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자기 몸을 바쳐서 남을 이롭게 하는 자가 있다.
연필
이 기다랗고 가녀린 막대기는 날카로운 칼날의 고통을 견뎌내며 자기 몸을 내어준다.
그가 짧아지는 동안 나는 벽에 낙서를 하며 한글을 배우고 숫자를 익혔다.
초
이 하얗고 부러지기 쉬운 자루는 뜨거운 불꽃의 고통을 견뎌내며 자기 피를 내어준다.
그가 줄어드는 동안 나는 정전 속에서도 수첩을 꺼내서 내일 스케줄을 살폈다.
엄마
이 작고 주름 많은 사람은 거세게 몰아치는 세상의 파도를 견뎌내며 자기 몸 한 자리르 빌려 나를 낳고 키워준다.
그가 있어서 나는 사람이 되었는데 내가 클수록 그는 작아지는 걸까...
- 행복한 자기계발자 초인 용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