 딱 좋았어요.
아침 식사로 무떡이 제격인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바로 조리법이 간단하기 때문이에요.
만들어 둔 무떡을 작게 썰어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 지글지글 구워주기만 하면 되니
바쁜 아침에 후다닥 만들어먹기 딱이라 많은 대만 사람들이 아침 식사 메뉴로 즐겨 먹는다고 해요.
무떡은 설날인 춘절에 많이 먹기도 하는데,
루오보오까오라는 발음이 '승진'을 뜻하는 '步步高升(뿌뿌까오셩)'과 비슷해서
한 해의 승진을 기원하는 의미로 무떡을 꼭 먹는다고 합니다.
무떡 만드는 방법
무떡의 기본 재료는 채썬 무와 쌀가루, 물 이 세 가지로 아주 간단해요.
홍콩에서도 이 무떡을 많이 먹는데 버섯이나 다진 돼지고기 등의 부가 재료를 많이 넣는 홍콩과 달리,
대만의 무떡은 부재료 없이 무와 쌀가루만 가지고 만들어 희여멀건한 색과 심플한 맛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생긴 건 단순하지만 무떡을 만드는 데는 많은 정성과 시간이 필요하더라구요.
① 채썬 무에 물이나 기름을 넣고 볶다가 ② 쌀가루 푼 물을 넣고 끓인 다음
③ 체에 걸러 냄비에서 3~4시간 찐 후에 ④ 6~7시간 정도 식혀서 굳히면 완성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만드는 방법도 묵이랑 좀 비슷한 것 같네요^^
무떡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
무떡은 아무 맛도 안 나게 생긴 생김새처럼 무떡만 그냥 먹으면 사실 맛이 심심해요.
대신 달짝지근한 간장 소스나 매콤한 칠리 소스를 무떡 위에 뿌려 먹으면 훨씬 맛있어진답니다.
대만의 아침 식사 가게에는 기본적으로 하나 이상의 소스를 구비해 두고 있으니
무떡 위에 소스를 뿌려 드셔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대만 현지인들에게도 무떡은 역시 소스빨인지 무떡 위에 소스를 아예 한가득 부어주는 가게도 있어요.
이곳의 무떡은 기름에 거의 튀기듯이 구워서 껍질이 아주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게 특징인데
무떡 자체도 맛있지만 감칠맛 있는 간장 마늘 소스가 정말 맛있는 곳이랍니다.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파이터'에 나온 쩐쭈나이차(버블 밀크티) 가게와도 가까우니
짭쪼름한 무떡을 달달한 쩐쭈나이차와 함께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무떡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무떡을 계란과 함께 볶아 먹는 거예요.
삼삼한 무떡에 고소한 계란이 더해져 맛도 영양도 더욱 풍부한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답니다.
아침 식사 가게에서 보통 '蘿蔔糕炒蛋(무떡계란볶음)'이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으니
무떡만 먹으면 너무 심심할 것 같다 하신다면 이 메뉴를 추천드립니다^^
지금까지 대만의 또 다른 인기 아침 메뉴인 무떡을 함께 알아보았어요.
정작 대만에 살 때는 몰랐던 무떡의 세계를 저도 여러분 덕분에 새롭게 알게 되어 즐겁네요^^
오늘도 대만 미식 여행에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대만의 또 다른 아침 식사가 궁금하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