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공사 Mar 14. 2022

<어항>


<어항>


난 언젠가 들여다보던

작은 어항 속 물고기처럼

같은 자리를 빙빙 도는 듯 해


입에서 나온 

숨 방울들이 

그의 바다를, 호수를, 웅덩이를 

떠나는 게 부럽기도 해


나와 같은 사람들은 

이런 나를 하나같이 

바보라고 부르겠지


오늘이 어제와 같다면

오늘이 내일과 같다면

이런 생각 없이 하루를 산다면

이렇게 늙어간다면


내가 언젠가 들여다보던

작은 어항 속 물고기는 

나도 물고기라고 

정의한 듯해 


초점이 없는 시야에

세상을 담을 수 있는 게

부럽기도 해


나와 같은 사람들은

그런 너를 하나같이

바보라고 부르겠지


오늘이 어제와 같다면

오늘이 내일과 같다면

이런 생각 없이 하루를 산다면

이렇게 흘러간다면


오늘이 어제와

오늘이 내일과

다를 수 있음 을 안다면

이런 생각으로 죽어간다면

잠깐 저 투명한 벽을 

두드릴 수 있다면



이전 14화 <파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