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불안 이게 사실 아이들에게 미안함을 가지게 한다. 큰 마음을 먹고 무언가 하자고 할 때 매번 나의 발목을 붙잡는다.
우리 다섯 가족이 수많은 인파 속에서 나로 인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아이들에게 추한 모습이 보이고 싶지 않다는 자존심.
무엇보다 공황발작에 대한 공포는 발작이 없는지 2년이 지난 지금도 뼈에 새겨져 있다. 과호흡이 올 때나, 비현실감이 올 때, 일단정지해 버리는 나를 본다.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 수도 있을 텐데, 공황발작이 오면 난 어떻게 되는 거지? 다시 예전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집에 있던 때로 돌아가는 건 아닐까? 불안감이 엄습한다.
내가 너무 나약한 걸까? 내가 너무 소극적인 걸까? 아이들과 놀이동산 가는 걸 못해서 이렇게 주저할 일인가?
꼬리에 꼬리를 무슨 죄책감과 자책이 나를 사로잡는다.
누구나 부모가 되면 아이에게 미안함이 생기는 것 같다. 내게 사소한 미안함은 어렵지 않게 넘길 수 있는 것 같다.
방향은 다르겠지만 누구나 트라우마가 있고 말 못 할 사정이라는 게 있다. 이 트라우마가 미안함과 겹칠 때, 그로 인해 아이에게 무엇인가 못해줄 때, 정말 마음 아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