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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금성 Sep 23. 2024

빨래


빨래를 해야겠어요

창밖엔 비가 오네요

흐릿한 풍경, 빗소리 속에서

흘러내리는 들을 바라봅니다

물에 젖어 무거워진 옷가지들

소용돌이치며 생기는 거품에


찌든 아픔이 씻겨 내려가요


세제를 한 움큼 더 넣으며
지워지지 않는 기억 흘려보냅니다


축축해진 억을 털어내
따스한 햇살에 조심스레 널어두고요


굳게 접힌 옷 주름 사이에 남은 향기


빨래를 꺼내어 널어봅니다

나란히 건조대에서 기다리는데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요
마를수록 선명해질까


이적 - 빨래
빗소리에 젖은 오후, 세탁기에 마음을 넣습니다.

거품 속에 아픔이 녹아들고, 추억을 짜냅니다. 젖은 옷을 털어내듯 그리움도 툭툭. 빨랫줄에 걸린 마음이 바람에 나부낍니다. 주름 사이 남은 향기, 아직 그대가 남아있네요.

그래도 참 다행입니다.

비 온 뒤 찾아오는 햇살 한 줌 덕에 그리움이 말라 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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