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by 오공사


<어항>


난 언젠가 들여다보던

작은 어항 속 물고기처럼

같은 자리를 빙빙 도는 듯 해


입에서 나온

숨 방울들이

그의 바다를, 호수를, 웅덩이를

떠나는 게 부럽기도 해


나와 같은 사람들은

이런 나를 하나같이

바보라고 부르겠지


오늘이 어제와 같다면

오늘이 내일과 같다면

이런 생각 없이 하루를 산다면

이렇게 늙어간다면


내가 언젠가 들여다보던

작은 어항 속 물고기는

나도 물고기라고

정의한 듯해


초점이 없는 시야에

세상을 담을 수 있는 게

부럽기도 해


나와 같은 사람들은

그런 너를 하나같이

바보라고 부르겠지


오늘이 어제와 같다면

오늘이 내일과 같다면

이런 생각 없이 하루를 산다면

이렇게 흘러간다면


오늘이 어제와

오늘이 내일과

다를 수 있음 을 안다면

이런 생각으로 죽어간다면

잠깐 저 투명한 벽을

두드릴 수 있다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